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딩후기 [아침가리골]

일시 : 8월 6일 (라이딩시간 : 4시간 39분)
거리 : 36.3km
코스 : 강원도 인제 아침가리골 ~ 구룡덕봉

전날 일찍 자야지 하면서도 결국 12시 30분이 되서야 잠을 청했다
새벽 4시에 울리는 알람소리에 카멜백에 물만 가득 채우고 동북고에 도착, 5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인제를 향해 출발하였다.

홍천에서 그리 멀리 않은 거리라 생각했던 나였기에 철정검문소를 지나 방태산 휴양림까지
60여km가 남았다는 이정표가 좀 놀라웠지만 그래도 새로운 곳을 향해 간다는 것이 내심
기대감이 부풀게 한다.

휴양림입구에서 조경동까지 이어지는 큰고개를 차로 넘어가면서 사전에 코스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숙지하지 않았기에 내심 잔차를 타야하는 곳을 이렇게 차로 올라가 주시는
선두차에 얼마나 고마워 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결국 비포장도로로 인해 마지막 죽음의
업힐이 되었던 그 고개 정상에 차를 세우고 신나는 다운힐로 오늘의 라이딩이 시작된다.

조경동을 지나 옆으로 물은 잘 보이지 않으나 엄청난 수량이 흐르고 있음을 소리가 알게 되고
도로 중간중간에 고여있는 물을 지나면서 재미있는 코스라 느끼기 시작하는데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그 날 그렇게 많은 물은 건너며 또 자전거를 타고 직접 건너기까지 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무너진 다리 옆으로 준철형이 과감하게 물크로싱을 성공하시면서
돌아올때는 나역시 도전하리라 맘을 먹었는데 그 뒤로 바로 이어지는 여러번의 개울건너기로
신발은 흠뻑 젖어있었다.

너무나도 맑은 물과 계곡이 계속 나타나며 아직 사람들의 손길이 별로 닿지 않은 아침가리골의
자연경관에 감탄하며 시원한 목욕탕 계곡이 있는 곳에서 점심을 먹는다.

그리고 이어지는 구룡덕봉로의 업힐…
사실 그렇게 힘들꺼라 생각하지 못했다. 경사도 경사지만 바닥의 큰 돌들은 결국 구룡덕봉까지
80%를 끌바와 달바로 일관하게 만들었고 단지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면서도 내려올때 어찌
이곳을 잔차를 타고 내려올 수 있는가 하는 반문의 연속으로 나의 입은 계속 중얼거렸다.

언젠가는 나오는 정상… 결국 저멀리 정상이 보인다.
어렵게 올라 그대로 주저 앉는 순간 멀리 먹구름이 몰려오며 하늘이 심상치 않다.
휴식도 잠시뿐 이제는 다운힐 준비를 위하여 안장은 최대한 낮추고 서둘러 다운힐을 시도한다.

출발한지 대략 1분이 지났을까 열심히 달리고 있는데 갑자기 머리위로 번개가 찌지지직
소리와 함께 지나간다. 얼마나 놀랐는지 그대로 임도옆 풀숲으로 들어가 버렸다.
골프장에서 종종 벼락은 맞았다는 기사를 보았기에 내 잔차 역시 금속인지라 그 순간 얼마나
무서웠는지 모른다.

이내 엄청난 소나기가 쏟아지고 올라오며 보았던 수많은 돌무더기는 미끌미끌한 위험요소로
변해버렸다. 하지만 풀샥의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었던 코스였으며 과연 타고 내려올 수 있을까
생각했던 그 길이 어찌나 재미나고 흥미진진한 다운힐 코스가 되었는지 모른다.

그렇게 힘차게 다운힐을 감행, 결국 점심식사를 했던 장소로 도착하였고 계곡목욕탕에 퐁당
뛰어들어 더러워진 몸과 지친 근육을 식혀본다.

업다운이 없는 숲터널을 다시 달려 조경동에 도착, 마지막 남은 업힐로 향해 페달링을 하는데
이내 끌바로 수단을 바꾸게 된다. 시간은 늦어늦어 저녁 7시가 가까워오고 그렇게 힘들게
끌바와 마지막 페달링으로 차가 있는 곳에 도착을 하며 그동안 가장 힘들었던 아침가리골의
라이딩을 마친다.

늦은 시간에 저녁도 늦게 먹고 빗길을 운전하는데 정말로 힘들어 죽는줄 알았다.
이건찬 선생님께서는 잘 모르셨겠지만 증말 졸려서 두 분 부릅 뜨고 겨우겨우 서울에
도착했는데 다음에는 좀 무모한 운전은 삼가해야겠다.^^

1. 2주간 단 한번도 페달링 없이 이번 라이딩에 참석을 했더니 역시 너무너무 힘들더군요.
   늘 선배님들께서 말씀하셨듯이 한주를 쉬면 분명 그 다음번에 더 힘든 라이딩을 하게 된다는
   것을 몸소 깨닫고 왔습니다.

2. 아직도 끈기있게 페달링을 오랫동안 못하는 것 같습니다. 지구력을 키워야 할 듯…

3. 앞트레블을 최대한 올리고 안장을 최대한 낮추어 내려온 이번 다운힐에서 핸들 조작법과
    브레이크 사용법에 대해서 많은 경험을 하였고 특히 그런 경사와 도로상태에 대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 큰 소득인 것 같습니다.

6 thoughts on “라이딩후기 [아침가리골]

  1. ㅋㅋ 천규씨 후기가 너무 웃기네! 벼락에 겁 먹고 숲으로 피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니 그 모습 볼만 했겠습니다 누구 본 사람 없나요. 이번주에는 휴가라 어쩔수 없이 가족과 보내야 할 거 같아 또 불참인데 다음 라이딩때 함께 하자구요.

  2. 그 벼락 ….정말 무서웠습니다…공천규님! 집이 이렇게 가까운지 몰랐네요..주중에라도 시간되면 라이딩하며 체력은 늘리고 체중은 줄여 보아요..

  3. 저도 일행하고 헤어지는 매봉령갈림길에서 머리위에 벼락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머리위에서 번쩍대며 빠자작하는 그 소리가 얼매나 끔찍하던지 오금이 저리더군요… 천규가 풀숲으로 다이빙했다는 심정이 이해 되더군요. 죄지으며 살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또 해보게 되더군요.. ^^ 암튼 이번 라이딩 저에겐 아주 각별했습니다. 두고두고 잊지못할 라이딩이었습니다. 글 잘읽었네 천규..^^

  4. 유선생님… 이번에 함께 못 하셔서 아쉬웠습니다. 다음엔 2기 모두가 함께 똘똘 뭉친 모습으로 라이딩 하시지요. 주현이형… 주중에 남산라이딩을 종종 한답니다. 그 때마다 연락드릴께요. 이번주는 보고자료가 있어 주중 내내 야근을 해야할듯 싶습니다. 준철형님… 사실 위의 글보다도 정말로 무서웠답니다. 특히 잔차가 금속이잖아요. 저도 모르게 핸들이 풀숲으로 향해지는 것이 아무래도 죄 많이 짓고 살았나 봅니다.^^ 저역시 두고두고 잊지못할 라이딩이었습니다.

  5. 졸린 것 압니다. 달리는 차에서 잠을 못 자는 편인데 저도 눈거플이 너무 무거워 내리고 ‘이 비 그칠 것인가? 않으면, 그 대책은?’에 골몰 하였습니다. ^-^
    야간 우중 국도 운전은 최악의 상황이지요. 서울 다와서 과속방지턱 앞에서도 속도가 줄지 않을 때면 내 발은 허무한 브레이킹을 하였답니다. 운전대를 넘겨 받았으면 하는 맘이었지만…
    앞으로 너무 멀리 가지 않았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이 있을 뿐입니다.

  6. 헉! 이선생님께서 저의 운전에 상당히 두려워 하셨었군요. 죄송합니다.^^
    담에 꼭 일찍 예약이 되시어 가라방에 탑승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저도 이참에 가라방에 함 타볼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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