박사님 정말로..
애쓰셨습니다….
홍천알샵 대표선수 5학년이신 이종화박사님께서..
강촌대회에 출전한다.
사실 6월 23일(토)이 경기날짜인줄 착각하고 있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토요일에 시간이 없었던 터라..
이미 예전부터 경기 참가는 못함을 이박사님한테 알려줬었는데..
토요일에 되어서야 일요일에 시합이 있음을 알았다.
내가 참으로 무심한 탓이었다.
그 와중에도 박사님은 묵묵히 자신과의 끊임없는 싸움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경기전날 겨우 알게된 시합소식에 모든 신경이 갑자기 그곳으로 향한다.
박사님과 통화하여 지원조로 참가하기를 자청했다.
혼자 경기장에 도착하여 뭔가를 한다는 것 만큼 쓸쓸한 것은 없으리라..
동반자 하나라도 같이 있음으로 더 힘이 생길 수 있음을 안다.
일요일새벽 6시30분경에 평촌에서 만나 출발한다.
어김없이 도시락 싸들고 간다.
일요일 아침의 경춘가도는 차량의 왕래가 뜸하다.
지정속도로 여유있게 가지만 시간은 너무도 급하게 흐르기만 한다.
천마산 곰탕집에서 아침을 먹는다. 걸쭉한 곰탕국물이 오늘 대회를 위한 엑기스 같다.
평촌에서 출발하여 거의 2시간이 좀 넘어 도착한다.
강촌에는 시합에 참가하기 위한 전국에서 모인 라이더들로 북새통이다..
단일 MTB시합규모로는 최대인 것 같다. 물론 내가 아는 지식의 범주내에서다..
차량을 주차할 곳도 마땅치 않다.
일단 이박사님을 근처 주차장에 내려드리고..
나는 창촌중학교 윗쪽에 있는 건설현장 임시 주차장 꼭대기에 차량을 파킹한다.
짐가방을 가득메고 잔차를 끌고 창촌중학교 입구에 이르니 박사님이 해맑은 미소로 나를 반긴다.
이미 배번을 받으셨고..
나도 신청하려 했으나 사정을 보아하니.. 이미 사전등록한 선수들 명단이 인쇄되어 팜플렛이 돌아다닌다.
현장등록은 불가능 하다는 박사님의 얘기가 있었다.. 짐작은 했었다.. 사실 무거운 지원조 가방을 메고 시합을 뛴다는 발칙한 발상자체에 이미 무리가 있었다. 깔끔하게 박사님께 부식을 빼어들고.. 맛나게 3기반장을 예찬하며 포도와 복숭아 간식을 먹는다.. 그와중에 박사님께 파워젤 하나도 권한다.
드디어 출발 30분 전이다.
박사님과 일단 잠시 이별을 하고 나는 정문 부근에서 사진 촬영 준비를 한다.
앞쪽 행사 진행석에서 차례로 출발을 시킨다. 상급, 중급… 여성, 쥬니어 등의 순이다.
상급 출발 30초 전을 알리는 멘트가 방송된다.
하지만 입구쪽은 대회진행요원 배치가 없는지 응원단과 일부 선수들이 뒤엉켜 출발로를 막고 있다.
난 진행요원이 아니었지만 다급한 마음에.. 앞에 시합주로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고함을 질러야 했다.
다행히 빨리 현장은 수습되고.. 상급선수들이 출발로를 빠져나와 내 카메라가 조준하고 있는 시야로 들어온다.
굉장히 스피디한 진행으로 상급선수들의 출발모습을 사진에 담는다.
나는 정작에 이박사님의 대회 참관기를 기록하러 왔었는데..
졸지에 수많은 라이더들의 군상을 담게 되었다..
내앞으로 지나가는 폭발적인 참가선수들의 모습에 매료되어..
연신 셔터를 눌러야만 했다..
이제서야 참가하신 모든 분들의 사진을 올린다.(물론 웹갤러리를 통해서 볼 수 있다. 여기를 누르시면 볼 수 있다.^^)
대회 출발 열기가 점점고조되고 드디어 박사님이 참여한 그랜드마스터부가 출발한다.
멀리서 박사님의 모습이 미리 확인하고 박사님이 시야에 들어와 몇번의 집중 셔터를 퍼붇는다.
초반 전략처럼 여유있게 무리들 사이에서 출발하신다.
칩으로 체크하는 지라 선두가 별로 의미 없다고 이미 결론을 내린상태였다.
박사님은 내모습을 못보신 듯하다..
최종으로 여성부와 주니어부 출발이 완료되고..
마냥 기다리기가 뭐한지라..
피니쉬라인쪽에서 역으로 봉화재부근으로 업힐을 감행한다.
저번 사전답사때 결국 끌바를 한 봉화재 업힐구간에서 과연 상급선수분들은 어떻게 오르는지 궁금증을 떨칠 수가 없었다. 봉화산 입구까지 부지런히 오르고 나니 주최측에서 준비한 급수대가 있었다. 진행요원분이 잔차를 타고서는 더이상 아래로 내려갈 수 없다고 한다. 역주행시 선수들과의 접촉사고가 우려된다고..
순간 봉화재 업힐을 시도한 경솔한 나를 되씹어 보게 되었다. 그래도 기록의 소중함을 알고 있는지라..
끌바구간까지 2Km여를 걸어서 내려간다. 드디어 현장에 도착했는데.. 예전 답사때 돌밭인 곳이 대회를 앞두고 정비를 했는지 흙으로 깨끗하게 메워져 있다. 오늘 선수들이 비교적 수월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자리를 잡고 사진기를 들고 기다리고 있자니.. 푸다닥하는 바퀴소리가 들린다. 상급부 1등분이 올라오고 계셨다. 2등과는 격차가 이미 상당히 벌어졌는지.. 올라오는 모습이 나비같다.. 얼굴에 찡그린 표정없이 밝게 내가 끌었던 구간을 폴짝거리며 타고 오른다. 상급이 괜히 상급 아니다 싶다..
여유있게 화이팅하는 나에게 응답도 하고.. 일반 평지라이딩의 모습처럼 페달링도 가볍게 슉슉 치고 오른다.. 감동이다.. 이름을 확인해 보진 않았지만 아마 그분이 일등도 하셨을 것이다.
이어 오르는 상급선수 들을 보고 있자니 그분들의 기어비가 궁금해 졌다. 자세히 관찰하니 앞 1단을 놓고 오르시는 분이 없다. 놀랍다.. 2:1~3을 활용하고 있었고 그 와중에 로드용 스프라켓을 끼우고 오르는 분도 보였다. ㅎㅎ
새로운 세상에 대한 발견은 늘 경이롭다. 페달링이라는 단어가 무색할 정도였다. 페달링보다는 힘 그자체였다.. 상급의 세계를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기회가 되었다. 페달링도 중요하지만 일정한 규모의 지속적인 힘도 필요함을 알게되었다.
수많은 라이더분들이 끌고 타고 오늘 대회의 가장 험난한 길을 오른다. 나는 사진을 찍으면서도 연신 화이팅을 외친다. 즐겁게 화답하는 분도 계시고 목이 메이시는 분.. 화내시는 분도 계신다. 다양한 군상들의 사진을 집에서 보면서 강렬한 라이딩에 대한 피가 끓는다. 잔차를 타야 하는 이유가 사진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일그러지고.. 극한의 고통을 느끼고.. 한계에 봉착한 선수들의 모습이 내가 가고자 하는 열락의 길이었다.
드디어 수많은 라이더 분들 사이에서 박사님이 보인다. 왜 그리고 반가운지.. 하지만 박사님의 표정이 밝지 못하다. 체인트러블이 심해 애를 먹고 계신다고 한다. 박사님이 지나가자마자 나 또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다시 봉화재 정상까지 2km를 걸어 오른다. 선수들이 지쳤는지 걷는 내 속도보다 느리기도 하다.
봉화재 정상에서 딴힐을 한다.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내려가는 모습이 대단하기 까지 하다. 번외로 본의 아니게 참여하게된 딴힐에 천천히 내려간다. 구곡폭포 주차장에 이르니 뒷바퀴가 주저 앉는다. 펑크다.. 이미 문제 있었던 패치 타이어를 끼우고 왔던지라 이녀석이 몇번 업힐하고 딴힐만에 바람이 거의 다 빠져 버렸다. 다시 새 튜브로 갈아 넣고 창촌 중학교에 이르니 이박사님이 본부석 쪽에 기다리고 계신다.
대회 결과를 대략 보신 것 같다. 본인의 성적에 대해 별로 기대하지 않으신 탓인지.. 바로 철수하자고 하신다. 이박사님 무릎과 팔에서 피가 흐른다. 찰과상을 입으셨다. 봉화재에서 내려오는 길에 콘크리트 포장로에서 슬립을 하셨단다. 많이 긇힌 상처 인지라 가슴이 아프다. 박사님은 괜찮다고 하신다. 그렇지만 마음이 편치 않다.
부리나케 차량이 잔차들을 싣고 강촌을 떠난다. 경춘국도를 부지런히 달리고 있자니 차량의 소통이 거의 없다. 우리가 출발한 시간은 거의 오후 2시가량이다. 차량이 많이 밀릴 것으로 생각했으나 그다지 많지 않았다.
박사님께서 돌아오는 길에 내년 대회를 기약한다. 체인 트러블에 대한 시행착오를 다시 겪지 않아야 하겠다는 다짐과 대회 구간별로 본인의 라이딩성적을 체크해 보니 분명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신 듯 하다. 나 또한 마지막 촬영장소에서 수많은 라이더분들의 군상을 보면서 그들과 같이 하고픈 맘이 절절 했음을 말씀드린다. 내년에 두사람 모두 편안한 맘으로 강촌으로 향하기로 약속한다. 대회는 경쟁도 중요하지만 본인의 가능성의 발견하는 장이라는데 맘이 통한 것이다.
기분좋은 귀환길을 즐기고 있는데 문득 아차하는 생각이 스치고 지나간다.
봉화재 촬영중 예비분 메모리를 임도에 그대로 놔두고 왔다는 생각.. 오늘 전반부의 사진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지라.. 갑자기 맘이 급해지기 시작한다. 박사님과 먹은 점심 웰빙북어손칼국수가 어떻게 넘어갔는지 경황이 없다. 일단 집으로 돌아와서 나중에 강촌 그자리에 다시 가기로 다짐하고 평촌 우리집으로 향한다.
박사님과 이별을 하고 난 집에서 두시간여 눈을 붙이고 다시 강촌으로 출발한다. 내 아이와 같은 소중한 자료를 강촌 임도 중간에 방치할 수가 없어서이다.. 결국 강촌을 2시간 넘게 다시 가야 했고 캄캄한 심야에 창촌중학교 출발지부터 비포장 험한 임도를 거슬러 올라.. 천신만고 끝에 메모리카드를 다시 찾는다.
집에 돌아오니 새벽1시가 다되어 간다. 3기반장과 막둥이를 같이 데리고 갔었는데 차량 운전내내 얼마나 내게 말을 시키는지 졸릴틈이 없었다.
이렇게 하루에 강촌을 두번 갔다.
나중에 갔어도 됐을 텐데.. 하는 맘도 있었지만 만약 가지 않았다면..
가는날까지 걱정과 근심으로 날을 보냈을지 모를터이다.
정신건강을 위해 6시간여를 투자했다고 생각하고..
즐거운 맘으로 강촌후기를 마무리 한다.
흥미진진한 후기네요. 정말 스펙타클한 모습이 제 눈앞에 선합니다. 사진과 가장 적절한 설명들..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뒤늦게 밤에 정말 고생많으셨네요. 식구들과 말이죠. 진작에 반장님과 지원이의 언변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나 역시 밤길 운전에 많은 도움이 되는군요. 그래도 사진들이 담긴 메모리 카드를 손상없이 찾아서 정말 다행입니다. 나름 성과가 있었던 밤소풍(?)이였습니다.
그.리.고..
이 박사님, 정말 고생많으셨습니다. 그 어느 대회보다도 트러블이 많았는데 나쁘지 않은 기록으로 완주를 하셔서 다행입니다. 오늘의 경험과 기록이 내일의 향상에 많은 밑거름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다치신 상처들이 심하지 않길 바라며 빠른 호전을 바랍니다. 어쨌든 제가 범접하기 어려운 기록으로 완주를 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언제나 홧팅~입니다. ^^
음. 가슴이 찡하네요.
두 분의 우정이라고나할까?
아니면 배사부의 자전거 사랑과 이박사님의 열정이라고할까?
같이 있었지는 않았지만 손에 땀이 다 고입니다.
언젠가 저도 함께 할 기회가 오기를 기다리며…
이박사님 다친 곳 상처가 깊을 것 같아 걱정입니다.
덧나지 않고 잘 아물기를 바랍니다.
졸업식 때 뵙지요.
글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참가하신 분이나 지원하신 분 고생 많으셨습니다.
메모리를 두고 오시다니…….ㅎㅎ
찾았으니 다행입니다.
이박사님, 배사부님 수고하셨습니다.
이박사님 다치신걸 글을 통해서야 알게되내요. ㅠㅠ
상처 다 아무셨지요?
헉~
이박사님.. 다치셨군요.
얼릉 완쾌하시길…
두분다 고생하셨습니다.
준철씨의 후기는 늘 생동감있어 좋습니다.^^
정말 보고 있으니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네요.
내년에는 저도 참석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