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날, 황천갈 뻔 하다.ㅠㅠ

어제 전용강습장이 아닌 슬로프에서 정말 못 타는 여자분이 내 무릎에 스키를 찍고-정말 찍었다.-_-;;-가서 왼쪽 무릎에 탁구공만한, 피가 터져 나올 것 같은 멍이 생겼다.

멍으로 얘기하면 정말 할말 많다.
전에 스키 처음 탈 때 그래도 나보다 많이 타본 남편한테 하루 종일 스파르타식 교육을 받은 적이 있었다.
선천적으로 워낙 겁이 많은 탓에 속도를 못내는 나를 이만큼이나마 속도를 내게 만들었던 교육이었다.
–;;

그날 저녁 옷을 갈아입는데 아들이 “엄마 엉덩이 안 아파?”하는 생각지도 못한 말을 해서 어정쩡한 포즈로 거울에 비춰보니 몽고반점 색깔의 바가지만한 멍이 양쪽 엉덩이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런 일이 있은 후 멍에는 별 감흥이 없었지만 어제와 달리 부풀어 올라와 건드리면 제법 아픈 왼쪽 무릎의 멍은 꽤 신경이 쓰였다.
그래두 스키 마스터의 길은 멀고도 험한 것, 그깟 멍에 굴복할 내가 아니라는 의지를 불끈 다지면서 강습장으로 출발!!!

“예쁘게 타려면 스탠스가 작아야 합니다.” 오데몬님의 주옥같은 이 한마디를 가슴에 새기며 중반부 슈템에 몰입!!!-사실 첨엔 이게 스키를 더 모아야 한다는 말인지도 몰랐다.ㅠㅠ
그러나, 왼쪽 다리에 신경이 쓰여서인지, 강습장의 얼음 사각거리는 소리 때문인지 더 안됐다.

스키가 안돼 짜증이 날 무렵 이박사님과 같은 리프트를 타는 영광(?)을 누리게 되어 폴라인에서 11자를 해야 하는데 겁이 나서 그렇게 못한다고 하니 슬로프를 두부라 여기고 스키날을 살짝 댄다는 느낌으로 한번 타보라 하신다.
정말 기막힌 비유!!!

근데 잘 안됐다.ㅠㅠ
역시 내 신체에는 뭔가 결함이…ㅠㅠ
수술밖엔 방법이 없나부당~~

오전 강습을 마무리할 즈음 코치님이 줄줄이 슈템을 지시하셨다.
내가 끝에서 두 번째!

최선을 다하자는 각오로 중반부 슈템을 하면서 한턴을 돌았는데 눈위로 바싹 붙어서 다가오는 뒷사람의 그림자가 보였다.
내가 느리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속력을 내는데 눈앞에 그물과 기둥이 달려드는 것이 보였다.

“꽈당!”
다리와 팔이 어떻게 꼬였는지 무척 아팠고 헬멧이 고마웠던 순간!!!

멀쩡하냐구요?
당연 멀쩡하죠, 이렇게 주저리고 있으니. ㅎㅎㅎ

창피하기두 하구 다리도 아파 앉아 있는데 울 코치님 걱정이 돼서 얼굴에 땀이 흥건하셨다.
코치님, 지송지송. 꿉뻑.

의무실에서 파스뿌리고 부츠를 갈아 신으러 스키보관소에 왔는데 사람들 얘기가 들렸다.
“그 하이스키 홈페이지에 글 쓰는 아줌마 알지? 그 아줌마 다쳤데요.”
ㅠㅠ

아마 내가 뺏지 땄다면 이렇게 빨리 퍼지진 않았을텐테… 정말 팔려서리…ㅠㅠ
하이스키 홈페이지 파워를 사무치게 느끼면서 정말 열시미 해야겠다는 것과 다시는 그물이랑 친해지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했당~~

점심 먹구 그날 오후는 사우나에서 파스 부치면서 보내야 했고 일행을 만나기 위해 스키보관소에 갔는데 이박사님을 비롯한 모글타시는 분들이 들어오셨다.

이박사님은 나를 일행들에게 일일이 소개시켜 주셨다.
그물에 헤딩하는 모습은 보시지 못하신듯…
휴~ 다행이당!!!

모두들 반갑게 맞아주셔서 고마웠구 나중에 나두 스키 잘 타게 되면 모글한번 타보구 싶은 의욕이 불끈!!!
아직두 팔다리가 뻐근한데 벌써 모글을 들먹이는 걸 보면 단단히 미친 모양이당~~

참, 지난 일요일은 내 생일이었다는 걸 지금 밝히면서 생일날 황천길 갈 뻔했던 사연은 여기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