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심야 안양 – 속초 홀로라이딩

토요일 후배 결혼식이 있어 마포에서 결혼식을 참석하고..
집으로 돌아와 보니 오후 4시가 다 되어 간다.
갑작스레 장거리 라이딩이 가고 싶다는 욕구가 울끈거린다.
워낙 계획없이 다니는 지라..
남쪽으로 무작정 가서 가서 퍼지면 버스타고 오리라 생각한다.
예전에 천안을 당일 왕복으로 다녀온 기억이 있어.. 1번국도는 영 망설여진다.
군포쪽으로 내려가 39번 국도를 타볼까도 생각해 본다.
하지만 새로가는 길에 대해 정보가 워낙 부족해..
내가 아는 속초길을 선택해서 무작정 떠나기로 한다.

타이어만 1.25로드 타이어를 끼우고..
가방은 간단하게 물백과 간단정비도구, 휴대폰, 신분증, 현금정도만 챙긴다.
밤새도록 타고 가다 새벽에 속초터미널에서 첫차타고 올라오는 것이 이번 급조된 계획의 핵심..
아쉬워 하는 3반장을 뒤로 하고 출발..

일단 분당을 거쳐서 가는 것은 갓길도 비좁고 가는길의 교통량이 많아 포기..
가장 안전한 코스인 과천-양재천-탄천-한강고수부지-팔당쪽으로 코스를 잡는다.
광진교쪽에서 팔당까지 가는 코스는 오늘 첨가보는 코스다..

인덕원에서 과천까지는 내가 아침마다 자출하는 코스..
과천시내 가운데에서 고수부지에 올라탄다..
오후가 되어 더위가 적당히 가라앉은 상태..

로드타이어는 과천 고수부지의 노면이 울퉁불퉁함을 여지없이 내몸으로 전달한다.
이런 노면상태는 한강고수부지까지 갈때도 거의 지속된다.
자전거 도로라고는 하지만 노면에 깔아놓은 포장재료는 거칠기 그지 없다.
자전거 도로를 계획하고 만드는 담당자들의 전문성과 섬세함이 절실하다.

몸풀기 위해 천천히 양재천변을 지나고 잠실운동장변의 탄천을 거쳐 한강고수부지에 도착한다.
그대로 쉬지 않고 한강고수부지에 오르니 노면이 진정된다.
로드타이어의 진가가 발휘된다. 적당한 탄력만으로도 속도는 유지되고..

광진교를 지나도 일요일 오후의 고수부지 인파는 제법많다.
자전거가 유독 많이 눈에 띈다.. 헬멧을 안쓰고 타시는 분들이 여전히 많다.
인구는 점점 느는데 안전장구없이 다니는 분들도 많아 큰사고의 위험은 상존한다.
고수부지에서는 조심해서 안전라이딩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광진교를 지나서는 사람의 인적이 뜸해진다.
동호회 단위 분들이나 팔당쪽으로 찍고오는 반대편 라이더분들이 많다.

속도에 신경쓰지 않고 심박수 75%이하로 천천히 라이딩한다.
왼쪽의 아름다운 강변풍경을 만끽하며 팔당을 향해 달린다.
중간중간 도로사정이 바뀌는 구간에서는 속도와 안내에 유의하고..
오는 도중 고수부지 인파로 인한 스트레스는 팔당 미사리근처를 지나면서는 여유로움으로 바뀐다.
해는 점점 가라앉고 있다..

잔차도로가 끝나는 시점에 도착한다. 팔당대교로 이어지는 개천변에서 잔차도로는 끝나고..
제방위로 올라 대교로 올라타는 사거리에서 좌회전하여 대교앞 인터체인지를 우회하여
대교위로 오른다. 이코스가 맞는지 모르겠지만.. 그대로 차량과 함께 대교를 건너..
양평방향으로 내려선다.

봉안터널을 지나가거나 (구)도로로 우회하는 방법이 있는데..
그대로 터널로 지나기로 한다. 예전에 속초가시는 분들이 터널을 이용하는 것을 본적이 있다.
하지만 터널에 들어서면 바로 후회가 밀려온다.
갓길이 로드타이어에 적합하지 않다. 맨홀턱과 이물질, 좁은 노면으로 인해 최대한 천천히 지나야 한다.
콘보이 차량이 없는 라이더는 절대 터널구간을 이용하지 말기를 권한다.
다음에 갈때는 우회로를 이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아니면 용문역이나 양평역까지 잔차를 싣고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터널몇개를 공포를 느끼며 통과하고 나면 양수대교롤 내려가는 길이다.
이제야 살아있음을 느끼며 시원하게 내려간다.
이미 어둠이 내려 주위는 캄캄하다.
MC-E왈바라이트를 점멸모드로 해놓고 진행한다.
뒷쪽배낭에 달고온 후미등도 잘 들어오는 지 수시로 확인..
야간 라이딩에 라이트 없이 가는 것은 목숨걸고 가는 것과 다르지 않다.

집에서 나와 한번도 쉬지 않고 달려온 지라 몸이 찌부등하다.
콩나물 해장국집 옆 찐빵집에서 만두와 찐빵을 구입하여 비상식으로 배낭에 넣는다.
이온음료 두통도 물백에 보충..

국수리 콩나물해장국집에는 주인장혼자 자리를 지키고 있다.
8시반에 문닫는다는데 다행히 늦진 않았다.
늘 먹는 만두국에 밥한공기 시켜서 뚝딱해치운다..
속초가기에는 다소 부족한 열량이긴 하지만 든든하다.

얼마나 달려 왔는지 얼마나 가야하는지 속도계며 거리계는 관심밖이다.
길은 이미 알고 있고.. 어디가 어딘지 훤히 알고 있는지라..
아무것도 필요없다..
단지, 핸들바에 거치한 아이폰에서 흘러나오는 명작팝송 200곡을 들으면서 간다.
유일한 친구이자 동반자.. 외장형 배터리 10000ma짜리 꽂아놔 배터리 걱정도 없고..ㅋ

야간라이딩은 이미 자출때나 랠리때 이골나게 한지라..
별로 부담은 없는데 장거리 로드라이딩은 패턴이 다소 틀리다.
너무나도 단조롭기만 하다.
껌뻑거리는 LED라이트에..
도로가 보였다 안보였다..
다리에 부하가 걸리면 기어를 낮추고..
절로가면 딴힐이고.. 가로등 없는 지역은 완전한 암흑이고..
터널구간은 지옥이다..ㅠㅠ

심박수는 알람으로 해놓아.. 65%~75%를 넘거나 내려가면 절로 삑삑거린다.
되도록 목표심박수내로 라이딩하기 위해 소리면 나면 부하를 조정한다.
그 덕인지 별로 숨가쁜 라이딩 없이 달리고 또 달린다.

중간에 쉰곳은..
불이 모두 꺼진 다대휴게소.. (요즘 휴게소들이 경춘고속도로땜시 거의 휴업상태인 듯..)
구성포휴게소.. 이온음료 두통, 원두커피하나, 물두통 보충..
팜파스휴게소.. 따듯한 원두커피에 카스테라빵하나.. 여긴 시설이 좋았다.. 의자에서 푹쉬고 간다.
인제 수변공원벤치.. 누워서 한 10여분 눈붙였다.. 시원한 강가라 모기도 없다.,ㅋ
한계리 설악휴게소 어린이 놀이터.. 준비해간 찐빵과 만두먹었다.
여긴 거의 모기밭.. 5분동안 10방은 물린 것 같다..ㅠㅠ
미시령정상.. 야경구경만 하고 그대로 속초로 내려갔다..
써놓고 나니 제법 많이 쉬었다..ㅋ

중간중간 업힐은 그저 심박수 범위를 넘지 않으려고 천천히 가볍게..
딴힐은 낼수있는 최속으로 쐈다..

한계리 삼거리에서 황태덕장삼거리까지 길이 새로 났다.
한계리삼거리를 조금 지나면 용대터널(한계터널이라고도 한다.)이 나오는데..
잔차 통행금지 팻말이 보이는 곳에서 오른쪽 굴다리로 내려가 구길을 찾아가야 한다.
구길이 끝나면 터널과 나오는 곳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

난 굴다리를 지나 (구)도로로 가다 다시 큰길로 잘못 합류하여..
용대터널을 지나서 가야했다.. 업힐에다 무진장 긴 두개의 터널로 되어 있다.
용대터널은 비추천한다.. 반드시 구도로로 가시길.

터널을 간신히 빠져나와 4차선길을 계속 진행..
백담사입구를 지나 간성으로 갈라지는 용대삼거리를 지난다.

차츰 업힐경사가 심해진다. 열심히 도로를 따라 미시령터널 팻말을 보면서 가다보면..
미시령터널직전 (구)미시령도로 쪽으로 우회전하여 빠져나와
굴다리를 지나 본격적인 미시령 업힐을 시작해야 합니다.
이젠 거의 다리가 풀려서 업힐시 페달에 힘이 안들어 간다.
1:2로 놓아도 힘이 없을 정도..
내려서 한참을 끌고 오르다 타다.. 미시령정상에 도착한다..ㅎ
<미시령정상에서 바라본 속초야경.. 굉장히 무성의한 사진이다..ㅋ>

미시령정상에서 속초 야경을 감상하곤..
이내 속초로 내려가는데 헤어핀의 커브가 날 반겨준다.
차 한대도 없는 미시령 딴힐은 말그대로 오늘 라이딩의 정점..
1.25의 타이어는 마치 스케이트를 타고 빙판을 가르듯이 도로를 타고 돌아간다.
시원스럽게 내려가면 속초시내..

새벽 5시반에 고속터미널옆 해장국집에서 막걸리에 해장국하나 먹고..
터미널에 도착하여 차표끊어놓고 기다린다. 애쓴 나의 애마..

알딸딸한 상태에서 일요일 아침 6시반 고속버스편으로 경부터미널로 복귀한다.

터미널에는 10시이전에 도착했는데..
여기부터 인덕원까지 가는길은 멀고도 멀었다..
뙤약볕아래 도심 20키로 라이딩이 심야 속초라이딩보다 더 힘들었다..ㅠㅠ

집에 도착하니 땀으로 범벅..
어제 오후에 나가 속초를 찍고 왔다는 것이 새삼 감개무량하다..
샤워후 밥먹고 3반장 툴툴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12시반경에 자리에 누워 단잠을 자고 일어나니 오후6시가 넘었다..

주말이 이렇게 다 가버렸다..ㅋ

라이딩의 결론은 딱 한가지..
장거리 심야 도로라이딩은 절대 하지 않겠다는 결심..
12시간을 가로등 불빛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LED깜빡임은 사람을 거의 미칠지경으로 만듭니다.
왠만한 멍때리기 고수가 아니라면 쉽지 않더군요.

속초가는 길에 왠 오토바이들이 새벽에 많은지..
한대씩 굉음으로 지나갈때면.. 터널에서 겪은 트라우마가 자꾸 생각날 정도..
터널구간들은 거의 악몽.. 새로난 길이 특히 터널이 많았던지라..
왠만하면 터널을 우회하는 방법이 최선일 듯 싶습니다.

첫번째 터널은 봉안터널구간.. 구도로로 우회하는 것이 좋고..
용문터널은 우회로가 없어 그대로 지나가고..
인제터널은 터널직전 오른쪽으로 넘어가는 구도로를 넘어도 좋고..
마지막 한계리삼거리를 지나 나오는 용대터널도 구도로를 이용하고..
미시령터널은 당근 미시령고개로 우회하는 것이 좋습니다..

갓길이 비교적 잘되어 있지만..
구도로의 아기자기 한맛이 없이 고속도로 필이 나는지라..
아스팔트에 콘크리트 허연 낮만 보고 가야 하므로 낮에가도 지루하고 힘들것 같습니다.

심야라이딩의 장점이라면 도로가 한적하고 시원하다는 점..
그외에는 단점 투성이 입니다.,. 휴.

서울에서 속초방향으로 갈때 미시령정상까지는 꾸준한 업힐이구요..
오히려 미시령에서 출발하여 서울로 올때는 내리막이 더 많습니다..^^
속초에서 미시령올라서 서울로 오는 라이딩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ㅋ

즐거운 잔차생활 되시구요..
나중에 속초가실 분들 참고하세요.

코스는 인덕원-과천-양재천-탄천-한강고수부지-미사리-하남-팔당대교-국수리-양평-홍천-인제-한계삼거리-미시령-속초고속터미널 이었습니다.
거리는 223Km, 쉬는시간 포함 총소요시간은 12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