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딩후기] 흥정산 이쪽저쪽 <사진有>

일시 : 8월 27일 토요일
거리 : 44.5km
라이딩타임 : 3시간 45분
코스 : 생곡리 → 구목령 → 흥정계곡 → 장곡현 정상삼거리 → 생곡리

이제는 토요일 새벽 4시 기상이 습관처럼 되어버렸다.
또한 토요라이딩을 위해서 매주 금요일은 꼭 약속을 잡아 술한잔을 했었는데 이제는 출근후
바로 귀가하여 자전거 간단 정비를 하고 11시쯤 잠자리에 든다.
친구놈들 역시 제가 자전거를 탄지 한두달이 지나니 금요일에는 아예 저한테는 연락도 안한다.
이젠 알았나보다. 내가 자전거에 미친것을… ㅋㅋㅋ

이번 라이딩은 단촐한 7명이다.
그래서 그런지 출발부터 라이딩내내 휴식시간도 그랬고 모든 일정이 빠르게 진행되었다.
출발을 하고 아침식사를 해결할 식당을 찾으면서 원초적인 이야기까지 하게된다.
도대체 5시 30분쯤이 해장국집의 가장 중요한 시간일텐데 문을 열지 않은 집들은 언제 장사를
하려는지 궁금하다 라는 내용부터 간판만 켜놓고 정작 영업을 안하는 집을 원망하는 내용까지
그렇게 5명이 탑승한 미니밴속은 아침 이야기꽃이 피어난다.

카풀을 한지 두번째. 첫번째는 보조석에서 기쁨조가 되었었고 이번에는 맨뒷자리에 긴좌석을
혼자 차지했다. 내심 편안하게 자보리라 생각했는데 멍석을 깔면 역시 안되나보다.
홍천까지 멀뚱멀뚱 창밖만 바라본다.

이윽고 일행은 구수한 시골냄새와 벼가 익어 고개를 숙인 어느 마을에 도착하고 이내 부지런히
준비를 하여 평소보다 빠른 8시 30분쯤 라이딩을 시작하게 된다.
역시 초반 30여분은 풀리지 않은 다리 근육이 온몸을 뻐근하게 만들지만 어느덧 초반 업힐을
진한 육수를 마구 흘려가며 오르면 그런 근육의 느낌은 사라지고 만다.


생곡리에서 출발을 하는 R#팀


생곡리의 아침은 고요하고 아름다웠다.

응봉산 라이딩을 시작으로 강원도 임도의 묘미를 제대로 느끼고 있다.
특히 매주 새롭게 이어지는 미지의 코스는 더욱 여름의 퐁당 물놀이와 함께 더욱 즐거움이 더해가고
특히 사람의 손길이 거의 닿지 않은 오지의 계곡의 아름다운 모습과 물은 아직도 그 하나하나가
머리속에서 생생하게 기억된다.


매번 무거운 카메라를 지고 사진을 찍으셨던 준철형님. 오늘은 나와 같은 똑딱이를 준비하셨다.


이종화박사님과 준철형님은 늘 지도와 GPS를 보며 길을 확인하고 다시 찾을때를 대비하여 꼼꼼하게
모든 데이터를 기록하신다.


어느덧 구목령이 가까워졌다. 산새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그늘에서 휴식을 취한다.


구목령에 다달아 임도를 큰 나무가 막고 있다. 위의 절벽에서 굴러떨어진듯 하다.
자전거라 모두 가볍게 들고 넘는다.

구목령까지 계속 이어지는 업힐이 지루하기 보다는 옆으로 계속 펼쳐지는 강원도의 산새를 보고
시원한 계곡의 찬기운을 느끼며 오르니 즐겁기까지 하다.
(사실 중간중간에 힘든 부분도 있었다. 그럴때마다 주중에 결코 술을 안마시리라 다짐에 다짐을
하건만… 이번주에 벌써 이틀이나 술약속이 잡혀있다.ㅠ.ㅠ)

구목령에서 흥정계곡으로 이어지는 길은 넓고 잘 다져진 길로 다운힐의 묘미를 더욱 느낄 수 있었다.
또한 풍부한 수량과 아름다운 모습이 계곡과 함께 내려오니 눈마저도 즐거웠다.
하지만 지난 몇주동안 너무나도 환상적인 계곡을 많이 봤고 느꼈고 뛰어들었기에 큰 감흥까지는
아니었다.


구목령에서 흥정계곡으로 내려오는 환상적인 딴힐구간에서 김소장님


정선생님의 힘찬 딴힐


늘 사진을 찍으시느라 정작 본인의 사진이 없어서 준철형을 위해 앞으로
계속 카메라를 지참하고 라이딩을 하려한다.


달리기에 최고였던 구목령에서 흥정계곡으로 이어지는 임도

이번 라이딩을 출발하기전 이박사님의 공지를 보고 ‘흥정계곡’ 을 어디서 많이 들었는데 기억을
못하다가 이 계곡이 휘닉스파크 뒤에 있는 최근에 많이 유명해진 계곡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그리고 홍천쪽에서 진입을 하여 산을 넘어 봉평쪽으로 내려온다는 것이 그저 신기했다.
여기서 신기하다는 말은 차가 다니는 도로는 많이 돌아서 가야하는 두지역이나 산의 1,000m 고지를
통해 바로 넘어가서 그렇다는 말이다. 누가 이렇게 갈 수 있는 길이 있다고 생각이나 할까???


역시 흥정계곡의 상류는 사진으로 제대로 표현되지 않을만큼 깨끗했다.


흥정계곡 하류에서 진입하면 구목령과 불발령으로 갈라지는 삼거리에서 휴식을 취한다.


삼거리에서 바라본 흥정산. 왼쪽으로 구목령이 있는거고 오른쪽 어딘가에 불발령이 위치한다.

흥정계곡 말미에서 휴식을 취하고 봉평에서의 막국수는 가을라이딩때로 기약하고 다시
불발령쪽으로 페달링을 한다. 휴식이 길었는지 안장에 앉은 나의 X고가 좀 아퍼한다.
역시 지난주 라이딩을 쉬고 주중에도 그 좁다란 안장에 앉혀보지 않았던 X고가 바로 반응하는
것이다.

불발령으로 오르는 초입에 많은 펜션들이 자리하고 있다. 그 건물만으로는 참으로 예쁘고 숙박을
해보고 싶은 맘이 생기나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과는 너무나도 쌩뚱맞은 건물들이라 오히려 전체적인
자연의 아름다운을 헤치는 것 같다. 지친 마음에 별생각을 다하면 여전히 다리는 힘든 페달링을
계속 하고 있다.

선두조와 조금씩 거리가 생기고 이내 시야에서 사라진다. 나만의 페이스로 열심히 달리지만
역시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힘이 들고 휴식이 간절해진다. 선두조도 비록 짐승분들이지만
비슷하게 힘듦을 느끼시나보다. 휴식이 간절해지는 지점에 꼭 휴식을 취하고 계신다.
이런 휴식은 얼마나 꿀맛인지 모른다. 또한 각자의 가방에서 나오는 파워귤, 파워육포 등은
아주 별미다. (라이딩의 반을 지나서 나오는 모든 간식은 모두 파워라는 접두사가 붙는다.
왜그런지는 직접 라이딩을 해보면 안다.) 그리고 옆에서 흐르는 맑은 계곡물은 겁나게 차고 맛있다.
역시 파워물이다.


중간중간에 이렇게 임도옆으로 흘러내리는 맑은 물로 인해 더위도 식히고 식수도 보충한다.
물맛은 가히 끝내준다고 자부한다.

새로 생긴 임도인지라 도로면이 많은 비로 인하여 간간이 물길은 있으나 고운 모래가 단단하게
닦여진 비단길이다. 경사 또한 급하지는 않으나 지루하게 이어진다. 일정한 기어비와 일정한
페이스로 꾸준히 오르니 저앞에서 선두조의 목소리가 들여온다.

늘 다운힐에서는 엄청난 속도로 선두조로 내려오지만 업힐에서는 늘 뒷전이다.
그러나보니 언제쯤 휴식장소가 나올까 내심 기대를 하며 업힐을 하는 것도 하나의 습관이 되었다.
그런 행동에 가장 큰 힘이 되는 것이 바로 선두조의 이야기 소리이다. 그런 소리가 들리는 것은
저앞에 휴식장소가 있어나 어느정도 고지에 올랐다면 정상이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개골의 마지막 업힐에서도 그랬고 이번 라이딩에서도 크게 힘들지는 않았지만 멀리서 들려오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나의 페달링을 더욱 힘차게 만든다.


장곡현 정상삼거리에서 우리가 올라온 흥정계곡쪽 임도를 찍었다.
보기에도 고운 노면이 비단길이라 할만하다.


역시 정상삼거리에서 이박사님과 준철형은 표지판과 지도를 놓고 데이터를 수집하신다.


업힐뒤에 또 다운힐만 남긴 곳에서의 점심은 진짜진짜 꿀맛이다.

그렇게 우리는 이제 다운힐만 남겨둔 장곡현 정상삼거리에서 점심식사를 해결하고 신나게
딴힐을 한다. 도중에 이박사님께서 심한 부상을 당하셨다. 바로 뒤에서 그 장면을 목격한지라
내심 나머지 딴힐에 주위를 하며 달린다. 어느덧 임도는 끝이 나고 민가와 잘 닦여진 아스팔트가
기다리고 있다.


부상후에 딴힐에 여념이 없으신 이박사님. 오른쪽 팔에는 정선생님께서 해주신 응급처치의
붕대가 보인다.


뒤를 따르시는 앰블런스 정선생님… 요즘은 정선생님이 계시기에 부상에서도
마음만은 든든한 것이 사실이다.


드디어 임도가 끝이나고 중곡동 입구가 나온다.


중곡동을 지나는 R#팀

그렇게 마을 내려와 다시 국도를 타고 출발점으로 복귀하니 2시 30분이 조금 안되었다.
오랜만에 이른 복귀다. 코스가 지난 몇주보다 수월했던 것이 사실이고 단촐한 인원으로
진행도 빨랐다. 마을어귀의 냇가에서 간단하게 씻고 홍천의 한 휴게소에서 팥빙수로 피로를 달랜다.
저녁식사는 서울에서 월남쌀국수로 결정되어지고 열심히 서울로 올라오던 중 어느덧 메뉴가
가을 전어로 바뀐다.

상큼한 전어무침과 고소한 전어구이를 먹고 평소보다 이른 귀가길에 오른다.

1. 역시 똑딱이 카메라라 찍은 사진중에는 촛점이 맞지 않은 사진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다음부턴 더 잘 찍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아쉽게도 이건찬선생님과 주현형의 개인사진이
   없네요. 다음에는 신경쓰겠습니다.

2. 오늘 오케이바깥에서 가방하나 질렀습니다. 그 날 맨 가방은 무식하게 커서리…

3. 주현이형… 잠실에서 집까지 차 많이 막히셨나요? 저는 고민끝에 가락시장 앞으로 해서
   다시 삼성병원 앞을 지나 양재 현대사옥을 지나 우면산 터널을 지나 반포까지 오니
   딱 40분 걸리더군요. 다음부턴 올림픽대로 차 막히면 이쪽으로 다녀보심이…

4. 이박사님의 부상이 어떠신지 무척 궁금합니다. 괜찮으신지요?

모든 분들 수고하셨습니다.

6 thoughts on “[라이딩후기] 흥정산 이쪽저쪽 <사진有>

  1. 이렇게 두분의 후기가 각기 올라오니 색다른 맛이 납니다.
    같은 곳을 다녀왔지만 다른 느낌과 표현에 읽는 즐거움이 배가 되었습니다.^^
    후기 잘 봤습니다.

  2. 천규 똑딱이가 내꺼보다 더 낳은 듯 싶다. 물론 찍사자질도 훌륭하고.. 맨날 찍다가 찍힌모습 보니 새롭기도 하네.. 사진 정리하느라 고생한 흔적이 역력하네.. 자알보고 읽고 간다.^^

  3. 다들 글도 잘쓰시네요. 그리고 주차장 같았던 올림픽대로.. 제가 훨씬 늦게 귀가한듯^^ 그리고 사실 저 역시! 선두조의 이야기소리가 너무 반갑다는 표현에 200% 공감합니다 ㅎㅎ

  4. 천규 님의 후기에도 이제 본격적으로 사진까지 같이 올라오는군요. 이젠 라이딩 뿐만이 아니라 라이딩 후 작업까지 점점더 자전거에 투자하는 시간이 안과 밖으로 많이 늘어나겠네요. ^^;

    가보지 못한 곳을 여러사람의 후기로 여러 각도에서 체험을 해보니 좋네요. 잘 읽었습니다. ^^

  5. 제 불찰로 인한 부상으로 라이딩 분위기까지 가라앉게 하여 거시기 합니다.
    어찌어찌 병원에 까지 갔더니 붕대로 싸매는 통에 더디 아물고 있습니다.
    토요일 쯤이면 멀쩡한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문안 감사합니다.

    후기를 통해 산에 있는 듯 상쾌한 느낌을 언제라도 가질 수 있어 좋습니다.

  6. 텍스트 위주의 라이딩후기를 쓰다가 지난번 정선생님께서 사진도 함께 있으면 좋겠다 하셔서 이번부터 똑딱이를 지참하였습니다. 가방 앞에 매달고 타니 라이딩 도중에 사진 찍는 것이 별 무리가 없더군요. 앞으로 가능한 계속 준철형과 함께 사진이 있는 후기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저역시 사진찍기를 좋아하는지라…
    그리고 이박사님께서 괜찮으신듯하여 무척 다행입니다. 어째튼 이렇게 두편의 후기와 많은 분들의 댓글로 주중까지 지난 라이딩의 느낌이 계속 이어지는 것 같아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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