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딩후기] 양동면 일대 <사진 有>

지난주 대관령과 주문진에서의 후기로 엄청난 염장을 받았던지라 이번 토요라이딩은 평상시와
그 느낌 자체가 틀렸다. 금요일 2건의 술자리가 있었으나 모두 앞면 몰수하고 정시퇴근을 하여
귀가한다. 자전거를 현관앞 복도로 놓고 열심히 기름칠을 한다. 뿌리고 닦기를 2번 반복 후,
나의 자전거는 내일 달린 일만을 남겨놓은채 다시 마루에 자리를 잡는다.

평상시보다 30분이 늦은 집합시간임에 알람시간을 평소 4시에서 4시 20분으로 변경한다.
근데 이게 왠일인가? 자연스럽게 일어난 시간이 새벽 3시이다.

토요라이딩을 2주만에 떠나서인가? 아님 지난번 염장으로 인한 자연스러운 반응인가?
특히 이번에는 김밥이 아닌 불고기 파티까지 준비가 되어있어 그런지 나의 몸은 자연스럽게
반응을 한 것이다. 이제 자전거를 타는 것이 본능이 된 것일까?  I was born to ride… 이런건가??
새벽부터 별 생각을 다한다.

결국 4시가 조금 넘은 시간까지 수카이인생으로 TV를 보는데 채널마다 왜그리들 다 벗고 나오는지…
새벽부터 환장하는줄 알았다.

밥솥이 만들어준 밥을 잠궈잠궈통에 넣고 전날 장모님이 싸주신 반찬도 잘 챙기고 길을 나선다.
삼풍아파트 아래에서 주현이형을 픽업하기 위해 5시에 도착하니 그 사이에도 벌써 자전거를 타고 있다.
짐승이다.

동북고에 도착하니 멀리서 강력한 고양이눈 불빛이 이내 다가온다.
준철형이다. 사람이 아니다.


출발전 정비에 여념이 없으신 김소장님


역시 타이어에 바람을 넣고 계신 정선생님

그렇게 인천에서 출발하시는 두분을 제외하고 일행이 다 모여 새벽동이 터오는 6번 국도를 달려
양동 농협에 도착을 한다. 이내 교장선생님께서도 스쿨버스를 끌고 합류하신다.
날씨는 먹구름 사이사이로 파란하늘이 보이지만 가랑비는 계속 오락가락 내리고 모두들
우비랑 배낭우비를 씌우고 드디어 페달링을 시작한다.


늘 사진을 찍으시느라 정작 본인의 사진이 없으신 준철형을 위해 제가 한장 찰칵

여름내내 강원도의 1,000m 고지를 넘나들었던 나였기에 오늘의 코스지도에 나온 4~500m 산들이
솔직히 우습게 보였다. 하지만 역시 산을 웃습게 보는 나의 맘 가짐이 결국 자빠링으로 이어진다.
높은 산에 비해 급한 업힐은 없지만 지루하게 이어지는 업힐과 생각보다 길었던 코스에 솔직히 많이
힘들었다.


양동면을 출발하여 임도가 시작되는 곳까지 이동중에…


비가 오락가락 하는 날씨였으나 이내 비는 그치고 오후에는 강렬한 햇살로
라이딩을 힘들게 만들었다.

두어달동안 짧고 급한 업힐을 올랐다가 다시 신나는 다운힐만 했던 코스에 익숙해져서 그런것일까?
아무튼 오르내리는 코스의 반복은 체력안배에 어려움을 가져다 주었고 또한 무척이나 지루하게
느껴졌던 것만은 사실이다.


외국출장으로 인해 시차적응과 함께 전날 음주로 인하여 컨디션 조절에 실패하신 유선생님


늘 정비지식과 의무병으로 힘이 되시는 정선생님


오랜만에 함께 라이딩을 하시는 교장선생님


매 휴식시간마다 정선생님의 정비 강습은 쭈욱 이어졌다


힘차게 달려오시는 창열형님


묘한 분위기의 사진. 누가보면 김소장님께서 몇몇분들을 혼나시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의 엄청난 장비 뽐뿌를 하고 계신중. 이 날 블러를 사실 분들이 자연스럽게
4분으로 결정되던 순간입죠…


비는 그치고 날씨는 슬슬 개이기 시작하는데…
사진의 중간에 나온 임도는 라이딩 후반에 우리가 지나갈 바로 그곳…
맨 아래 사진중에 이 사진을 찍은 장소가 나온 사진이 나온다.


사실 나역시 두분과 함께 사진을 찍어야 한다.
나를 포함한 3명은 R#의 기둥 3인방. ㅋㅋㅋ


슬슬 파란하늘이 나온다.


준철이형 후기에 자세하게 나와있지만 라이딩 도중에 만난 배밭에서 구입한
배는 정말로 정말로 평생 가장 맛있었던 배가 아닌가 싶다.

드디어 나에게도 자빠링이 찾아왔다.
그 전에 이놈의 입방정이 오늘 사고의 시작이었다.
두번째 휴식지점에서 정선생님께서 천규는 “좋은 자전거를 타서 조심도 하고 워낙 세팅이 잘 되어있는
중고였기에 더더욱 안정된 라이딩을 할 수 있었다. 그 결과로 아직까지 자빠링을 한번도 안한 것이다” 말씀하신다.

그 말을 들은 나…
그런게 아니고 나의 완벽한 균형감각인지 왜 모르시냐며 큰소리를 쳤는데…

아무튼 점심식사가 있기전 엄청난 속도로 다운힐을 하다가 커브길에서 슬립이 일어나 순간적으로 내 몸은
바닥에 내동댕이 쳤다. 너무 순간적이라 생각나는 것은 머리를 바닥에 크게 붙이쳤다는 것이다.
순간 별들이 보이고 잠깐이나마 그대로 누워있는 것이 편했다.

옆을 보니 나의 블러는 역시나 주인님께 일어나시면 뭐 이상한 곳은 없나 정비를 해보시라고 체인에 기름칠때의
자세로 뒤집어져 서있는 것이 아닌가? 아~~~ 이런 감동이…. 그래, 난 널 사랑한다. 블러야~~~~

이내 교장선생님과 의무라이더 정선생님이 오시고…
교장선생님께서 물로 소독을, 정선생님께선 응급약품으로 치료를, 창열형은 자전거를 세워주신다.
다행이도 넘어진 곳의 노면이 아주 좋았던지라 허벅지와 왼쪽팔에 찰과상만 입는다.

지금까지 다치신 분들이 치료를 받는 것만 봐 왔다가 내가 직접 치료를 받으니 더더욱 정선생님의 고마움이 느껴진다.
다시한번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자빠링의 휴유증이 이내 몰려온다. 넘어질때까지 앞의 기어를 절대 1단으로 놓지 않고 최대한 무게를 실어
페달링을 했건만 앞에 나오는 업힐에서 바로 1단으로 내려버린다. 갑자기 즐기던 라이딩이 안전하게
차까지 도착을 해야한다는 생각과 종종 찾아오는 통증으로 이내 몸이 지친다.

자빠링과 상처치료로 인해 맨 뒤에서 달리는데 저멀리 휴식장소가 눈에 들어온다.
드디어 고대하던 점심식사였다. 벌써 코펠에서는 다익은 불고기의 냄새가 주변에 진동하고 있다.
아픈 몸에도 얼른 나의 밥과 반찬들을 꺼내어 자리를 잡는다.

나 참… 아픈넘이 뭘 그리 잘 먹는지…
아침에 해장국집에서 제가 가져온 밥이 0.8인분이라 해서 그런지 이박사님께서 가져오신 밥의 1/3를 나에게
덜어주신다. 절대 마다하지 않고 다시 불고기와 밑반찬을 곁들여 먹는 나를 이제와서 돌아보니 불과 20여분전에
땅에서 내동댕이쳐진 내가 아니었다.

과식과 함께 왜 앉아 있는 것보다 서있는 것이 편한지 평생 절대 모르실 분들께 친절하게 설명을 드리고
대략 20여분동안 충분한 휴식을 취한후 다시 달리기 시작한다. 확실히 빡신 업힐보다는 낮은 업힐이 이어지니
과식후에도 다른때보다는 그다지 힘들게 느껴지지 않는다.

허나 식사를 하는동안 완전히 날씨가 바뀌어있었다. 구름이 완전히 걷이고 강렬한 햇빛이 내려쬐며 그늘이 없는
임도는 벌써 지열을 내뿜고 있었다. 간간히 바람이 불지만 위, 아래에서 느껴지는 열기는 배부른 나를 지치게
만든다.

모든 코스에는 역시 끝이 있듯이 어느순간 주위는 민둥산으로 변하면서 산아래로 마을이, 저멀리 우리가 달려왔던
반대쪽 산의 임도가 한눈에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모든 멈쳐서서 파란 하늘과 어우러진 산새를 바라보고 또
하루종일 달렸던 임도를 쭉 살펴봤다. 역시 앞만 보고 전진하다 지나온 길을 돌아보는 것은 뭔가 뿌듯한 맘을
가져다 준다.


라이딩 초반부에 멀리 바라보며 확인하였던 그 임도의 부분에 도착하여 이제는 반대쪽을 바라본다.


역시 똑딱이 카메라로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으신 준철형님


준철형을 위해 독사진을 찍어본다. 멋지다.

거기서부터 양동까지는 모두 내리막이며 얼마 남지 않은 거리였다. 하지만 마을전까지 자갈길이었는데 그렇게
자갈이 무서웠던적이 없었다. 역시 자빠링의 기억때문이라… 뒷바퀴가 조금만 슬립을 일으켜도 내 맘은 콩알만해지고
속도를 늦춘다. 결국 최대한 저속으로 안전라이딩 모드로 전환하다.
내심 언젠가는 이번 자빠링의 기억을 잊고 다시 과감한 다운힐을 감행하리라 다짐한다.

그렇게 양동 농협으로 돌아와 교장선생님께서 주신 만원으로 만원의 행복을 느끼러 하나로마트에 들어간다.
시원한 냉장고안에 있는 모든 맥주를 더듬어봐도 이상하게 시원한 느낌이 안든다.
설마 냉장고는 이렇게 시원한데 하며 결국 맥주 3캔과 음료수를 샀는데…
된장. 세상에서 젤 맛없는 맥주였다. 입맛만 버렸다.

그 와중에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준철형이 잔차를 타고 귀가하신다고 한다.
설마…
하지만 모든 일행이 떠나는 그 순간, 준철형은 주차장에서 손을 흔든다. 역시 짐승이다.

주현이형이랑 오는 내내 수다를 떤다.
운전자를 위한 완벽한 배려다. (절대 정선생님 들으시라고 하는 말 아니다. ㅋㅋㅋ)
어찌나 서로 재미있게 웃고 떠들었는지 쉽게 서울에 왔다.
중간에 일이 생겨 수지 본가에 잠시 들러 주현이형한테 미안했지만 그래도 마지막에 약속한 시간에 내려드릴 수
있어서 내심 기뻤다. 하지만 나의 결벽증을 들켜버려 좀 무안하기도 했다. ㅋㅋ

귀가하여 와이프한테 한소리 듣는다. 메디폼이 붙어있어 가볍게 넘어간다.
그러나 웃으면서 허벅지도 보여주니 그러면서 그런게 타고 싶냐고 묻는다.
아마 지지난주 이박사님의 상처를 와이프가 봤으면 아마 자전거 몰수 당했을 것이다. ㅋㅋ

그래도 뿌듯한 토요라이딩이었다.

8 thoughts on “[라이딩후기] 양동면 일대 <사진 有>

  1. 금번 라이딩에는 참석하지 못하였지만 공천규님 후기를 읽자니 눈앞에 벌어지는 듯 하네여… 참 잼난 후기입니다. 헌데 위 사진중 우리의 뽐뿌대왕님께서 다시 한번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시는 장면이 보이네여 ^^ 빠져들면 헤어나기 힘들죠…. 앞으로 블러형제들의 떼거리 잔차질을 기대해 봅니다.

  2. 내 사진 넘많이 나온듯하여 부담 만빵이다. 내 카메라 보다 천규카메라가 아무래도 더 낳은듯한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들 때깔이 아름답다. 사진찍느라 고생했고 살아넘치는 아름답고 끈적끈적한 후기 쓰느라 애 많이 썼다. 넘 고마울 따름이다. 담에는 사진기 안들고 가도 천규만 믿으면 될런지 싶다.^^ 잔차 몰수 당하지 않게 잘 둘러대길 바란다.^^

  3. 올려주신다고 한 후기를 하루 늦게 읽어보네요. 당연, 후기 작업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이제나마 올려주신 것을 너무 감사드립니다. 결석 한 사람은 이렇게라도 함께 했었던 듯한 착각에 사로잡혀 즐거움을 공유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

    참, 그리고 받으신 뱃지는 비닐봉투 안에 다른 종류 2개 2개 있는 것이 천규 씨 것입니다. 물론 눈치채셨겠죠? ^^

  4. 월요일 예상치 못했던 회식으로 과음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후기가 하루 늦어졌네요.^^ 그리고 보내주신 뱃지 벌써 눈치채고 잘 챙겼습니다. 감사합니다.

    준철형님… 저는 이동루트에 관한 정보가 아닌 그저 재미나는 그때그때의 장면을 카메라에 담고 있으니 형님께서도 계속 사진역할을 해주셔야 합니다. 저 혼자 하라면 부담스러워 아마 라이딩 자체를 안할꺼라는… ㅋㅋㅋ

    그리고 블러형제들… 듣기 좋습니다. 조만간 꼭 함께 라이딩 하시지요.^^

  5. 자빠링의 추억은 빨리 던져버리는게 좋은데…난 첫번째 두번째 라이딩에서 자빠링한 기억이 아직도 남아있어서^^*

  6. 그나마 그정도로 신고한 것이 다행이여
    허나 자빠링 기억은 오래가지롱~ 흐흐

    이렇게 색 다른느낌의 후기를 보는 즐거움을 갖게 해준 것에 고마움을 전합니다.^^

  7. 자빠링의 휴유증이 계속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나마 추석연휴로 한주 쉬어갈 수 있어 다행이고요. 위의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자빠링 이후에는 맨 마지막에 경치 좋았던 곳을 제외하고는 단 한장의 사진도 없네요. 생각해보니 사진 찍을 의욕도 없었나 봅니다. ㅠ.ㅠ

  8. 적당하 시간에 들어갔어요..집앞까지 데려다줘서 고마울따름입니다…
    후기가운데 “과식과 함께 왜 앉아 있는 것보다 서있는 것이 편한지 평생 절대 모르실 분들…”정말웃꼈다는^^ 이 비밀을 알다니..역시 고수..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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