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바이애슬론엠티비대회 후기

토요일 아침 날이 밝았다.
전날 밤에 이미 알샾에 도착한 멤버들은 다른 때와 달리
새벽잠을 설치지 않고 아침시간을 여유있게 푹 단잠을 잘 수가 있었다.
새벽에 서울서 출발한 김택수님도 도착을 하고,
아침으로 라면을 끓여먹으려고 준비도 해왔건만
아래층에서 밥먹으러 오라고 부르신다.
또 아침부터 번거롭게 해드린 것같아 마냥 죄송하기만 하다.
뜨근한 황태국에 맛난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
우리의 알샾 이스타나에 시합용차들을 싣고 드디어 출발!!!

인제로 향하는 내내 한참 절정에 다다른 울긋불긋한 산의 자태에
일행들 모두 감탄사를 연발한다.
열어놓은 창문으로 마구 밀려드는 깨끗한 정기가
위장속까지 모두 맑게 리프레쉬 시켜주는 느낌이다.

드디어 경기주로인 임도에 도착.
차량으로 코스 답사에 나선다.
울퉁불퉁 꼬불꼬불 마구 디스코를 추듯 출렁이는 차안에서
기어비니, 바닥상태니, 업힐이 거리가 얼마니
전략을 세우느라 분주하다.
그러다 눈에 들어오는 저건너편, 눈쌓인 설악의 절경.
멤버들이 모두 스키인인지라^^ 다들 한마디씩 한다.
우리의 찍사 배준철님은 똑딱이 카메라를 들고 온것을 마냥 한스러워하고….
형형색색의 단풍과 어우러진 설산이 자연의 위대함을 말하는 듯하다.

이 산은 인제군에서 엠티비코스로 지정한 산이란다.
곳곳에 엠티비코스임을 설명하는 이정표가 있고
이렇게 코스를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는 지도도 잘 준비되어있다.


길은 적당한 업다운이 어우러진 아주 환상적인 곳이었다.
게다가 마침 단풍철이니 주변의 경관은 더 말할 나위 없었고.

코스답사를 모두 마친 일행은 시합이 열리는 내린천 수변공원으로 이동.
이미 본부석 설치, 사대정열 등 모든 준비가 되어있는 상황.
바이애슬론 선수들이 나와서 일반 참가자들에게 사격교육도 해주고 있었다.
한바퀴 돌아보고 총도 한번씩 쏘아본 후 늦은 점심을 먹기로 한다.
가장 큰 막국수 집을 찾아가 동동주에 감자부침개까지 곁들여 거나한 식사를 한다.
하지만 식사후에 시작되는 코스답사(이번엔 실전연습)에서의 고난이란……ㅜㅜ
도로업힐이 4.4킬로가 이어졌다.
그런데 경사도도 장난이 아니다.
올라가면서 계속 좌절한다.
다들 아까 먹었던 음식물이 위장과 식도를 탈출할라고 한단다.
중간중간을 주저앉아 쉬고야 만다. 완전 좌절모드다.
이게 다 배불리 먹고, 게다가 술까지 한잔 하고 온 때문이라고 자위해본다.
시합때는 좀 더 나을거다라고 이야기하면서.
코스답사를 마친 후에는 우리가 묵을 숙소를 구했다.
경기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집주인 아주머니가 정말 정겨워보이는 곳에
3만원이라는 믿어지지 않는 가격으로 황토방을 구했다. 음홧홧홧.
이 정보는 아무데도 흘리지 말고 가지고 있다가
내년에도 우리가 이 집을 접수해야 한다……

저녁 어둠이 깔린 후에는 주최측에서 마련한 흥겨운 전야제가 펼쳐졌다.
공원에 바비큐통을 잔뜩 벌이고 푸짐하게 마련한 고기와 야채, 그리고 동동주.
라이브가수까지 초청하여 근 한시간 동안을 흥겨운 여흥을 제공하고
마지막으로 이어진 참가선수들 장기자랑은 배꼽을 뺐다.
우린 따로 저녁식사비를 지출할 필요도 없이
아주 그냥 실컷 배부르게 맛있는 바비큐를 원없이 먹었다.
알샾에서 종종 굽던 실력으로 우리 팀원들이 완벽하게 고기를 구워
다른 사람들 모두 배불리 먹였다.^^
전야제를 마치고 돌아온 방은 그야말로 따끈따끈.
연예가중계를 조금 보다가 다들 10시도 한참 안된 이른 시간에 꿈나라로~~~~
우린 따뜻하다 못해 뜨거운 방에서 아침 6시 반까지 아주 푸욱 달게 잤다.

시합당일.
일찌감치 준비를 하고 개회식까지 참석하고
첫 번째 주자인 내가 제일 분주해진다.
출발순서가 남자 상급(선수부문이다), 주니어, 여자 순이어서
거의 초반대에 출발하게 되어있었다.
출발이 가장 뒤인 이박사님께서 옷이며 받아주시기 위해 계속 출발선에서 함께 해주셨다.
별로 입상하고는 거리가 먼 레벨이라 신경 안썼는데
출발선상에 서니까 막 가슴이 뛰기 시작한다.
드디어 출발.
어제보다는 죽기살기 모드로 페달 밟는다.
역시 시합은 시합이다.
숨이 턱에 차고 호흡곤란 상태까지 가도 참고 계속간다.
나보다 30초 먼저 출발한 앞선수가 보인다. 제낀다.
요소요소에 배치된 심판진과 스태프. 마음이 놓인다. 아주 확실한 진행이다.
제일 걱정되었던 험준 싱글다운.
아까 제꼈던 53번이 자전거를 들고 뛰어내려간다. 내앞으로
다시 자전거 올라타지만 53번은 뒤가 안보일정도로 시야에서 사라졌다.
나도 죽어라고 페달을 밟아 도로에 내려서자 그제서야 53번이 보인다.
시합내내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 셈이 되었다. 그친구가.

다행히 숨을 고르고 시작한 사격이 모두 명중하여 벌주없이 골인한다.
정신을 좀 가다듬고 다른 팀원들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나와는 달리 남자부는 두바퀴를 돌아야 한다. 얼마나 힘이 들까.
제일 먼저 도착하신 분은 그랜드마스터(만 51세이상)부문이어서
한바퀴로 경기종료인 이종화 박사님이다.

우리 선수들이 사대로 들어올 때마다 목청껏 파이팅을 외친다.
역시나 좋은 성적으로 들어오셨다.
그리고 나서 배준철 선수, 김택수 선수 순으로 우리 팀원들의 경기가 모두 무사히 끝났다.


경기 후 다른 선수들이 모두 들어오기까지 긴시간동안
BMX, 트라이얼 등의 묘기시범도 보고

이벤트 경기로 열린 사격대회, 미니바이크 릴레이 대회도 나가고


참 재미있게 시간을 보냈다.
다만 백가지는 족히 넘을 경품추첨에서
너무 순진한 우리팀은 이름을 한번씩만 적어내는 바람에
나만 딸랑 가방하나 받고 다른 분들은 아무것도 받지 못했다는 것이 아쉬웠다.

시상식도 모두 끝내고 돌아오는 길은 예상보다 길이 막히지 않았다.
가장 차가 덜 다닐 것 같은 길로 골라서 홍천까지 도착하는데 성공.
홍천에서 가장 유명한 설렁탕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도가니 수육, 소주한잔도.
완벽하게 맛있는 저녁으로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니
우리의 2박 3일간의 생전처음 대회일정이 모두 끝났다.

대회 전부터 대회 끝까지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교장선생님 감사드립니다.
특히 사격을 집중적으로 교육받았던 저는 그게 아니었으면 입상은 어림도 없었지요.
그리고 모든 일정을 함께 해주신 우리 식구들 늘 감사드립니다.
모두들 우리 팀원들 덕분에 이런 경험도 해볼수 있었습니다.
받으신 상금을 반 갈라 교장사모님께 바치신 우리 이종화박사님. 역시 멋쟁이십니다.^^
미천골에서 뵙겠습니다.
결국 결혼식은 못갈것 같습니다^^;;

10 thoughts on “인제바이애슬론엠티비대회 후기

  1. 정말 재미있고 좋았겠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푸짐한 먹거리…^^
    거기다 입상까정하였으니 좋은 추억으로 기억속에 오래도록 남겠습니다.
    다시한번 추카드립니다.

  2. 부라보~ ^^ 넘 잼있게 보았습니다…마지막 그 덩치에 자전거 타는 모습이 압권이네요…

  3. 수고 마니 해따 강철낭자! 출발시 앞에 54번이 기권했으므로 53번과 55번(강철낭자)과의 간격은 30초가 아니고 1분이 된다. 그러니까 53번은 강철낭자에게 1분이 잡힌셈이지. 게다가 53번은 사격에서 2발 실수해서 페날티 2바퀴 돌아야 했으므로 결국 결승점에서도 강철낭자에게 뒤지게 되었지. 아무튼 장하다 그러니까 강철낭자 아이가?큰 아그가 홍천서 한 턱 낸 덕분에 홍천으로 출발전에 연맹회장과 함께 먹은 드라큐라와 짬뽕되어 알샵에 도착한 후 상황이 머리속에서 지워져 버렸다.ㅋㅋ

    고장사모가 입이 옆으로 왕창 찢어졌습니다. 알샵팀이 좋은 성적을 모두 올렸고 인제대회도 별 탈 없이 잘 진행되었단 소식과 이박사님이 영광스런 상금의 반을 기부하셨다는 것에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습니다. 감사합니다.^^

  4. 어쩜 후기도 재밌게 쓰시는지…잘 봤습니다.^^
    특히 저도 그 푸짐한 먹거리 얘기에 상상만해도
    즐거워집니다. ㅎㅎ
    참가하신 분들 모두 수고하셨어요~

  5. 다들 너무 수고하셨습니다. 내심1등을 기대했는데 어려운가보군요!! 후기 잘 읽었습니다.

  6. 낮에 근무하고 언제 퇴근해서 이렇게 후기까정 쓰셨는지요..^^ 폴라 심박계 좋던가요? 스파이가방은?..^^ 부러울 따름입니다. 다 인지상정이라 했던것 같슴다 그려.. 다시한번 축하하고요 애쓰신 덕분에 잘 읽고 갑니다..^^

  7. 축하드려요. 며칠전에 프로싸이클에 갔더니 어느 여성라이더가 롤라위에서 엄청 연습하고 있더라고요. 발이 안보일정도로. 그 여성라이더를 앞지른 것같아요. 대단해요. 미천골에서 봐요

  8. 이희영선생님. 그분이 제가 위에서 언급한 53번 선수입니다^^;;
    그 분덕에 몇초라도 더 줄일수 있어서 일면 고마운 분이기도 합니다.
    1위하신 여자분은 전국체전에도 출전한 전문선수라고 하더군요. 엠티비연맹에서 개최하는 시합에서는 상급자(선수부문)로만 출전할 수 있는 분이래요. 그런 분하고 같이 뛰어보다니 영광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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