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비 후의 처음 찾은 홍천-클린턴코스 7월 23일

지난 주말 서울 날씨가 심상치 않았다고 들었는데
일요일로 연기한 삼마치고개 라이딩은 별탈 없이 끝내셨는지요.
저는 친구들이 부산으로 피서 와서
함께 부산 범어사, 용궁사 관광도 하고 해운대해수욕도 하고
간만의 불볕더위를 즐겼습니다. 부산은 주말내내 해가 쨍했습니다. ^^
지난주 일요일 클린턴 코스를 돌았습니다.
큰 비 뒤에 처음 찾은 강원도의 임도였습니다. 다행히 아주 큰 피해는 없었네요.

같이 인라인을 몇 년을 탄 친구를
나와 한 친구가 꼬셔서 기어이 자전거를 사게 만들었다.
그냥 처음에 입문용 자전거로 시작해서
맘에 들면 정진하고 영 아니다 싶으면 팔아버리라고 꼬셨건만
이 친구, 한번 사고치면 대형인지라
바로 크로스컨트리의 로망이라는 에픽을 질러버렸다.
아이티업계에 있어 매일 새벽별보며 퇴근하는 라이프스타일인데
그래도 퇴근하고 맨날 새벽네시에 동네 학교에 잔차 끌고 나갔단다.
산이라고는 불곡산에 한번 끌려가서 싱글길에서 죽어라고 고생한 경험이 다인지라
우리 알샾의 환상적이면서도 어렵지 않은 임도길을 경험시켜주고 싶어서
비가 온다 예보가 되었다가 비가 비켜간 지난 일요일
드디어 산뽕을 함께 맞으러 홍천으로 출발했다.

늘 그렇듯 양평의 해장국집에 들렀는데
어째 분위기가 이상하다.
감자탕 간판이 새로 걸려있고 실내 인테리어도 바뀌었다.
어항이랑 다 없어지고 화분이 가득하니 있는데
혹시 쥔장이 바뀐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내가 너무 오랜만에 가서 그런건가?
기분이 그래서인지 콩나물국밥을 몇 술 뜨지도 못하고
나는 밥 한그릇을 거의 남기고 말았다.

알샾에 도착하니 어제 피서 들어오셨다는
고형모 교수님 사진동아리팀이 아침식사중이시다.
아버님께 인사를 드리고 자전거를 꺼내 바람도 좋 넣고
바로 밭배고개를 향해 출발한다.
펜션을 지나 바리케이트 부근에 수북하니 흙더미가 쌓여있다.
중간중간 산에서 떠밀려내려온 나뭇가지며 토사가 많이 쌓여있거
자전거를 들고 지나간다.

밭배고개 정상에서 오늘 목적지인 클린턴코스쪽으로 길을 잡는다.
임도부분은 조금 더 걱정스럽다.
소중한 길들이 많이 망가지진 않았을까…..
부디 큰 피해들이 없길 바라며 페달을 밟는다.
코스로 접어든지 얼마 안되어 길의 한쪽이 떨어져 나간 곳을 지난다.
아마 지반이 좀 약한 곳인가보다.

비가 조금 더 온다면 이곳길은 더 좁아질 가능성이 커보인다. 걱정이다.
이 곳을 지나면 대부분의 길들은 아주 심하게 훼손 된 곳은 눈에 띄지 않는다.
다만 워낙 큰 비가 오고 난 후라
군데군데 낙석이나 나무들이 뽑혀 흘러내려 온 정도라 할 수 있겠다.

일차정상부(송전탑 밑)에서 다운힐이 시작되는 구간.
늘 노면이 나빠 학생들이 많이 고생했던 그 인상적인 다운힐구간은
비로 인해 더 돌들이 극성을 부린다.
흙들은 모두 씻겨나가고 알몸을 드러낸 돌덩이들이
내려가는 내내 아주 스릴있는 다운힐을 경험하게 만든다.

초보인 내 친구는 아주 간이 콩알만해지지 않았을까 싶다.
그나마 불곡산 싱글길을 경험한 터라 침착하게 잘 내려간다.
그래도 길 가로 억세게 웃자란 풀들이 수북하여
길바깥으로 내동댕이 쳐지거나 돌진하더라도 크게 다치진 않을 것같다 ^^;;

해가 나지 않은 선선한 날씨 덕에 초보를 동반하고도
거의 평소의 시간대로 갈림길에 도착할 수 있었다.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바로 순환의 오르막 코스인데
친구를 보니 지금 끝내면 너무 우스워보여서 원래대로 풀로 돌기로 하고 좌로간다.

여기서부터 조금씩 홍수의 여파가 드러나기 시작하는 것 같다.
곳곳이 흙더미와 진흙, 뿌리째 뽑힌 나무, 계곡물이 넘쳐 작은 도랑이 된 상황이 펼쳐진다.

심한 곳은 자전거를 끌고 건너기도 좀 어렵다.
자전거를 들고 비탈을 오르다 시피하여 무너진 돌더미를 피해가기도 한다.

진흙밭에 잘못 바퀴가 빠지면 딱 붙들려서 좌우로 넘어지기 십상.
조심조심 순간순간을 빠르게 치고 지나가야 한다.

산에서 흙과 함께 흘러내려온 나무들이 길을 가로막고 있다.

이런 곳도…..

길 찾으려고 탐색중….

배수로 일부분이 잘린 채 함께 뒹굴고 있다.

이곳은 길은 아니고 임도가장자리 산비탈인데 많이 깎여나갔다.
마음이 아프다.

마지막 하이라이트구간.
완전히 길이 끊겨있다.
사진에서 정면가운데 방향이 산쪽이고 오른쪽이 가야할 방향이지만
길이 가로막혀 어디가 길이고 산인지도 분간하기 어렵다.

통나무를 하나 집어 다리를 놓고 그 위로 건넌다.

발디디는 곳마다 진흙이 쑥쑥 빠져 엄마야 소리를 질러가며 건넌다.

그러다 결국은….ㅋㅋㅋ

내친구는 완전히 발목이상으로 발이 깊숙이 박혀버렸다.

계곡에서 넘쳐흘러 실개천이 된 물로 (임도에 없던 도랑이 생긴 지경이다)

대충 씻어내고 이제 클린턴코스 편도방향을 거의 끝내간다.
이제 큰 길로 가는 내리막만 가면 끝이난다.

내리막 도중에 볼 수 있는 사방댐.

보도에도 나왔듯이 저수용 댐이 아니라 산에서 떠내려오는 나무들을 걸러내는 역할을 한다.
홍천지역 피해가 적었던 것은 바로 이런 사방댐이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이 건설되었기 때문이라 하니 얼마나 고마운가.

자동차도로로 내려와 늘 그렇듯이 휴게소에 들러
새벽에 사온 김밥을 꺼내 간식을 해결하고 다시 마무리 업힐을 하러 올라간다.
올라가는 길은 전혀 비 피해는 없어 보인다.
다만 조금씩 나무들이 쓰러져있거나 흙더미가 쌓여있는 구간은 있다.
운동화를 신고 노면이 안좋은 길을 오르다 나도 그만 한번 자빠링을 하고만다.
클릿신발의 소중함과 효율성을 또한번 깨닫는 순간이다.
올라가면서 아직 반밖에 안왔다고 엄포를 놓았는데
금새 갈림길 정상에 도착해버렸다.
한번쯤은 섰다 올라갈 줄 알았던 친구가 한번에 그냥 올라가 버린다.
흠…..산뽕 첫날에 이정도면 아주 훌륭하다.

맨 마지막 난관.
내려가기도 힘든 노면의 급경사, 클린턴 코스의 하이라이트 빡업힐!!!
나도 핑계김에 친구 옆에서 끌다 타다를 반복하며 오른다.
정상부 근처를 걸어올라가며 아래쪽을 내려다보는 기분도 짜릿하다.
계속 친구에게 아래를 좀 보면서 느껴보라고 하지만
그런 정황들이 눈에 들어올리 만무하다.
나라고 안그랬을까 ^^
정상에 도착해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귤을 까먹고 나머지 평이한 길들을 마무리한다.
샾에 도착하자 어머님께서 맛있는 토마토와 시원한 체리쥬스 한잔씩을 내주셨다.
잔차를 목욕시켜 뉘여놓고 푹빠졌던 운동화도 물로 대충 씻어 햇볕에 내어 놓는다.
약간의 나른함이 밀려오는 기분 좋은 느낌.
역시 잔차는 산에서 타야 맛이다!!!

5 thoughts on “큰 비 후의 처음 찾은 홍천-클린턴코스 7월 23일

  1. 클린턴코스가 엉망이 됐군요.. 비가 한계치를 넘어 온지라.. 무엇도 견뎌내기 어려웠습니다. 남정네들도 없이 낭자님들의 몸으로 호우후의 임도를 타셨다니.. 그 용기가 감탄스럽습니다. 잘 구경했습니다.

    저도 어제 삼마치고개를 다녀 왔습니다. 중앙고속도로위 작은삼마치고개의 끈끈한 추억은 작년 단임골보다 더한 아픔을 네사람에게 주었습니다. 지도만 보고 올라간 길이 아픔의 시작이었고.. 길없는 산길과의 처절한 사투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수해가 할퀴고간 임도가 얼마나 철저히 파괴 될 수 있는지 실상을 몸으로 직접 겪고 왔더랬습니다. 조만간에 후기 올라갑니다.

    하지만 극악의 고통후에도 상쾌한 청량감은 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박사님, 김수환님, 김재명님 모두가 깊이 동감했습니다. 삼마치코스.. 다시는 안가겠지만 후회는 없었노라고..^^ 잔차는 역시 산에서 타야 맛이더군요..^^

  2. 내가 보기에는 같이 라이딩한 분이 남정내 같은데, 아니감 이상하다.
    소화반장님이 키다리 아저씨의 옥수수를 안줘서, 잠시 헷갈렸나?

    소화반장님 이~~~거 문제있슴당^^ ㅋㅋㅋ

  3. 같이 간 친구는 남정제가 맞긴 맞습니다만
    산에선 오히려 제가 챙겨줘야 합니다. ㅋㅋㅋ
    허긴 평소에도 여자라고 뭐 더 봐주고 이런거도 없었습죠…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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