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이 있어 고맙습니다^^

작년부터 고대하던 가리왕산 라이딩이 드디어 실현된다.
실로 잠을 이루지 못할 만큼 설레이는 사건임에 충분하다.
1박 2일간의 라이딩을 위해 한 주 전부터 사전준비에 들어간다.
이종화박사님께서는 가급적 순환코스로 라이딩을 하기 위한 지형파악에 착수하시고
(이틀간의 코스를 짜기 위해 고생좀 하셨다는…..
지원조 없이 참가자들이 이동을 스스로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출발한 장소로 되돌아오는 코스경로가 반드시 필요했음)
여기에 발맞추어 인도어라이딩의 대가 배준철님은
고도계산과 샘물위치까지 완벽하게 끝낸 맵작성, 그리고 GPS 및 각종 측정장비 준비완료.
김영무소장님께서는 일행들을 안전하게 이송하는 중차대한 임무를 맡으셔서
다른 팀원들이 라이딩 종료후 몸에 긴장을 풀고 있을 때에도
극심한 피로 속에서도 쉬지 못하고 또 힘든 운전을 하셔야만 했다.
그러고 보니 제일 한 일없는 나는 이틀동안 팀원들이 섭취할
식재료와 부식을 쇼핑하고 아이스박스 달랑 한 개 들고 간게 전부다 ^^;;

첫날의 라이딩 인원은 총 7명.
둔촌동에서 출발한 김영무님, 이종화님, 배준철님, 이건찬님, 강명성을 비롯하여
여주에서 도킹한 우진형님과 가리왕산 자연휴양림으로 오신 이희영님.
이중 원래 하루 라이딩 예정이셨던 우진형님과 이희영님.
그리고 후에 배신을 때리고 서울로 도망간 이건찬님은 토요일라이딩으로 만족하셔야 했다.
나는 이틀의 라이딩에서
생에 한번도 경험해보기 힘들 일을 연달아 경험하였으니
이는 라이딩 도중 길에서 이틀 연속으로 야생의 고라니와 맞닥뜨린 일이다.
첫째날 휴양림에서 임도로 접어드는 빡센 업힐길에 이박사님의 다급한 말에 전방을 주시하니
아직 한참 어리디 어리기만 한 아기 고라니가 맑은 눈을 초롱이며 길한가운데 서있는 것이 아닌가?
둘째날 역시 해발 1,000고지 근처의 산악지형을 힘겹게 돌아가던 중
이번에는 커다란 어른 고라니 한 마리가 산에서 뛰어내려와 내가 가려는 길 중간에 멈춰서는 것이다.
몇초간을 서로 눈싸움^^을 하다 카메라를 꺼대들려는 순간
이놈은 낭떠러지 처럼만 보이는 수풀 속으로 몸을 날려버렸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한순간의 정지화면처럼 그렇게 다가온 사건은 내 머릿속에 꽤 오랫동안 남아있을 거 같다.

첫날은 각자의 페이스대로 내달렸다면
둘째날은 첫째날의 복습효과로 전술을 수정한 날이다.
첫날은 아무래도 힘도 넘치고 여러명의 인원이어서 의욕적이었던 반면
둘째날은 체력적으로도 부치고 전체적인 라이딩 컨디션을 감안,
무조건 천천히, 꾸준한 팀라이딩으로 구체적 전술을 수립한 날.
지난 주 가리산 졸업시험을 우수한 성적으로 마친 이희영선생님은
역시 입사시험에서도 탁월한 기량을 발휘하여 빗속에서도 넘치는 힘을 보여주셨다.
아마도 졸업생중 유일하게 가리왕산에 참석하신 이희영선생님은
해발 1,000미터를 넘나드는 그곳에서 엔진이 확실히 업되셨을 것이며
이후 왠만한 깔딱고개쯤은 우습게 볼 수 있는 눈이 트이셨을 것으로 확신한다.^^
(저녁으로 돼지갈비 얻어먹었다고 오바하는거 절대 아님)
나 역시 이틀간의 라이딩 후 남산업힐 때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그토록 나를 힘들게 하고 지치게 했던 가리왕산의 효과가 바로 이런 것이구나 하고 말이다.

사실 지났으니 말이지,
이튿날의 라이딩은 체력적으로 내게 무척 어려움이 많았던 코스다.
아직 전날의 피로가 허벅지에 고스란히 남아있는 상태에서
임도 초입의 빡센 업힐은 지금이라도 혼자서 온길을 되짚어 내려가고 싶은 맘 굴뚝같았고
결국 김소장님의 조언대로 자존심을 버린 1:1 기어에서도
핸들이 좌우로 흔들릴만큼 페달링이 되지 않았으니까.
게다가 산모롱 헤아릴 수도 없이 돌아넘던 산허리 임도에서는
남측사면의 그늘 하나 없는 임도업힐에 탈진 직전까지 가기도 했었다.
맘속으로 “난, 때려죽여도 더는 못가….”를 한 세 번 정도 외쳤던거 같다.
물론 그렇게 외치고 난 다음 간간히 다운힐이 나타나주어 숨을 돌렸으니 망정이지.

여튼 이틀에 걸친 150킬로를 넘는 거리를 달리고 난 후의 소감은
역시 280랠리는 아무나 하는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괜시리 내가 도전을 한다는 것이 오만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
이틀간, 좋은 숙소에서 푹 쉬고 맛있는거 먹어가면서도 이렇게 힘들었는데
그것도 고작 전체 거리의 반정도를 달리고도 맛이 가는데
이틀간 자지도, 먹지도, 쉬지도 못하면서 때론 작열하는 태양빛에
때론 산중의 추위와 싸워가며 달려야 할 것을 생각하니 까마득해진 것이다.
그러나 주위의 고마운 분들이 있고,
함께 나눌 팀웍이 있으며
이 대장정을 위해 계획하고, 연습한 나의 노력이 있으니
도전하는 자체만으로도 값진 경험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산중에서 만난 강원도 어르신들이 한무더기나 주신 자연산 생표고버섯의 맛과
첫날 라이딩 종료후 이희영선생님께서 쏘신 저녁식사에서 맛본 촌된장찌개와
둘째날 숙소에서 도시락으로 준비한 김영무소장님의 특제 주먹밥과
모든 일정 종료후 평창 송어원조집에서 눈으로 느낀 선명한 주황빛깔의 송어속살.
이런것들도 이번 라이딩에서 결코 잊을 수 없는 즐거운 일들이다.

저에게 이런 행복을 주신 모든 동료라이더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정보로서 유용한 온갖 자료들이 첨부된 후기는
배준철 선생님께서 열심히 작성중이시라 합니다.
조금 더 기다려주시기 바라고 제가 찍은 몇장의 사진들을 올려봅니다.

6 thoughts on “당신들이 있어 고맙습니다^^

  1. 역시나 강철낭자의 명성이 자자한 이유를 알겠심다. 아~ 대~한민국!!! 낭자군… 화이팅!!!

  2. 랠리가 있는 주에 마지막으로 남산 함 같이 오르시죠? 미국 다녀와서 연락드리겠심다.^^

  3. 280랠리 연습을 좀 하시더니 철학적인 분여기로 글을 쓰시네.^^
    단월낭자가 힘들어 하다니 가라왕산이 무서버요.

  4. 재미있었겠네요.
    제게로 이런 유익하고 알찬 라이딩의 기회가 올지 모르겠군요.
    외부 환경적 태클이 만만치 않으니..

    암튼, 수고 많으셨습니다. 아마도 랠리 팀 모두 꼭 완주하시리라 굳게 믿습니다!!

  5. 라이딩 하기도 힘들었을텐데 그 와중에 사진도 찍으시다니,,, 역시 강철낭자입니다. 무사히 꼭 완주하시기를 바랍니다

  6. 사진을 보기만 해도 그때 그 시간이 그립습니다. 모두 고생하셨구요.. 랠리에 참가하게 되는 영광을 위해 부지런히 달려야 겠습니다. 후기쓰다 말고 답글 올리려니 답답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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