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쌀집잔차 어르신..

금년 3월 조승목님의 글(“클릿 페달 너무 어려워요.“라는 게시물이 있었습니다.)에 리플을 달았던 내용이 있습니다. 리플 내용은 아래와 같은데..


하선생님이 말씀하신 어르신 저도 가끔 아침마다 뵙니다.
이수교차로에서 여의도까지 가다보면 짐받이가 달린 유사싸이클 하나가 질주하곤 하죠..

짐받이 달렸다고 얓잡아 보다가는 경을 칩니다.
한번 우연히 제가 추월한 적이 있는데..
조승목선생님 말처럼 뒤에서 그림자가 자꾸 보이는 겁니다..
그때 한 30Km정도로 달리고 있었는데..으휴..

결국 추월당하고.. 다시 추월하고..
나중에는 제가 거의 35Km정도로 달리고 있더군요..
여의도에 도착해서는 간격차가 50미터가 채 안났습니다..
말그대로 거품물고 달렸더랬습니다..

여의도로 빠지는 저를 보면서 표호를 하시더군요..
그 소리가 아직도 귀에 생생합니다..

그런데 그분을 아침일찍 출근할때 가끔 뵙니다.
컨디션 안좋을때는 뒤따라 가기만 하고..
그분이 컨디션 안좋을때는 추월하는데..

특이한 점은 이분이 추월당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으시는 겁니다.
천천히 가시길래 추월하면..
그때부터 울끈거리시는지..
기를 쓰고 쫓아 오십니다..

제게는 작은 백미러가 있어서..
그분을 관찰하면서 가는데..
기력이 보통이 넘습니다.

결국 저도 다시 기를쓰고..
그분도 기를쓰고..
여의도에 도착해서 샛길로 빠질때..

그분의 일성이 멀리서 들립니다..
“으~~~~~허!!”

출근할때 되도록 그분을 안뵙는게..
하루컨디션 유지에 도움이 됩니다..

뵙는날은..
하루가 피곤하더군요..

잔차로 사람을 판단하면 큰일 납니다..^^

그리고 클릿페달..
저는 처음 잔차산날부터 신고 다녔습니다.
잔차산날에 클릿페달, 신발 모두 사버렸습니다.
길바닥에서 클릿안빠져서 두어번 땅과 조우하고..
산에서도 몇번했던 기억이..

요즘도 가끔 정신놓고 다닐때 넘어집니다..
잔차인의 숙명이라고 생각하시고..
잘~~ 넘어지시기 바랍니다..ㅋㅋ

위에 글에서 유사싸이클 어르신을 오늘 다시 뵈었습니다.

출근길에 이수교차로에서 고수부지로 들어서 여의도로 향하는 길이지요.
최근에는 출근시간대가 차이가 나는지 거의 뵙지 못했었는데..
오늘 여의도에 거의 가까이 가서 앞에 몇분의 라이더분이 눈에 띄더군요.
그중 낮익은 자세의 유사싸이클이 한대 눈에 띄는데..

앞에 가는 자출라이더분들을 금새 추월할 기세였습니다.
자세히 보니 일전에 그 어르신..
평페달에 뒷 짐받이에는 오렌지색 쌀포대가 잘 메어져 있고.
평상복차림으로 프로싸이클선수처럼 웅크리고 맹렬하게 달려가십니다.

오늘은 추월하지 않고. 그 어르신의 열혈 추월장면을 제 똑딱이에 담았습니다.
사실 여의도 원효대교 근방에 들어서면 힘써서 달리지 않고는 30키로를 넘기기 어려운데..
앞에 가는 서너분을 금새 추월해 버리더군요.

앞으로 자출하실때 이분 만나시면 피하시는게..
하루를 덜 피곤하게 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오늘도 잘 들어보면 라이딩 중간에 짤막한 표호도 들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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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정겨운 웃음이 묻어나는 아침 자출기였습니다.

4 thoughts on “[잡담] 쌀집잔차 어르신..

  1. 추월당하는 사람이 더 재미있네요. 제 휠러 잔차에도 짐받이를 달아놓았는데, 그뒤로는 제가 추월하고 가면 기를 쓰고 따라오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구요. 저도 쌀집아저씨처럼 생겼나봐요. 물론 제 평속은 25이하입니다.
    이번 주말에 정선과 삼척경계(정선군 동면, 임계, 삼척 하장)산과 동강 상류 계곡을 잔차로 돌아보았습니다. 계곡 돌밭을 잔차로 타는 재미도 쏠쏠하더군요. 우리는 금수강산에 살고 있습니다.

  2. 저희 동네에는 정말 그 옛날의 쌀자전거로 업힐을 하시는 어르신들이 꽤 계십니다.
    아마 보시면 정말 많이 놀라실 겁니다.
    저도 MTB 타기 전에는 어르신들 뵐 때마다 인사드리며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습니다만
    지금에서 그 어르신들 바라보면 놀라움을 금치 못합니다.

    제가 언젠가 꼭 사진 한 장 찍어 증거로 올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쌀 자전거, 그리고 뒤에 한가득 짐도 싣고 언덕을 유유히 오르시지요.

    진정 무림에는 고수가 많은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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