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차 교육을 마치고

오늘은 좀 바뻤던 관계로 이제야 올립니다.
내일 어부인 봐야하니 오늘 꼭 올려야 하기에…

전날 출장다녀 와서 희영 형님 내외분과 오랜만에 맥주 한잔 하려 했는데, 한잔이 꽤 여러 잔으로 흘렀다.
졸린 눈 비비고, 띵한 머리 이고 희영 형님네 도착해서 자전거 캐리어 달고 출발.
오늘도 차창 너머로 펼쳐지는 양평호와 팔담댐은 신선하다.
콩나물국밥 집에 도착하니, 김영무 소장님 차에 타고 계시던 일행과 조우하고.
배준철 사부가 지난 번 밥값 치루시고.
“잘 먹었습니다.”

어제 먹은 맥주에 장이 안좋은 나로서는 들르는 곳마다 화장실에 간다.
아침에 약까지 먹었건만 아직 효과가 안 나타난다.

학교에 도착하니 썰렁~
낯익은 얼굴들이 안보인다.
지난 번 자전거 고장난 동기분들이 무데기(?)로 결석하신단다.
그래도 설병석 동기가 있어 다행히도 교육생 체면 유지.
일요일반은 깨지게 많을 모양.

사모님이 정성스레 사주신 점심 들고 출발.
이제는 밭배고개까지가 힘들지 않다.
일주차 때는 숨이 올라오더니 이제는 워밍업이다.
그래도 아직 골은 흔들린다.  언제나 깰런지.

긴 내리마길이 심상치 않다.
송전탑 코스인데 이리 많이 내려가면 언젠가 다시 올라야 하는데…

오늘은 이박사님 자전거가 심상치 않다.
오일 점도가 높은 것을 좀 과하게 쓰셨다는데…
패도 말을 안 듣는다.
하루 종일 애마는 맞기만 한다.  위로, 옆으로, 퍽퍽 콱콱.  불상타.

첫번째 송전탑, 900m, 짧다.
우리 동기도, 아니 벌써 라고 한마디.
다음 송전탑은 좀 길다.
오르막길이 가파르지는 않은데, 끝이 안보인다.
선배들 아무도 안오고 배 사부만 사진 찍어주려 올라온다.
그리고 3기 선배인데, 조… 분도 함께한다.  지난 번에 결석해서 못 올랐다나.
오르니 시원하다.
5월의 싱그러움이란.
파란 하늘과, 연두색 나뭇잎들, 그리고 간간히 들리는 새 소리와 물 소리.
그리고 시원하게 불어주는 바람까지.

내려와보니 아무도 없다.
다들 먼저 갔단다.  
겨우 따라가보니 간식 드시고 놀고계신다.  부럽다.
다시 선배들은 아무도 안가고, 우리만 또 오른다.
물론 하루 종일 자전거 때리시는 이박님이 여기서부터 동행 하신다.
희영 형님,같이 오르실 것 같이 하시더니 마지막에 기수 돌려 아래로 가신다.  야속타.
오르막길 초입이 빡새보여 손으로 기어 변속하고 오른다.
턱에서 땀이 한방울, 한방울, 똑….똑…똑..똑똑뚝뚝뚝.  점점 빠르고 굵게 떨어진다.
술 깨는 소리가 들린다.
올라보니 또 시원하다.
걱정이 생긴다.  가져간 음료수가 2개인데, 벌써 1과1/2을 소비했다.
아무 물이나 먹었다간 일주일 정도 고생해야 하는 처지라 걱정이 앞선다.
점심 먹으러 간 곳에 선배들 아무도 없다.
다음 송전탑 정상으로 이동하신 모양.
다음에 도착하니 오르막길에 바퀴 자국이 없다.(사실 `개를 보았는데, 그냥 올라겨다 내려온 것으로 판단했는데, 이것이 알고보니…)
그냥 또 내려가신 모양.
여기가 가장 긴 코스라고 해서 기대를 하고 왔었는데. 실망이 크다.
신나게 내리막길을 내려가니 선배들 개울가에 위에서 또 놀고 계신다.
점심 먹자고 하는데, 희영형님이 안보이신다.
전화를 해도 안 받으신다.
물론 운전 중에 전화받으면 위험하니까 안되는지 알면서도…
여기서 놀라운 추리력들이 나온다.
마지막 송전탐에서 다들 내려가셨는데, 우리 오르는 것 보고 가신 희영 형님은 가장 긴 코스 앞에 도착해서 다들 올라신줄 알고 그냥 올라가고. 사실 다른 분들은 그냥 내려가서 쉬고 계셨는데.

점심을 먹고 나니 희영 형님 내려오신다.
화가 나실만도 한데, 웃으신다.
좋은 코스 신나게 타고, 좋은 경치 구경하셨단다.
밥은 반도 안드신다.
위에서 혼자 맛있는거 드셨나보다.

좀 맹맹하다해서 마지막 코스를 좀 강하게 조정한단다.
신난다.
임도 나와 도로인데, 윽, 오르막이다.  그것도 아주 심하다.
아무도 말을 안해준다.  임도가 내래막이라 체인링을 가장 크게 하고 내려왔었는데…
손쓸 틈이 없어 차로 옆 물막이 벽 잡고 서서 변속한다.
노련한 희영 형님은 공터로 들어가 체인 변속하고 올라신다.
로드바이크 타던 솜씨 나온다.
열심히 오르는데, 우리 동기 체인이 심하게 끼어 고생한다.
내려서 같이 뺀다.
이중으로 끼어서 그냥 안되서 자전거를 뒤집어 놓고 하니 겨우…
올라가다 보니 아무도 없다.  뒤에서 열심히 자전거 패시는 이박사님은 여전히 안 보이시고.
정상에 거의 다 오니 오늘 하루종일 대포 사진기 들고와서 열심히 찍어주는 배사부만 보인다.
그래도 포즈 한번 잡아주고. 찰칵.
렌즈 무게만도 장난이 아닌 걸 하루 종일 앞에 달고 맨 앞서가서 자리 틀고 포즈 잡아 찍어준다.
고맙다.  나만 이런게 아니겠지만.

내리막길 환상이다.
시원하다.
최고 시속 60km까지 가본다.
겁난다.  속도 줄이고.
갑자기 선배들이 옆에 보인다.
급브레이크 잡아 스키드 한번 내주고.
앞선 이건찬 선배, 모르고 지나갔단다.
나중에 혼자 여유있게 다시 올라온다.
특유의 여유있는 웃음을 가지고.

오르막이 시작되는데, 어, 어, 어 좀 길다.
다리가 뻑쩍지근하다.
그런데도 아직 끝이 안보인다.
그래도 한번 올라보자.
송전탑도 3개밖에 안 올랐는데.
정상가서 쉰다.
정말 시원하다.  이제 머리도 맑고, 눈도 맑고, 마음도 맑아진다.
이 맛에 올라온다.
뻑쩌지근한 다리와, 시원한 눈, 땀흐르는 이마, 맑아지는 머리.
출장가서 어려웠던 일들이 모두 사라진다.
이래서 뽕이라 하나 보다.

신나게 내리막길 치다르니 1주차 코스에 임도와 도로로 나뉘었던 3거리가 나온다.
김소장님, 배사부, 그리고 한분(죄송)은 single track 개척에 나선다.
우리는 모두 임도로.
한번 가본 길이라 자신이 붙는다.
그냥 올라 쏴버린다.
시원타.
바퀴에 튀어 날리는 돌들 소리가 방울 소리로 들린다.
다 내려가서 쉬는데, 강철 사부 안온게 맘에 걸린다.
아직도 많이 심한지?

우리 아리들에게 보여주고픈 농로를 따라 내려와 예전 맥주마시던 수퍼에서 기다린다.  싱글 팀을.
전화해 보니, 아직 멀었단다.
나중에 확인한 내용이지만, 멜바와 끌바를 연속했단다.
도랑에, 징검다리에, 쓰러진 통나무에…

학교에 도착해서 시원하게 샤워하고.
희영 형님 가져온 쥐치포에 맥주 한잔.
오랜 만에 담소한단다.  수업 마치고.
여기서 다시 이것저것 정보를 얻는다.
MTB에 대한 잡다한 것 까지.
좋다.
그리고 흙받이 하나 장만한다.
PET병 잘라 흙받이, 이제 달 일 없다.
은근히 다음에 비오길 기대한다.
예쁜 우산 사고 비를 기다리는 애처럼.

환송해주시는 교장생님 내외분과 선배들 뒤로 하고, 형님과 귀환한다.
퇴촌으로 잡았는데, 선택을 잘 했다.
오는 중에 전화를 받는다.
일요일 테니스 대회란다.
제대로 칠 수 있으려나?
그래도 양호하게 집에 도착한다.

오늘도 고맙다.
대포 사진사에, 맛있는 점심 주신 사모님, 그냥 원가로 넘기시는 교장생님,  같이 타주시며 조언해 주시는 선배들.
그리고 오며가며 운전사 자청하시는 형님, 특히 이 즐거운 맛을 보게 해 주셔서.

다음 주 졸업인데, 다 배우기는 하고 있는건지?
기대되는 다음 주를 기다리며, 이제 그만 일해야겠다.
형님이랑 테니스 한판 치면서 들었는데, 형님도 일하신단다.
좋다.
일주일간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다 주말에 모여 같이 타고, 동감하는게.

또 봐~여.

3 thoughts on “3주차 교육을 마치고

  1. 1등, 손박사의 무서운 추진력과 컨트롤, 280랠리 선수로 추천합니다. 재밌게 탔고요.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마지막 송전탑을 오르지 못하신 분 꼭 올라가 보세요. 작년 모습과도 다르던데요.

  2. 걱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엄청나게 늘어난 양의 약으로 가려움을 극복하고 있는 중입니다.
    병원에서 운동은 커녕 몸에 열 오르는 일조차도 하지 말라 하고 목욕도 찬물로만 하라고 하는데
    괜히 자전거에 미련갖고 소탐대실 할까봐 주말에는 콕 박혀 있었습니다.
    짐가방에 무겁게 배낭이며 신발이며 주섬주섬 싸서 상경했었는데
    결국 가방무게만 늘인 셈이 되어 허탈했다는 …..^^;;

  3. 동기분들이 매우 힘들었을때 나는 편하게 ㅋㅋㅋ
    졸업 라이딩때에는 걱정이 쬐~꾀되네용.^^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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