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좋았다. 서울은 늘 그렇듯이 뿌연 스모그로 멀리 보는 것이 부담스러을 정도로 흐릿해 있다. 여기 안양도 예외는 아니어서 산자락들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 오지는 않는다. 햇살은 좋아서 쌀쌀한 가을날씨에 온기를 더해준다. 사람들은 오늘 같은 날이면 산으로 들로 나가곤 한다. 집에 있으려니 좀이 쑤셔서 이리저리 뒤척거리기도 하고 책을 읽어 보기도 하지만 기운을 소진하는 일밖에 별의미가 없다. 이러고 있다가는 등에 곰팡이라도 피게 생겼다. 하품도 나오고 지루한 오후를 달래볼 요량으로 옷을 챙겨입고 잔차를 끌고 아파트를 벗어난다. 길은 분주하고 매연은 코안을 답답하게 자극해 온다. 도로길은 언제나 숨이 막힌다. 산에 올라가야 함에도 왠지 청계산은 싱글코스마져 반갑지가 않다. 누군가 동반자가 있어 한번 답사라도 같이 가봤으면 하는 심정이다. 혼자가는 길이 두려워서 일 것이다. 잔차를 메고 산을 오른다는 것 만큼 무모하고 힘든길이 있으랴. 참으로 역설적이지만 그 길을 갔을때 나는 스스로를 발견하고 올 수 있지만 정작에는 문턱에서 포기하고 말고 하는 시행착오를 늘 겪는다. 오늘도 다르지 않아서 시간을 핑계삼아 청계산 오르는걸 포기하고 수월한 로드 주행을 선택한다. 목적지는 정신문화 연구원 구 고갯길이다. 방향은 분당과 평촌방향을 오가면서 3번 왕복하는 것. 오르막만 6번을 타게 되었다. 평촌방향에서 분당쪽으로 오르는 길은 일반고속화 국도를 타고 오르다 중간쯤에서 의왕에서 만들어 놓은 도깨비도로 쪽으로 전개하면 거기부터 본격적인 구도로 오르막이 시작된다. 도로상태는 썩 좋지 못하다. 거북이 등짝같이 쩍쩍 갈라진 아스팔트길에다 가을 낙엽들이 곳곳에 청소되지 못해 나무며 나뭇잎이 곳곳에 떨어져 있다. 경사도 그다지 완만하진 않아 1*3정도로 겨우 오른다. 바엔드를 최대한 앞쪽으로 잡고 엉덩이를 안장코쪽으로 당긴다. 허벅지와 가슴을 닿을 정도의 탄력을 이용해 허리를 최대한 펴는 동작으로 업힐은 한다. 허리에 무리가 그다지 가지 않는다. 상태는 좋다. 숨은 언제나 턱끝까지 차오르지만 상관없다. 바닥만 바라보고 무리없이 올라간다. 체력에 여유가 있다. 이정도는 가볍게 오를 수 있다는 자기만족이 가슴에 가득차 있다. 올라가는 길은 예상보다 짧아서 몇구비 돌면 어느새 정상이다. 첫번째 업힐은 아주 편안하지 않았지만 조금 힘을 써 오른 느낌이다. 정상에서 쉬지 않고 그냥 진행한다. 서서히 도로을 내려오고 있으면 산에 가을 정취가 물씬풍기는 도로가 나를 유혹한다. 기분ㄴ이 아주 좋다. 쾌속의 질주는 아니지만 이런 날씨와 이런 도로에서 나를 아래로 안내해 주는 중력의 고맙다. 슬금슬금 편안하게 내려온다. 앗차 하는 순간에 턴 자세에서 무게를 잘못 실었다. 커브를 거의 벗어나기 직전에 흙위로 올라타 위기를 모면한다. 자칫 턴의 바깥으로 몸이 던져질뻔 했다. 방심하면 안된다. 정신을 놓지 않기위해 속도를 더 줄여본다. 천천히 고개를 몇구비 돌다보면 청계산을 등반하기 위한 차들이 곳곳에 진을 치고 있다. 산중턱에는 등산객들이 세워놓은 차들이 즐비하다. 내려오는 길에는 식당도 눈에 띄는데 길가에 식탁이며 주차를 해놓았다. 몰상식한 것들 언제고 이런곳은 사고가 한번 날 것으로 예상된다. 차들이 올라가면서 내뿜는 매연을 입으로 한껏 들이키며 먹는 밥은 맛있을까? 바보들.. 무엇이 좋은 것인지도 모르고 그저 돼지들처럼 길가에서 세상을 다가진듯 착각하며 밥들과 술을 처먹고 있다. 그들을 비웃듯이 도로를 치고 내려간다. 오른쪽에는 덤프트럭이며 포크레인이 흙을 실어나르는 것 같은 공사가 한창이다. 먼지가 많이 날린다. 붉은 모자를 쓴 인부하나가 교통통제를 바가지 같은 것을 들고 하고 있다. 30대 중반은 되어 보이는 이사람은 계속 업힐훈련때 나를 지켜보는 목격자가 된다. 내가 그를 비웃고 있지는 않는지.. 정신문화 연구원옆길은 그들진 숲길이다. 정신문화 연구원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연구원앞에는 잔디밭이 있고 몇사람들이 정겹게 앉아 오후의 대화를 즐기고 있다. 1550-3번버스가 올라온다. 여기로 올라오는 것이구나.. 늘 과천하고 평촌에서만 보던 버스라 이곳에서 보게되는 마냥 신기하다. 여기 어딘가가 종점이거나 회차지역 같았다. 220번 버스도 눈에 띈다. 앞두를 조심해서 주시하며 유턴을 한다. 다시 고개를 오른다. 완만한 경사는 오르는 것이 즐겁다. 무부하 페달링으로 하나하나 오르면 기분도 경쾌해진다. 업힐이 즐겁단는 말은 잔차생활에서나 느껴볼수 있는 묘미다. 완만하게 오르다 점점 경사가 커진다. 기어를 내리고 또 내리고 몇번을 내리다 보면 더이상 내릴 필요가 없는 무부하 페달링의 경지에 이른다. 페달링을 힘차게 하고 바엔드를 끝쪽으로 최대한 잡고 엉덩이 똥꼬쪽을 안장코쪽으로 최대한 걸고 오른다. 생각보다 쉽다 평속 10키로로 오른다. 어쩌다 보면 11키로도 나온다. 정상부근에는 더 완만한 경사다. 1*5정도로도 쉽게 오를 수 있다. 15키로가 금새 넘는 거 같다. 다 올랐다. 분당에서 평촌쪽으로 오르는 업힐은 정말이지 쉬웠다. 다시 도깨비도로쪽으로 순식간에 다운힐 가다 보면 공동묘지 입구 콘크리트 업힐이 눈에 띈다. 이따 가는 길에 한번 올라보기로 한다. 금새 내려온 도깨비도로 앞에서 다시 유턴하여 오른다. 평촌쪽으로 오른 길이 너무 수월해서인지 자신감이 다시 충만해진다. 으쌰.. 힘껏 올라 보는데.. 어 첨보다 힘들다.. 다리에 하중이 많이 실린다. 뻑뻑하다. 1*4로 걸어본다. 뻐근하다. 안되겠다. 1*3으로 걸어본다. 조금 오를 만하다. 너무 무부하로 가면 훈련의 효과가 없을거 같아서 바엔드 끝잡고 똥꼬 땡기고 해서 가슴팍에 허벅지가 닿을 정도의 리바운드로 꾸역꾸역 오른다. 업힐이 짧아서 걱정도 없다. 말그대로 훈련하는 느낌 팍팍온다. 정상에 올랐다. 휴.. 잔차에서 내리지 않고 정상에서 물을 벌컥벌컥 두모금 마셔본다. 쉬지않고 다시 내려간다. 내려가는 길에 어떤 여자가 산을 걸어서 내려간다. 아마 워킹운동을 하나보다. 계속 내려간다. 식사하는 것들 차량사이로 내리쏜다. 아까 보았던 덤프트럭 안내원도 보인다. 덤프트럭이 하나는 대기 하나는 흙을 싣고 도로로 나오고 있다. 도로 가운데로 넘어 트럭을 돌아간다. 다시 정신문화 연구원 정문쪽에서 담소하는 사람들을 의식하며 버스 회차로 지역까지 가서 유턴을 한다. 앞뒤로 차는 보이지 않는다. 다시 오른다. 편하다. 쉽다. 안내원이 나를 유심히 바라본다. 내가 왔다갔다 하니 신기한 모양이다. 선수라도 될려나.. 나의 착각이다. 뭐 그렇고 그런 생각을 하고 있겠지.. 속으로 웃으며 오르다 오른쪽으로 비포장도로가 보여서 이번에 한번 들어가 보려한다. 식당입구라고 적혀 있었던거 같은데.. 흙이 반갑다. 도로를 오르는데 백정같이 보이는 인상의 양반이 못마땅한 표정으로 도로를 올라오는 나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아주 수상하다는 눈초리로.. 옆에는 무슨 한약재를 재배하는 듯한 밭이 보이고 커다란 팻말에는 뭐뭐가 없어졌으니 경찰에서 수사중이라는 험악한 경고문구의 출입제한 내용이 담겨 있다. 더 올라갈 의미가 없다.. 길은 거기에서 끝인거 같았다. 험악한 표정의 양반을 뒤로하고 다시 내려와 고개를 오른다. 아까 내려올때 봤던 여자가 거의다 내려왔다. 힐끗 보며 으쓱으쓱.. 다시 올랐다. 처음보다는 힘들었지만 그래도 역시 즐거운 업힐이다. 정상부근 거의 도착할때쯤엔 페달링에 활기차게 이루어진다. 무슨 마법이라도 걸린듯이.. 몸과 생각이 모두 자유로워져서 이다. 업힐을 하는데 걸림돌이 없는 상쾌한 맘뿐이다. 다시 도깨비로 넘어서고 오른다. 다섭번째 업힐이다. 이제 이골이 났는지 요령이 생겼다. 아예 1*3으로 진입한다. 땅바닥에 뚫어져라 쳐다보며 오른다. 터질꺼 같은 심장의 느낌이 정말좋다. 몸 전체에 땀이 쑥쑥 빠져 나온다. 어제 먹었던 알콜들이 하나둘씩 견디지 못하고 몸밖으로 나오는 느낌.. 좋다. 푸푸.. 하하.. 내뿜는 내 호흡도 경쾌하다… 금새 정상이다. 힘들지만 힘들다고 하지 않는다. 즐겁다고 한다. 역설이다. 바보냐? 아니다.. 이게 나의 즐거움이고 유익함이다. 이것으로 찾아 산으로 주말을 달린다. 잔차에 중독되어 산을 달리면 그 매운맛을 즐겨 산에서 뒹굴고 헤메인다. 그 가운데에서는 즐거울 낙이 끝임없이 소용돌이 치기 때문이다. 다시 내리막을 쏜다.. 덩치좋은 운동선수 같은 양반이 잔차를 끌고 올라온다. 철티비같은데.. 인사를 해본다. 그사람은 예상하지 못했던 탓인지 흠짓놀라며 내인사를 받는다. 올라오다 힘들어 걸어올라 오는 것 같다. 철티비라서 그럴 것이다. 엠티비라면 이정도 고개는 아무문제도 되지 않는다. 휙 내려오자니 아까 내려간 여자가 다시 올라오고 있다. 기특하다.. 이런 외진 곳을 혼자 다닐 생각을 하다니.. 팔을 휘저으며 운동포즈로 열심히 올라간다. 식당을 지나 덤프를 지나.. 커다른 돌이 중앙선에 떨어져 있다. 그냥 무시하고 지나갔는데 치울껄 하는 생각에 아쉬움이 남는다. 문화원앞에서 유턴을 하고 오늘의 마지막 여섯번째 업힐을 시작한다. 처음이나 지금이나 힘은 여유가 있다. 오히려 허리통증이나 왼쪽무릎의 통증은 전혀 느낌이 없다. 이미 몸은 완전하게 풀려 있다. 금새 오른다. 정상부근에 여자는 도착해 있고 철티비 양반은 정상부근에서 바로 다운힐중이었다. 나도 쉬지 않고 내리 쏘다 아까 봐뒀던 공동묘지입구 콘크리트 업힐을 시작한다. 에고 .. 십여미터를 오르다 기어변속을 1*3으로 했는데.. 잔차가 서버렸다. 경사가 급해 그냥 내린다. 경사가 만만치 않다.. 다시 아래로 내려온다. 기어를 1*1로 하고 오른다. 몸을 최대한 앞쪽으로 기울이고 똥꼬를 안장코에 걸고 훅훅 오른다. 한 50여미터를 오르니 말그대로 길이 벌떡 서있다. 못오른다. 이건 포기다.. 난 그리 무모하진 않다. 포기를 인정한다. 10여미터 되는 마지막 콘크리트 포장도가 벌떡 서있다. 끌고 오른다. 호기심은 잠시도 나를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 왜 여기를 오르고 있는지 나도 잘모른다. 궁금하고 그 오름다음에는 무었이 있을지 기대가 되기 때문이다. 주위에는 완전하게 인적이 전혀 없다. 공동묘지는 을씨년 스럽다. 가을이 깊어가서 낙엽들이 묘지 여기저기 어지럽게 떨어져 공동묘즈는 흉흉하기 까지 하다. 밤에는 못다닌다. 말그대로 으스스한 공동묘지다. 절벽같은 마지막 콘크리트 포장로를 오르고 나니 청계산으로 오르는 싱글길이 두갈래 눈에 띈다. 등산로라는 표현이 적절하겠다. 물론 포기다. 다시 내려갈 콘크리트길을 바라보니 이건 내려가다 죽을거 같다. 역시 내리막도 걸어서 겨우겨우 내려온다. 속으로 바보 바보 되내이며 내려온다. 뭐하러 올라갔을까.. 다 내려와서 담에는 여기서 업힐 연습한번 해봐야 겠다고 기약한다. 최고경사 업힐을 완성시 여기를 오련다. 미련없이 아파트까지 질주한다. 최고 61Km를 찍는다. 커브길에 갑자가 잔차가 가벼워 지는 경험을 했다. 몸으로 최대한 잔차를 눌렀어야 하는데 순간 딴생각을 했던 탓일 거다. 튕겨나가면 죽음인데.. 청계사 방향으로 들어서다 포기한다. 맞바람이 벅차다. 물통도 비고 오늘은 내일 알샵라이딩을 위해 힘을 아낄 요량으로 그냥 집까지 가기로 한다. 요령이 생긴것이다. 몸도 아끼고.. ^^; [라이딩거리 : 31Km 라이딩시간 : 1시간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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