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밤
이박사님의 문자를 받았습니다.
‘야 내일 자전거 타러 가자’
라는…
금요일 비가 온다는 예보도 있어서,
거절할 요량으로 전화를 했다가,
얼떨결에 4시 50분 집합 하기로 약속을 해버렸습니다.
에이 까짓거 그냥 가지 뭐~
하는 생각으로 번개 예고 공지를 다시 살펴봤습니다.
리플이 많아서 꽤 여러명 가겠구나 싶었는데….
다시보니 으잉!
리플만 많고 가는 사람은
배사부님 이박사님 그리고 나
이렇게 꼴랑 3사람 입니다.
공포의 OD 랠리 멤버!
가 다시 모였습니다.
(나만 공포의 도가니…)
가지 말아야 겠다!!!
라는 생각이 퍼뜩 들어서
이박사님한테 다시 전화를 합니다.
전화를 해보니 늦은 밤 10시인데,
이제 저녁을 드시고 계십니다.
안간다고 하면 박사님 체하실까봐 ㅋ
또 박사님께서는 비 안온다고 걱정말라고 하시길래…
걍 간다고 하고 끊었습니다. -_-;;;
(마음씨 너무 좋은 웬선수 )
가져가는 잔차는 뭘로 할까?
배낭메고 이번에 새로 다시 조립한 나의 신생 블러로 갈까?
아니면 일본갈때 탔던 메리다 하드테일 + 패니어로 갈까?
고민이 되었습니다.
미천골때 배낭때문에 라이딩시 걸치적 거렸던게 기억이 나서,
신생 블러의 테스트 라이딩을 뒤로 하고
하텔 + 패니어 로 출격 하기로 했습니다.
더워서 잠도 설치고,
박사님댁으로 새벽같이 갔습니다.
글고 배사부님 픽업 하고,
여느때와 같이 아침은 콩나물해장국
그리고 익숙한 길을 달리다가…
목적지인 내린천 까지 갔습니다.
출발하기전에,
부식을 제 패니어에다가 옮겨 담고~
패니어에는 레인커버가 자체적으로 탑재되어 있습니다만,
미덥지 않으므로 비닐로 한번 더 싸주는 센스를 발휘합니다.
드디어 출발~!
읔
출발한지 10분만에 비내리기 시작합니다.
엄청 시골 산골 이라 그런지,
공기가 가을 공기처럼 차갑습니다.
손 차가운 사람 마음 따숩다고,
저는 마음씨가 좋아도 너무 좋아(앞에서 이미 증명)
몸이 전체적으로 냉한 체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체질이라는 말 쓰지 말랬는데..)
퍼뜩 드는,
저체온증에 대한 불안감이,
저를 일회용 우비를 집어들게 만들었습니다.
날씨가 춥긴 추운지,
저의 포텐셜 100프로를 사용하여야 따라갈 수 있는,
공포의 오디랠리 멤버 구성의
라이딩으로도 쉽게 체온이 달아오르지 않습니다.
한 30여분 그렇게 업힐을 한 뒤에야,
몸이 따듯해지기 시작했고,
그 뒤로도 일회용 우비를 입었다 벗었다 했습니다.
한 11시쯤 되었나?
배사부님이 점심 타임을 요청 합니다.
오늘의 점심은 이박사님 특제 샌드위치.
토마토의 향이 참 좋았습니다.
잘먹고 다시 출발.
야트막한 고개 두굽이 넘었나?
배사부님께서,
진행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라면 끓여먹고 가자고 하십니다.
저야 100프로 한계 주행을 하고 있으므로,
당연히 OK!
즐거운 라면 타임 입니다.
배사부님 티타늄 버너의 가격에 일동 감탄 합니다. (싸서)
그 와중에,
이박사님께서 넣으신 물의 양에,
라면 매니아로서 불만이 있으셨던 배사부님.
(매니아의 세계에서 용서 받지 못할 물의 양이라고….)
그 이후로 라면은 모두 배사부님이 끓이심.
ㅋㅋㅋ
라면 잘먹고,
계곡에 큰거 하나 시원하게 봐주고.
승상형님께서 항상 말씀하신 천연 수세식 화장실이 어떤건지 이번에 그 진가를 확실히 알게됨. ㅋ
또다시 고 고~
잠깐 이야기를 돌려~
이번에 일본갈때는,
하텔에다가 IRC Metro 2라는 1.5인치 로드타이어를 끼우고 갔었는데,
확실히 로드타이어가 잘나가긴 잘나갔었습니다.
밟는대로 나가는 기분이 들고, 질주감을 나름 만끽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 끼고온 2.2인치 타이어가,
천근만근 무거운 기분 입니다.
다음부터 타이어 살때 가볍고 잘나가는 놈으로 해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때 갑자기 이봉우사장님의 타이어 스폰이 있었다는걸 깨달았습니다. ㅋㅋㅋ
(이글을 보시는 사장님 타이어 스폰해주세용. ㅋ)
여하튼 2.2 타이어는 잘 안나간다는…
이야기가 나온김에 저의 잔차 호강기(?)를…
이번에 림브레이크가 달리고 싸구려 막샥이 달린 하텔을 타고 달려보니,
그간 제가 얼마나 좋은 자전거를 타고 다녔나!!
하는 생각이 라이딩 내내 들었습니다.
림브레이크!
물론 셋팅도 개판이었습니다만,
브레이크를 위해 필요한 손의 악력은 어께까지 굳어지게 만들었고,
유연하지 못한 상체때문에 사고도 나겠구나 싶었습니다.
또 제동시 물 묻은 림에서 나는 소리는 끔찍 하다는….
그간 진짜 무겁긴 하지만 검지 손가락 하나 까딱만 해도 제동력 하나는 왓따시 였던,
저의 브레이크가 얼마나 대단한 제품인가 그 진가를 확인 했습니다.
그리고 앞샥!
탈라스가 진짜 돈값을 합니다.
비싼 가격이지만 reasonable 합니다.
이놈의 후진 샥은 있는건지 없는건지…
어께가 다 아파서 내려오다가 휴식을 취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였다는…
여하튼 저의 후진 잔차 + 후미에 달린 패니어 덕분에
다운힐 속도가 20키로가 넘어본적이 없었습니다.
또 바닥에 돌은 어찌나 많은지…
뒷바퀴가 삐끗삐끗 미끌어지는데,
힘손실이 제법 컷다는…
그리고 리어 쇼바가 없어서 그런지,
일본 여행 내내 문제 없었던 궁댕이
이번 이틀간의 투어로 다 해먹었습니다.
까지고 짓무르고…. 에휴
이쯤되니 배사부님과 이박사님의 풀샥이 부러울만도 합니다만,
다들 매고 계신 배낭들을 보면 그런생각도 싹 달아납니다.
특히 이박사님의 배낭.
왕년에 먹어줬던,
누가봐도 확실한 복고풍의 배낭에…
(멋있긴 멋있음. 다만 엄청 무거워보임. ㅋ 무지무지 큼 ㅋㅋㅋ)
겨울용의 텐트를 지고 오셨는데…
이박사님의 트레이드 마크인 대형. 아니 초대형 훈련용(?) 보온병이
더욱 진화된 듯한 모습입니다.
너무 진화되었는지 힘들어하심. ㅋㅋㅋ
키득키득 하는 사이에,
비는 왔다가 안왔다가,
운무에 뒤덮여 있던 산들은 멋있는 경치를 간혹 보여주기고 하고~
어느새 도시를 벗어나 대자연의 한가운데로 들어와버렸습니다.
느리긴 느리지만,
역시 엠티비도 나름의 매력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때까지는 내 취향은 진행이 빠른 로드쪽인가 하는 생각이 있었음.
이목사님께서는 저의 라이딩이 느리다고 하시겠지만 ㅋㅋㅋ)
어찌저찌 하다보니,
오늘의 저녁먹을 포인트인 상남에 너무 일찍 도착해버렸습니다.
비는 잠시 소강상태 이지만,
전국 이곳저곳이 호우주의보이고…
캠핑할 생각을 하니 걱정이 듭니다.
일단 콩국수 메뉴 3개를 시키고, (이 콩국수 진짜 맛없었다는…)
오늘 캠핑에 대한 회의가 벌어졌습니다.
저는 돈생각 하면 당연히 캠핑 인데,
요즘 시즌이 시즌이라(올림픽) 테레비가 있는 민박집이 싫지는 않아~
비와서 위험하다 – 배사부님
지고온게 아깝지 않으냐? – 이박사님
올림픽 – 웬선수
의 의견으로
단돈 2만원짜리
리뉴얼!
을 바로 앞둔.
원적외선이 쏟아져 나올것 같은 황토집의 민박을 잡게 됩니다.
자다가 발길질 잘못하면 벽이 자빠질것 같은 수준의 오래된 집 입니다.
맥주를 피쳐로 사다가,
올림픽을 보면서 스르륵 잠이 들었습니다.
이날 올림픽은,
우리가 봐서 그런지
다 져버렸습니다.
안보면 알아서들 다 금메달 땃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뭐 괜한 자책감이 들고 그랬습니다.
이튿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날씨는 여전이 구리구리
간밤에 비가 세차게 내리기도 했다는…
이동네가 냉골인지,
간밤에 배사부님께서 이불 안덮어주셨으면,
감기 걸릴뻔 했습니다.
오늘의 라이딩 코스는,
소뿔산 통신탑을 포함한 바이에슬론 엠티비 코스를 도는 여정 입니다.
로드로 마의태자가 수성하려 했었다는,
사거리에 도착합니다.
여기서 군사지역을 넘어서 소뿔싼 통신탑을 올라야 하는데,
출발전부터 짐의 압박이…
결국 근처 부대 훈련장에다가 짐을 짱박아 놓고,
다녀오기로 합니다.
간단한 펑크 패치 같은거만 챙기고,
우리나라 최고의 빨래판을 향해 고!
근데 으잉!
군사지역이라고 들어가면 1년징역에 1000만원 이하의 벌금 이랍니다.
저는 가도 그만 안가도 그만 이라~ ㅋㅋㅋ
가지 말자고 합니다.
“박사님 저는 잡혀도 돈이 없어요!”
라고 박사님께 말씀드리니~
“걱정마 내가 해결해줄께!”
라고 하십니다. ㅋ
“그럼 박사님이 다 내주시는 겁니까?”
라고 하니
“아니, 너네 엄마가 니 안혼나면서 별탈없이 돈 내주시게 끔 내가 해결 해줄께”
라고 하십니다.
역시 대단한 박사님. ㅋㅋㅋ
여하튼
3000만원의 모험이 시작 되었습니다.
다행히 토요일이라 훈련병들의 모습은 안보이고,
안도하고 있을즈음에…
희소식이!!!!
배사부님 체인이 끊어져버렸습니다!
크하하
소뿔산 통신탑 따위는 이제 안올라도 됩니다.
애써 터져나오는 웃음을 삼키면서,
배사부님 그래도 다행이네요. 뒤로는 내리막 밖에 없어요.
라고 하는데…
“이제 어떻하나?”
라고 하는 배사부님.
근데 걱정해야 할것 같은 대사와는 다르게,
표정 연기가 뭔가 이상합니다.
역시 악마 배사부님은
체인툴을 챙겨서 오셨습니다.
ㅠ_ㅠ
아까 짐 짱박을때 놓고 오신줄 알았건만…..
이런 저의 모습을 놀리시면서,
룰루랄라 체인을 수리하시고~
다시 출발 ㅠ_ㅠ
어느새 소뿔산 통신탑 입구에 도착
흐헉
초입부터 먹어주는 경사 입니다.
얌전히 1대1로 스타트.
시작부터 멀어지는 두분.
이 길이 막다른 길이라 다행입니다.
거의 3미터 마다 1미터씩 고도를 높이는 기분 입니다.
허리가 끊어질듯이 아파서,
참다 참다 참다가 못참고
결국 내려서 한번 쉽니다.
다시 이를 악물고,
젊은피가 여기서 이러고 있을 수만은 없다.
하는 일념으로 다시 꾸역꾸역 오릅니다.
그러나 막판 언덕을 남겨두고,
걍 끌고 오릅니다.
무릎이 신호를 보냅니다.
‘앞에간 두사람은 그냥 가라고 냅둬라’
라고 신호를 보냅니다.
포기가 너무 늦었습니다.
ㅋ
정상은 너무 추워서
(1100미터 고지)
경치 감상할새도 없이 내려옵니다.
내려오다보니,
그 경사에 다시 감탄 감탄 합니다.
이건 왠만한 중급 슬로프 경사 입니다.
옛날에 천규형님이 여기서 패드랑 로터가 붙어버리는 사태가 일어났다고 하는데,
진짜 그럴만한 곳 입니다.
징글징글한 소뿔산 통신탑을 뒤로 하고,
짐 짱박아놓은 마의태자 사거리(맘대로 이름 붙임)로 돌아왔습니다.
그간 매고 왔던 부식거리를 모두 풀어 해치고,
하나하나 해치우기 시작합니다.
라면 3개
햇반 대형 3개
김 부각 1봉지
그대로 먹는 꽁치 통조림 1개
장조림 통조림 1개
참치 2개
3분 카레 1봉지
를 다 먹어버렸습니다.
디저트로 박사님은 군인들이 짱박아 놓은,
군용 비상식량용 초코볼을 까서 드셨다는…
불쌍한 군인들… 더 잘 숨겨 놓지…
밥 잘먹고 다시 출발!
하려는데 이박사님 빵꾸 나셔서 잠시 휴식 ㅋ
그후로,
그간 너무 순탄하게 와서,
난이도에 불만이 있으셨던 배사부님의 애드립으로
약간의 묻지마 비슷하게 개척 라이딩의 요소를
넣어주시는 바람에…
길도 없는 길을 끌고 갔습니다.
수풀이 우거져서 바닥이 보이지도 않습니다.
이거 삼마치2나 단임골2 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이번 라이딩의 최고 어록.
이박사님의 명대사가…
“장원아~ 그래도 가시나무는 없잖니….”
다행으로 삼고 가야 합니까?
ㅋㅋㅋ
그뒤로
잠깐씩 걱정이 들기도 했었습니다만,
다행히 3인 무사 완주 하였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길도 막히고 그래서 운전하시는 박사님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아주 즐거웠습니다.
아 이박사님 레프팅 에피소드도 있는데,
이건 나중에~
저희 부모님 완전 뒤로 넘어가셨다는…
천연 수세식의 완성은 발가 벗고 물 속에 들어가 실례를 한 후
손으로 쓱쓱 문질러 천연 비데까지 해야 된다는 거 ㅋㅋ =3=3=33333
토요일 집에와서 피곤함에도 새벽 4시가 다 되어 잤습니다.
커피를 과도하게 마신 탓인 것 같습니다.
그 휴유증으로 일요일내내 피곤하여 아무것도 못했습니다.
둘째날의 업힐코스들이 무진장 힘들었나 봅니다.
젊은피 장웬선수가 자랑스러운 이틀이었슴.
라이딩이 웬선수로 인해 몇배는 더 즐거웠던 것 같다는..
앞으로 라이딩 섭외대상 1순위로 등극함을 축하해..
역시 R# 회원님들 후기는 언제나 리얼~~~~~~~담에 꼭 참가해야지 하는 설레임을 남기신다니까^^
후기 즐감했습니다.
후기 곳곳에 라이딩의 즐거움이 묻어나네요^^
그래도 가시나무는 없잖니….의 처절함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몰라요, 흑 ㅜㅜ
레프팅 에휘~~~소드 언넝 올려주셈…
나도 한 번 뒤집어져 보자꾸나…ㅎㅎ
웬선수!! 그대는 R#의 순수 젊은 피입니다. 로드라니…
웬선수는 R#에서만 먹히는 젊은 피 웬선수였다는… ㅎㅎㅎ
일본 장거리 투어 후 몸이 짱인 모양이네. 당분가 피해다녀야겠다. ^^
가시나무~~ ㅋㅋㅋ 엄청 웃었고, 군바리아찌들이 짱 박아놓은 초코볼… ㅋㅋㅋ
이거 대박임. 그거 숨겨 놓은 놈은 고참들에게 엄청 갈굼 당할 것을 상상하니 정말 기가 막힙니다.
장웬아 글이 너무 길고 재미 없어서 절대루 안봤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