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3학년 큰놈를 데리고 시승식을 가졌습니다.

그저께 구입한 잔차 시승식을 가지기 위해 녀석은 밤새 잠도 설친 것 같았습니다. 일찍 일어나 비에 젖은 땅을 바라보며 오늘 라이딩은 취소라고 했을때 녀석의 실망한 기세가 보통이 아니었습니다. 그만큼 나와의 라이딩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었다는 반증으로 보였습니다. 다행히.. 아침나절에 내린비는 오전동안 날이 개이면서 땅이 말라 가더군요. 점심이 지나면서 햇볕이 나고 금새 젖었던 땅이 뽀송뽀송해졌습니다. 하늘의 축복으로 드디어 고대하던 라이딩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들녀석은 헬멧, 장갑, 상하의(팬티는 제꺼 미디엄사이즈가 대략 맞습니다.^^), 운동화를 챙겨서 나섰습니다. 저는 일상적인 라이딩 복장이었습니다.
낮 2시경에 집을 나서 일반 도로는 최대한 피해 자전거 도로로만 진행했습니다. 집앞에 있는 김밥집에서 간식거리를 장만하고 이온음료 한병을 녀석 물통꽂이에 꽂아 주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 인근은 자전거 도로가 열악하기 그지 없습니다. 좁고 사람많은 인도겸 자전거도로를 지나 인덕원에서 과천방향으로 들어서면 8차선 국도변으로 넑직한 인도가 길게 늘어져 있습니다.
조금 가다 제비울미술관쪽으로 진행하는 굴다리쪽으로 도로를 타고 낮은 언덕을 업힐하게 되죠..^^ 여기서 녀석은 처음 업힐을 해야 했습니다. 확실히 성인들에 못미치근력 이더군요..(초등 3학년한테 너무 많은 것을 원하면 안됩니다.^^) 녀석은 힘차게 페달질을 해보지만 낮선 기어변속에다 언덕의 기울기의 위압감을 중력을 극복하진 못했습니다. 시승식의 목적은 적응에 있기에.. 잔차의 무게.. 페달링.. 언덕.. 균형감.. 포장로, 잔차전용로, 오프로드 등 다양한 환경을 맛보게 하였습니다. 작년까지 과천에 살았던지라 과천인근의 다양한 도로환경이며 작은 언덕들을 파악하고 있던차에 녀석에게 좋은 실습코스를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잔차를 끌고 오르는 법.. 오르막에 출발하는 법을 잠시 설명후.. 결국 제비울 미술관에 도착했습니다. 미술관 뒤쪽은 길이 100미터의 오프로드가 있습니다. 거기도 타보고.. 가쁜숨도 내쉬고 코에는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혀 있습니다.
차량이 거의 없는 2차선 국도로 나서서는 녀석을 앞에 세우고 제가 뒤에서 코치하면서 따라다녔습니다. 귀찮아 할 정도로 안전 또 안전을 부르짖다보니 어느새 과천 시내의 자전거 전용도로로 들어섰습니다. 넑직한 자전거 전용도로를 보니 저도 어느정도 안심이 됩니다. 짧았지만 국도를 달릴때는 괜히 첫날 부터 자동차 매연, 차량스트레스을 접하게 하는 것 같아 내키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달려야 할길을 처음부터 맛배기로 달려보게 한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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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문체육공원까지 내달리다 양재천을 따라 가려 했지만 과천관문사거리부터는 양재천 조성공사중이었습니다. 저도 처음 타보는 관문사거리 장애인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선바위쪽 엘리베이터로 나와 다시 선바위를 향했습니다. 선바위로 가는 길은 자전거 전용도로 는 아예 없었습니다. 관문사거리에서 선바위까지 로드를 타야 했으나 안전상의 이유로 좁디 좁고 울퉁불퉁한 인도를 거쳐 선바위에 도달 했습니다. 여기가 제일 위험 했습니다. 아이가 아직 몸에 익숙치 않은 잔차라 균형잡기가 수월치 않았던 탓입니다. 자칫하면 도로로 떨어질 수도 있었습니다. 과천시의 잔차도로 마무리가 너무 아쉽더군요.
자전거를 사면서 아동용 구입을 고려했었는데 부품 등급이 만족스럽지 못해 성인여성용 13인치(녀석의 적정 프레임사이즈였습니다.^^)를 산것입니다. 그런데 프레임 사이즈와 싯포스트 높이를 제외한 지오메트리(탑튜브와 스템길이, 높이)가 전반적으로 커서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지오메트리가 맞지 않아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장시간 라이딩시나 업힐시 허리나 무릎에 통증이 온다는 것이죠.. 이미 그런것을 겪어본지라 라이딩내내 아픈곳이 없는지 물어보곤 했습니다. 다행히 라이딩 끝날때까지 특정부위 통증을 호소하지는 않았습니다.^^
경마공원, 어린이대공원입구를 지나 문원동으로 넘아가는 낮은 언덕길을 오를때는 땀을 머금은채 몇번 쉬었다 오르긴 했지만 결국 오르고 나서 녀석이 코가 벌렁거리더군요. 뿌듯할때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과천 문원체육공원에서 싸온 김밥에 음료수로 충전하고 나서는 다시 힘이 펄펄나는지 온길을 씽씽 달려 금새 집으로 귀환했습니다.

첫날 20여Km를 달려본 오늘의 성과는 출발, 스톱과 기어변속요령(이건 말로 설명이 잘 안되어 기초설명후 자기가 직접숙달해야 했습니다.)에 익숙해 질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스피드에는 아직 익숙치 않아 시속 20Km만 근접하면 쳐지더군요.. 자꾸 많이 달려야 함을 실감했습니다. 페달링은 힘이 아직 부치는 나이라 이것도 점차 익숙해지고 힘을 키워야 할 것 같더군요..
제가 잔차를 즐긴지 8개월이 되어가면서 오늘 아들녀석과 처음 나란히 달리게 되니 묘한 느낌이 듭니다. 라이딩 내내 그다지 부담스러워하지 않는 녀석의 우직함이 아직도 기특하기만 하네요. 기본 트레이닝후 산을 같이 누비게 될 날을 고대해 봅니다.

오늘 돌아본 간략한 코스맵입니다. 여기를 클릭하시면 고해상도 이미지를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