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내와 산을 느끼다.
난 움직이고 땀 흘리는 것을 좋아한다.
아내는 책상 앞에 앉아서 책을 읽거나, 화폭에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
난 일단 일을 저지르는 편이다.
아내는 이것 저것 고민하고 생각하고 계획한 후 일을 실천한다.
난 고기를 좋아한다.
아내는 풀을 좋아한다.
결혼 한지 11년이 지났다.
하지만 여전히 아내와 나는 정반대의 성격과 버릇을 가지고 살고 있다.
그러다보니 부부라고 해도 함께 무언가를 한 것은 거의 없는 것 같다.
내가 무언가를 하려고 하면 아내는 마냥 기다려야만 했고
아내가 무언가를 할 때면 난 아내를 마냥 기다려야만 했다.
2006년 8월에 내가 MTB에 입문을 하면서 2007년 말까지 체중 조절에 성공을 했다.
허리 수술 후 인라인을 비롯한 여러 가지 운동들을 다 포기했었는데
MTB 덕분에 다시금 체중 조절에 성공하면서 여러가지 이득도 함께 챙기게 되었다.
두툼했던 내 뱃살들은 서서히 사라져버렸고, 아프던 무릎도 좋아졌다.
높았던 혈압도 정상으로 내려왔다. 하루 하루가 행복하고 체중계가 사랑스럽다.
이런 나를 아내는 무척 부러워했다.
하지만 나는 다른 부부가 함께 라이딩을 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 부러웠다.
아내에게 살며시 이야기를 건넨다.
“산에 가서 자전거 타면 살도 빠지고, 건강해지고, 기타 등등…”
다른 말보다 살이 빠진다는 얘기에 아내는 솔깃했나보다.
헌데 인터넷을 뒤적거리면서 본 사진들은
하나같이 산악자전거의 과격한 사진들 뿐이다.
비단길같은 임도를 먼저 봤어야 했는데 대부분의 동호회에서 올리는 사진과 동영상은
멋진 싱글 다운힐과 빡센 업힐을 성공하는 짐승들의 모습들이 대부분이다.
아내가 나에게 질문 아닌 질문을 던진다.
“저런 곳을 나랑 함께 가자구요?”
난 할 말이 없었다. 잠시 생각을 정리한 후 대답을 했다.
“절대 저런 곳은 아니죠. 미쳤어요? 나도 못가요.
일단 R#에 등록을 하고 배워봐요. 어렵지 않아요.”
그리고 배준철 선생님의 후기들 중에서 널조 라이딩 부분만,
그것도 아주 쉽고 넓다란 임도 부분,
<예를 들자면 아래 사진과 같은 출처:R# 배준철>

그리고 아주 끝내주게 멋진 경치를 자랑하는 사진만을 골라 보여주었다.
<예를 들자면 아래 사진과 같은 출처:R# 배준철>

하지만 돌아오는 아내의 대답은
“저렇게 높이 올라가려면 얼마나 힘들까!” 였다.
‘안되겠다. 이대로라면 아내와 함께 산 위에서 자전거를 들고 사진찍기는 틀렸다.
어떻게 해서든 빌미를 만들어야겠다.’
2008년이 시작되자마자 4월에 있을 R# MTB SCHOOL을 대비해서
#에 들러 사장님과 사모님을 뵙고 인사도 드렸다.
그 김에 ASOS 져지도 R# 팀복으로 예약해버렸다.
그리고 R# MTB SCHOOL을 사전 등록 해버렸다.
돌아올 대답은 뻔했지만 아내에게 고백했다.
“여보, 이번에 당신 빨간색 져지도 구입했구요, R# MTB SCHOOL도 등록했어요.”
다소 어이없다는 표정이었다.
그리고 이미 돈이 들어갔다고 하니 황당하다는 표정이었다.
결혼 후 한 가정의 엄마가 되면 은근히 돈에 예민해진다.
처녀 때는 꽃을 선물하면 이쁘다면 좋아하지만,
결혼 후 엄마가 되면 꽃 선물에 감동을 하면서도 동시에 그 꽃 값이 얼마인지를 생각한다.
그러니 이미 돈이 지불되었다면 아까워서라도 갈터…
내 예상은 적중했다.
아내는 마지못해하면서도 입교식을 준비하고 있었고,
입교식 전날은 사뭇 긴장하는 모습마저 보이고 비범한 표정을 지어보이기도 했다.

-출처:R# 배준철
R# MTB SCHOOL 8기가 시작되던 날
아내는 이렇게 후미에서 나와 함께 교장샘과 함께 달리기 시작을 했다.
하지만 라이딩 후반부에 파여진 임도에서 자빠링을 하고만다.
참 다행스럽게도 부드러운 흙이어서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많이 놀란 모양이다.
만약 헬멧과 고글이 없었더라면 머리와 얼굴에 상처가 생길 수도 있었을 뻔 했다.
집에 돌아오며 무척 힘들다며 어린 아이처럼 징얼거리지만
나름 대견스럽고 이뻐보였다.
‘어쩌다가 이 고생을 하누!’ 라고 생각도 들었다고 한다.
R# MTB SCHOOL 8기 두번째 시간
아내는 저 높은 산 위에서 함께 하는 여성 라이더들과 사진을 찍었다.
내가 그토록 바라던 산 위에서의 아내 사진이다.
급한 내리막, 그것도 돌멩이가 하나 가득이던 내리막도
넘어지고 멍이들면서도 내려오고 또 내려왔다.
집에 와서 보니 여기 저기 멍 투성이었다.
헌데 지난 주처럼 징징거리지는 않았다.
가만보니 너무 힘들어서 징징거릴 힘 조차 없는듯 보였다.
마음 한 구석이 미안함으로 가득차오른다.
‘공주 같은 것만 좋아하는 아내를 머슴같은 남편이 생고생 시키나 보다.’
R# MTB SCHOOL 8기 세번째 시간
비가 보슬보슬 내리기도 한 날이었다.
지난 2주간의 교육이 효과가 있었던 것일까?
새로운 선생님을 만나 1:1 교육이 진행되었는데 나름 열심히 도전을 한다.
하지만 여전히 자갈이 많은 급한 업힐에서는 이렇게 또 넘어진다.
그런데 집에 돌아오는 길에 아내는 계속 자랑을 한다.
“내가 업힐에서 누구 누구를 따라갔어요!”
“내가 어디에서는 쉬지도 않고 한 번에 갔어요!”
“이번에는 다운힐에서 엉덩이가 들썩거리는데도 무섭다고 서지 않고 내려갔어요!”
기타 등등…
그 누구보다 그 마음 잘 안다. 나도 그랬으니까…
“여보, 그대가 자랑스러워요!”
이제 R# MTB SCHOOL 8기는 5월 3일 마지막 시간을 앞두고 있다.
아내는 이제 나와 함께 산에 오를 것이다.
내가 그토록 원하던 산 위에서 부부가 함께 사진을 찍는 날이 이제 멀지 않았다.
자전거를 타면서 난 참 많은 것을 얻고 있다.
우리 부부 사이의 더 진한 사랑도 얻고 있고,
나 자신의 건강도 되찾고 있으며,
좋은 분들과의 좋은 만남도 얻고 있다.
혹, 주변에 건강을 위해 운동할 것을 찾는 분이 계시다면
난 주저 않고 산악자전거를 권해드린다.
물론 힘들 것이다. 하지만 그 결과는 아주 행복할 것이다.
여보, 자전거 타고 산에 갑시다! ^^
멋진 글입니다.
늘 사진을 열심히 찍어올리시며 사실 설명만 하시던 목사님께서 이런 필력을 가지고 계셨군요.
사모님이 무척이나 사랑스럽게 느껴집니다 (남의 마누라 사랑스러워 뭐할까마는….^^;;)
알샵의 모든 부부라이더들이 다 오래오래 함께 행복하셨으면 좋겠슴돠.
잔잔한 감동이 밀려오는 글이라는게 이런 걸 두고 하는 말 같습니다.
이거 연식이 점점 되가니 조그만 것들에도 목이 메입니다.ㅠㅜ
목사님!!! 저도 감동먹었습니다.
전혀 인스탄트가 안들어간 멋~진 글입니다.
그리고, 훨훨 날라다니시는게 진짜 짐승이시던데 너무 겸손해 하시는거 같아 미워요.
아이고.. 쑥쓰럽습니다. ^^;,,
천궁 이벤트가 있길래 MTB도 끼워달라고 땡깡부렸었습니다.
그랬더니 정말 껴주시더라구요. ㅎㅎ
그런데 땡깡만 쓰고 정작 참여를 안하면 안되겠기에
더 늦기 전에 아내와의 에피소드를 작성한 것입니다.
이곳에 올린 이유는 원래 이 글이 R#에 더 어울리는 글이고,
R#에 입교하고, 또 참여하면서 겪게 된 일이기에 올린 것 뿐입니다.
무엇보다 요즘 저작권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인지라
배사부님의 사진을 무단으로 도용했다간 통반장님께 뼈도 못추릴까봐
미리 고백하기 위해 올린 것입니다. ^^;,,
멋쟁이, 성현군 보고싶어요~~~~~~~~~~~~~ ^^
원래 건강하신 줄 알았는데… 그런 사연이 있었군요. 아내 사랑하시는 마음에 제가 도전 받네요. 저는 아내 끌어들이는데 실패했는데.. 목사님의 사랑과 정성을 좀 닮아야겠습니다. 찍어주시는 사진 덕에 군에 간 제 아들 훈련소 카페에 잘 써먹고 있습니다. 저작권으로 뭐라 하지마세요 ㅋㅋㅋ
다 아는 사이끼리 무슨 저작권이겠습니까..
사진은 퍼가라고 올려드린 거지요..
어줍잖은 사진이 쓰임새가 있다는 것이 나에겐 영광입니다.
3반장이 이목사님 글 보고 투덜거리다 금새 풀어졌습니다.
뭐.. 저도 집에서 나름 역할을 충실히 하는지라..흠흠..
감동의 글 읽고 그렇지 못하신 남편분들은 오늘 고문좀 당하실 듯..
아마 신정건님이 글쓰시면 이목사님보다 더 애뜻한 사연도 나올 듯 싶습니다..^^
이동희님에 대한 절절한 애정표현이 도가 지나치다는..ㅋㅋ
백년해로 하시어 언제나 건강하고 안전하게 잔차타시기 바랍니다.
담주 졸업식이 두분에게 더 뜻깊을 것 같네요.
따듯한 글, 행복한 글 감사드려요.
김형섭 선생님, 제가 찍은 사진은 배사부님과 마찬가지로 마음껏 사용하셔도 됩니다.
김형섭 선생님의 가족 사랑도 100점 만점인 것 같으신데요… ^^
군에 간 아드님도 아버지의 깊은 사랑을 군대에서 조금씩 깨닫고 있을 겁니다.
대한민국의 수 많은 젊은이들 중에
나라에서 보증하는 신체 건강한 100점짜리 아드님이니 무슨 걱정이 있겠습니까! ^^
저는 보았습니다. 사진으로 담지 못했었지만 분명히 똑똑히 보고 왔습니다.
통반장님이 싱글 다운힐을 성공하고, 이어서 업힐에 도전할 때
그 모습을 흐뭇한 표정과 대견스러운 표정으로 아무 말 없이 바라만 보고 계시던
배사부님의 그 크나 큰 아내 사랑을 보았습니다.
통반장님, 배사부님께서 표현을 그리 하신다고 해도
그 넓은 가슴 한 가운데에는 김.소.화 세 글자가 짙게 세겨져 있습니다.
어떻게 아냐구요? 남자끼리는 뭐 그리 통하는게 있는가 봅니다. ㅎㅎ
두 분 알콩달콩 사랑하는 그 모습에 질투가 납니다. ^^
아름다운 글 잘봤습니다
제 마나님이 이 글을 못보는 거에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삽니다^^
아내 사랑이 절절이 느껴지는 글이네요
오정림 사모님 행복하시겠어요!
부부가 같은 취미를 가진다는게 쉬운 일이 아니더군요.
알삽의 부부 라이더들은 정말 복받은 사람들입니다.
이목사님의 아내사랑이 대단합니다….
물론 다른 분들도 다 아내사랑, 남편사랑, 자식사랑, 부모사랑을 가슴 가득 품고 계시겠지요.
다만 표현을 안 할 따름이지…..
저도 이 글을 제 마눌이 안 보는걸로 위안을 삼습니다.ㅋㅋㅋ
R#분 전부 합쳐도 못따라올 애정표현 킹왕짱은 송상준님입니다.
닭살표현 본인도 민망한지 시간 날 때마다 몰래 숨어서 하는지라 눈여겨 보지 않으면 눈치채기 힘듭니다.ㅋㅋ
가끔은 나도 시도 해보려하지만 이거 원 남사스러워서리…
목사님~ 걱정마세요^^
조금지나면 두분이서 한손은 핸들잡고, 한속은 서로 손잡고 송전탑 오르실 날이 머지 않으신거 같은걸요~
솔직히.. 처음엔… 산에서 잔차 타는거~ 여자들한텐 많이 힘들거든요~
그래두 항상 씩씩한 오정림 선생님 보면서~ 역쉬!!~ 목사님 짝궁이구나~ 했었어요..
오정림 선생님~ 널조에서 얼마나 계실지는 모르지만, 스쿨 끝나도 자주 뵈어요~ ^^
글구~ 김수환 선생님 말씀에 동감 한표..ㅋㅋ~
순위 조정 들어갑니다.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알샵엔 여러분야에 걸친 순위권이 있습니다.
예를들면
1.장가 잘 온 남편순위
2.시집 잘 온 부인 순위
3.부인에게 젤 잘하는 순위
4.여성라이더 순위
5.밥 살 순위
..
….
장가 잘 온 순위는 개교이래 교장쌤이 부동의 자리를 지키고 계시구여…^^
시집 잘 간 순위는 … 이거이 예민한 문제라 공개키어렵구여… (왕따의 위협을 느껴서리..ㅋㅋ)
가장 중요한
부인에게 젤 잘하는 남편으로는 그동안 정원식님이 1위였는데 아쉽게도 어제 윗 글이 게재됨으로
이목사님이 1등으로 등극되셨습니당. 짝짝짝…
이동희님… 송상준님 얘기 할 상황이 아니십니당.
제가 애써 이동희님 얘기를 자제하는 이유는
그나마 동희님을 아끼는 맴에 밥값 안들게 하려는겁니당.ㅋㅋ
이케되면 밥 살 순위 1등으로 정원식님이 물러나고 이목사님이??!!@#$%
천궁 이벤트 참여하려다가 주머니 거덜나게 생겼습니다. ㅎㅎㅎ
통반장님의 글에 도망도 못가게 생겼으니… ㅎㅎ
‘부부는 이렇게 사는 거야’
시범을 보여 주셨구요.
다같이 따라 해 봅시다.
아무래도 솬샘이 강력한 도전자로 나서서 내년 봄엔 밥 살 것같은 예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