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쌤이 마무리 멘트까지 올려주셔서 끝인 줄 아셨쪄?
정신 추스르고 후기 올립니다. ㅋㅋ
애초엔 사진을 많이 찍어서 멋진 장면의 기록을 남기려 했으나,
지금 보니 찍은 사진도 거의 없고 찍힌 것도 올릴만한 사진도 없네요.
한계니 이해하세요. ㅠㅜ
‘280 랠리’
수년 전부터 벼르다가 드디어 처녀 출전을 결정한다.
혼자 몰래 연습하고 짠~~하고 완주하려 했다.
그러나 봄부터 연습라이딩에 돌입한 R#팀원들의 눈빛을 보니,
담배 끊을 때처럼 주위에 선언 해야만 수월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출전선언을 했다.
거의 모두 농담으로 받아들이고, 완주보다 경험 삼아 재미로 출전하는 줄 아는 분위기다.
그동안 자타칭 널조, 휴먼조를 자처했으니 자업자득이고, 사실 시작은 그랬기도 했지만 조금은 빈정상했다.ㅋ
랠리 출전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었다.
나 자신의 개인적인 목적과 목표는 나만 알기로 하고…
그 중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내가 R# 팀원인 것을 자랑으로 생각하는 최대의 장점인 ‘배려와 희생’이었다.
라이딩시 거의 남을 생각 할 여유가 없어 다른 분들을 챙길 수가 없었던 것이 항상 맘에 걸렸다.
나도 R#의 고수라 꼽히는 이 박사님, 배 사부, 송상준, 정원식, 정운양님등처럼
본인 페이스라이딩을 포기하며 체력, 또는 기술이 조금 부족한 다른 분들 라이딩에 맞춰 이끌고 싶었다.
맘은 있으나 할 수가 없었다.
내 몸 하나도 추스르기도 힘들어서리…ㅠㅜ
280 랠리를 준비하며 체력적으로 많이 향상되면 수월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몇 시에 떠날까 많이 생각하다가 이젠 낯선 곳에선 잠을 잘 못 이루는 터라
동네주민 김희균님과 저녁에 떠난다.
가다가 퇴촌 두붓집에서 순두부를 한 그릇씩 먹고 고모님댁에 도착한다.
벌써 이 박사님, 김 소장님, 이승상님등이 도착해 있고, 속속 선수들 지원조들이 도착한다.
억지로 잠을 청하고 뒤척이는데 깜빡 잠이 들었었나 보다.
부산한 움직임에 깨어보니 시간이 됐다.
정성스럽게 마련해준 새벽밥을 먹고 레포츠공원으로 잔차를 타고간다.
매번 노출을 안 맞추고 찍어서 밤엔 항상 시커멓게…
출발 전에 결의를 다짐하며 풀코스조 전부 모여 사진을 찍는다.
다른 팀 출전선수들도 속속 출발선에 모인다.
미리 와 있던 R# 지원조와 체크포인트조원들이 와서 격려해준다.
* 출발선에 선다. (출발~아침 50km)
카운트다운이 시작되고 출발을 한다.
아차차~~~
속도계 세팅을 안 했다.
끌고 가며 이리저리 초기화시키지만 안된다.
앞사람과 조금 떨어지니 뒤에선 신경질 부리고…시작부터 투덜투덜~~
간신히 초기화시켰으나 나중에 보니 Km가 아니라 M로 되어 있어 거리계산을 잘못해 중간에 다시 맞췄지만
랠리 내내 거리와 시간계산 착오 때문에 고생했다.
이미 출발부터 10여 분 늦게 출발로 팀원과 벌어진다.
송전탑코스에선 예상했던 바와 같이 초입부터 정체가 심하다.
포기하고 앞사람 졸졸 따라가지만, 그 사이를 비집고 요리조리 추월을 하는 사람도 많다.
다년간 랠리 경험이 많은 김 소장님 曰 “초장에 댄싱치며 올라가는 눔치고 완주하는 눔 못 봤다.”
라는 말이 떠 올라 난 느긋하게 뒤 따라간다.
2~30분을 가니 슬슬 정체가 풀린다. 쉬는 팀들을 추월하며 나름 속도를 올려본다. 컨디션이 괜찮다.
향소리 입구에서 교통정리 하는 배사부가 조금 전 팀원들 지나갔다고 한다.
향소리 입구 개똥밭에서 출발하려는 팀원들을 만난다.
애당초 공주휴게소 정도까지는 내 페이스대로 독립군으로 가려 했기 때문에 먼저 보내고 설렁설렁 간다.
비슬고개에 도착하니 완존 5일장 열리는 분위기처럼 지원조, 선수, 차량 등이 뒤엉켜 아수라장이다.
쉬지 않고 산음 휴양림으로 들어선다.
아침 상쾌한 공기를 맘껏 마시며 달려본다.
산음휴양림이 끝나고 도로가 나오자 앞서 가서 아침지원을 받고 올라오는 이승상, 장은영님과 만난다.
수청마을 입구 다리에 가자 신정건, 송상준, 이동희, R싸모님이 반갑게 맞아준다.
임진민님도 잠시 후에 온다.
모든 지원이 일사불란하게 이뤄진다.
* 점심(수청마을~신론리임도 입구 100Km)
아침 먹고 출발을 하자 잠시 후 체크포인트가 나온다.
단월낭자가 내가 한 100번째 지나가는 중이라 하자 이 박사님이 78번째라 한다.
어라~~
생각보다 무쟈게 빠르다.
‘첫 번째 거짓말’이었다.
도토리를 룰루랄라 지나온다.
밭배고개에 후배가 나온다고 하여, 가면서 챙겨온 물과 포카리를 원 없이 다 마신다.
도토리끝에서부터 밭배고개까지 다른팀 지원조가 어마어마하다.
후배를 도저히 찾을 수가 없다. 밭배고개에 도착하니 물도 이온음료도 다 떨어졌다.
최소 클링턴 휴게소까지는 아무것도 없다.ㅠㅜ
염치불구하고 다른팀 지원조에게 물을 얻는다. 정제염까지 얻어먹었다. 2알~~
담에 만날 수 있으면 꼭 은혜를 갚으리라.
클링턴을 거의 다 내려오는데 119 앰브란스가 사이렌을 울리며 올라간다.
누군지 많이 다치지 않았으면 한다.
신론리에 들어서자 어김없이 지원조가 자리를 펼쳐놓고 기다리고 있다.
황제보다도 더한 대접을 받으며 맘껏 지원을 받는다.
특히 ‘이동희표 얼음수건’은 일품이었다.
* 저녁 (신론리~몰운임도 135km)
점심을 먹고부터 일사병 증세가 나타난다. 속도계를 잘못 맞춘 탓에 거리계산도 잘 못했다.
신론리 임도를 끌고, 타고 악전고투하며 싱글 입구에 다다른다.
아직 무릎이 성치 않기 때문에 다른 팀 사람들을 보내고,
조금 한가로워지면 올라가려 기다리니 끝이 없이 사람들이 몰려온다.
한없이 기다리니 옆에서 보다 못한 다른 팀원이 나부터 가라고 양보해 준다.
보나 마나 잘 걷지 못해 나 때문에 뒷사람들이 많이 정체될텐데…
하여간 배사부랑 이 박사님 ‘오래사슈~~~’ 속으로 죽어라 욕하며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갔다.
빨리 안 간다며 투덜대며 뒤따라오던 다른 팀원들에게는 미안하였지만, 그 때 난 최선을 다했다.ㅠㅜ
정상에 오르니 더위도 먹은데다가 싱글업힐에서의 오버페이스로 거의 탈진하였다.
오랜 시간 정상서 기절한듯이 누워 있었다.
나중에 보니 그 시간 최승윤님과 일행이 통과한 시간이었다.
최승윤님과 일행은 클링턴부터 상당한 거리를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갔다.
싱글 다운힐을 끌며 타며 내려오자 체크포인트에서 R#분들이 환호를 올리며 격려를 해준다.
이미 라이딩거리는 110Km를 오버해간다.
공주휴게소에 다다르자 많은 선수, 지원조가 자리를 잡고 쉬고 있다.
몇 키로 안 왔지만 나도 그냥 왠지 한구텅이에 자리를 잡고 쉬어본다.
의자를 놓고 벽에 머리를 기대자 어질어질 앞사람이 둘로 셋으로 보인다.
이미 이승상님 첫 번째 랠리 포기 기록은 넘었으니 나 자신과 타협을 할까 생각해본다.
‘첫 번째 고비’였다.
어차피 포기하려 해도 시간은 많이 남았으니 끌고 가기로 마음을 고쳐먹는다.
여차해도 전화 한방이면 R#팀 누구든 달려와 준다고 생각하니 걱정될 것도 없다.
정신이 혼미하니 거리계산도 코스도 헷갈린다.
몇 번이나 갔었던 몰운임도를 생각 못(안?)했다.
갈운리와 몰운임도를 걷다, 타다, 끌다가 다시 정신 차려 계산해보니 거슬치고개 저녁 시간까진 택도없다.
아~~~QTL
이때 ‘어디선가 무슨 일이 생기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슈퍼맨’ 처럼 배사부가 나타난다.’
동반라이딩 해주러 왔단다. ㅋ
시간을 보니 지원포인트 거슬치고개엔 해가 져야만 도착할 것 같다.
김 소장님께 전화해서 K5 체크포인트 지점으로 지원해달라고 SOS를 친다.
콘크리트바닥에 누워 잠시 잠을 청해본다.
잠시 후 ‘미소 천사 정원식님’이 저녁밥을 갖고 온다.
밥 먹을 동안 잔차정비며, 음료수며 다 챙겨 놓는다.
라이트를 달고 야간라이딩채비를 하고 다시 출발한다.
해가 지고 시원해지자 컨디션이 회복된다. 물론 동반라이딩 해준 배사부가 잘 이끌어 준 덕분 이리라.
상쾌하고 시원한 밤바람을 맞으며 야영지까지 간다.
이젠 잘하면 ‘완주’가 가능할 것도 같다.
* 야영지~비룡산(아침/ 220Km)
야영지(195Km)에 도착하니 오전 1시40분 밥을 먹고 자라는데 입에서 넘어가질 않는다.
일찍 도착해 이미 텐트 안에서 잠을 자고있는 팀원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옷을 벗으니 쫄팬티에서 모래가 하염없이 나온다.
상의를 일반티셔츠를 입었더니 조여주는 곳이 없어서 팬티 안으로 모래가 튀어 들어 간 것 같다.
빼빠로 갈은 것처럼 ㄸㄲ 다 헐었다. 우이 쒸~~~
잠시 후 깨운다. 오전 3시경.
밥 먹고 같이 떠나자 하는데 어차피 속도가 다르니 먼저 가라 하고 4시 반경 느긋하게 떠난다.
어두워서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다하자 김 소장님이 차로 고래산 임도까지 에스코트 해준다.
답사 때 수월해서 비단길이라 생각했던 고래산 임도도 왜 일케 힘든겨.
나중에 알았지만 그 시간에 나를 쓍~쓍~~ 추월해간 사람들이 거의 하프조였단다.ㅠㅜ
새벽밥을 억지로 먹은 것이 거북하다. 자꾸만 구역질이 나온다.
그럴 땐 ‘끌바’가 최고다. 끌면서 쉰다.
임도 출구에서 교장쌤과 하성식, 한상률님과 몇 분이 체크조를 하면서 반겨준다.
역시 반가운 얼굴들을 보니 힘이 난다.
힘을 내어 가다 보니 저 멀리 먼저 출발했던 정운양, 강창현, 김희균이 업힐을 끌고 간다.
“뭐여~~먼저 가더니 겨우 여기까지여~~” 라고 소리치며 추월하자 모두 잔차에 올라타 힘을 낸다.
마을회관에서 볼일을 본다. 거북했던 속이 한결 나아졌다.
지난번 마지막 답사 때 타고 오르던 비룡산 빨래판 업힐을 전부들 끌고 간다.
잘난 체 하다가 추월당하면 더 쩍~~팔릴 것 같아 나도 그냥 끈다.
임도 입구에서 정성껏 싸준 도시락을 꺼내어 먹는다. 수저가 없다.ㅠㅜ
반찬을 싸준 비닐을 뒤집어서 손으로 먹는다.
입맛이 없다. 억지로 먹으려 하자 또 구역질이 난다.
할 수 없이 일본서 사온 VAMM과 에네르기 제리로 끼니를 때운다. 이번 대회에 가장 덕을 봤다.
떠나려 하자 김희균님 타야가 찟어져있다.ㅠㅜ
만 원짜리 지폐로 땜질을 했으나 여의치 않다.
지원조 정원식님에게 도움을 청하고 나와 강창현님이 먼저 떠난다.
비룡산 임도 정상쯤에서 잔차수리가 끝난 김희균님도 따라붙는다.
출구 쪽에 도착하자 어김없이 체크포인트에서 이 박사님, 단월낭자, 한갑진님이 반갑게 맞아주며
시간 충분하다며 쉬지만 말고 천천히 가라고 격려해준다.
싱글~금왕리임도(264Km)
또 다시 싱글이다.ㅠㅜ
거의 기다시피 싱글을 통과한다. 지난번 점심을 먹던 턱걸이 고개에는 아무도 없다.
이제 시간이 촉박하다. 슬슬 시간내 완주가 걱정이 된다.
체력도 정신력도 이젠 바닥이다.
비슷한 속도의 다른팀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그렇게 지리한 양동임도를 지난다.
매월역에서 기다린다던 배사부도 앞서간 김희균, 강창현님을 아무리 찾아도 없다.
배낭을 맡겨놔서 전화도 돈도 없는데…ㅠㅜ
잔차를 놓고 이리저리 헤매자 매월역에서 지켜보던 다른 팀 지원조가 안타까운지 짐을 싸다 말고
다시 풀어 물과 이온음료를 나눠준다. 무쟈게 고맙다.ㅠㅜ
잔차를 타고 조금 지나자 김밥과 라면을 풀어놓고 기다리는 배사부가 보인다.
김밥 두어 개를 입에 넣어 보지만 넘어가질 않는다.
또 다시 제리를 입에 우겨 넣어보지만 이젠 이것도 안 들어간다.
허기가 져 다리가 후들거린다. 그러나 여기까지 와서 포기하기엔 넘 억울하다.
억지로 파워젤을 구역질을 참아가며 입에 넣는다.
가자~ 갈 데까지 가보자. 시간 내 완주를 못한다면 시간 외 완주라도 좋다.
금왕리임도를 오른다.
으샤~으샤~~~
임도 후반부에 또 다시 어디선가 나타나는 그레이트울트라마징가제뜨 배사부가 거꾸로 올라오고 있다.
이젠 나도 제정신이 아니다.
날자~~날아 보자꾸나~~~
벗고개~비룡산임도~단월레포츠공원(285.9Km)
역시 마지막 체크포인트엔 이젠 더 많은 R#분들이 응원을 해주신다.
시간이 충분하다 말해줬지만, 나중에 들으니 다들 시간오버라고 예상했단다.
벗고개 초입에서 신정건, 이동희, 송상준님이 차에서 내려 같이 뜀박질을 하면서 언덕을 올라준다.
마라톤경기에서 많이들 봤으리라..
벗고개 정상에선 더 많은 R#분들이 있다.
얼음물 샤워까지 해주니 정신이 번쩍 든다.
이젠 남은 거리 약15Km 한 시간 남짓 남았단다.
바닥나 아무것도 없는데도 쥐어짠 ‘악과 용’을 써본다.
그런데 가도 가도 업힐과 다운힐이 반복되며 끝이 없다. 시간이 너무 많이 흐른다.
거의 정상부근에서 25분 남았단다.
‘내 생애 최고의 질주다.’
항상 즐겁게 다운힐 하였던 비룡산 후반부 임도도 가도 가도 끝이 없다.
도로도 10분 이상을 가야 하는데 불길한 예감이 든다.
아~~~
마지막에 여기까지 왔는데 실패인가!
굴다리 아래를 지나자 또 다시 김 소장님이하 많은 분들이 환호하며 응원해 주신다.
싸모님은 왜 일케 마지막까지 애타게 하느냐고 타박하시고,
‘몇 분 남았어요?”
“20분~”
앵?
그제서야 ‘배사부가 날 위해 ‘두 번째 거짓말’을 해서 시간을 속였단다.
ㅋ~~~~
해냈다!
아스팔트 도로를 내생애 최고속 케이던스로 열라 돌린다.
거의 컷오프시간이 다 돼서 그런지, 입도 못 다물고 침을 질질 흘리며 쌩~~하니 달려가는 날보고
연도에 늘어선 다른 팀 선수들, 지원조 모두 박수를 쳐준다.
결승점이 보인다.
가슴이 울렁거리며 울컥한다.
기다리던 준수가 결승점 전에 길을 막고 서 있던 차까지 정리해준다.
쏴반장이 소리를 지르며 깡총깡총 뛰어나온다.
R# 분 거의 전부 나 때문에 가지 않고 결승테이프까지 만들어 환호해준다.
1등보다, 그 어느 누구보다도 큰 환호성이었다.
골인 후엔 정신이 없어서 뭘 했는지, 누가 뭔 말을 했는지, 또 누가 있었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하고,
이틀을 거의 누워 있으면서도 히죽히죽 웃고 있는 나를 봅니다.ㅎㅎㅎ
지원조, 체크조이하 모든 R#분들의 지원과 응원 덕택에 나 혼자서는 생각 할 수도 없는
‘제10회 280 랠리 시간내 완주’를 했습니다.
감사 합니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