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버스에 싣기. 그까이꺼 뭐 대~~~~~~충 ^^;;

나름대로 무지 고민했었답니다.
버스타기 며칠전부터 가슴이 콩당콩당.
과연 버스시간에 차질없이 출발할 수 있는 걸까…..
걱정이 무지 되면서 한번도 해본적 없는 짓에 대한 두려움이 밀려오더라구요.
나름대로 여기저기 뒤져보고
잔차 투어 해본 친구들한테도 물어보고 했지만
제가 직접 “실행”해보지 않은 것에 대한 두려움이 의외로 크더군요.

금요일,
일단 제 차에 자전거를 싣고 회사에 출근했습니다.
회사에서 고속버스 터미널까지는 지하철을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회사에서 다른날보다 일찍 나가는 것도 눈치보이는데
(아무래도 걱정이 되다보니 버스시간보다 일찌감치 나가기로 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터미널까지 절대 갈 수가 없었습니다.
다섯시 반 버스를 타기 위해 네시반에 사무실을 빠져나와서
(일주일에 한번, 금요일 오후의 퇴근시간은 보통 5시즈음입니다.
집이 서울인 사람들은 대개 5시 50분 케이티엑스를 타거든요)
지하철역으로 자전거 안장에 앉아 갔습니다.
개찰구 입구를 지키시는 할아버지 눈을 피해 일단 자전거를 번쩍 들어 안쪽에 놓고
(부산지하철역은 거의 무인인데 개찰구쪽에 노인들이 띠를 매고 나와계십니다.
아마도 취로사업 같은 노인들 복지 일환으로 보입니다)
무사히 지하철 개찰구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성공 ^^v

지하철의 맨 앞차량으로 들어가서 한쪽 구석에 자전거를 뒤집어 놓습니다.
그다지 지하철이 붐비지 않는 시간이긴 하지만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지네요.
저의 회사가 1호선에서 거의 끝쪽이라 승객이 많지 않은게 다행입니다.
터미널은 1호선의 맨 마지막 역이예요.
역에 도착하여 사람들이 다 빠져나가기를 기다려 끙끙거리며 잔차를 들고 계단을 올라
개찰구 앞에 도착했더니….
헉 무서운 푸른 옷의 공익요원이 보이지 않겠습니까.
서울에서 만날 지하철에서 공익아저씨들이랑 실갱이 했단 말을 들어서
저 역시 잔뜩 쫄아서 어떻게 해야 들키지 않고 나갈까….하고 있는데
그 고마운 공익청년 제자전거를 들어주지 뭡니까 ㅜㅜ. 또다시 성공 ^^v

터미널에서 홍천행 버스 표를 끊었습니다.
버스 출발시간에 비해 상당히 일찍 왔습니다.
버스 들어올 때까지 승차장에서 기다립니다.
괜히 늦게 작업에 착수했다가 버스출발 시간까지 못마칠지도 모르니까요.
앞을 서성대다 보니 빈박스 큼직한게 놓여있는게 뵙니다.
왠 떡이냐 싶어 얼른 주워서 잘 펼친 후 길이로 접어놓습니다.

이윽고 버스가 들어오고
화물칸 열어 바닥에 박스부터 쫙 깔아놓습니다.
짐을 싣는 사람들이 없어 여유가 있을 거 같아 바퀴는 안빼기로 합니다.
자전거 뒷바퀴를 한쪽 벽면에 붙이고 핸들을 짐칸 칸막이에 고정하니
자전거가 약간 비스듬히 놓이면서 면적에 딱 들어가 움직이지 않네요.
핸들과 칸막이를 준비해놓은 끈으로 세군데 묶어줍니다.
나중에 꺼낼때 신속하게 하기 위해서 주머니에 칼도 넣어뒀습니다.
바닥에 종이상자를 깔았으니 프레임이 쓸리면서 상처가 날일도 없을 겁니다.
좁은 곳에 쭈그리고 앉아 자전거를 매느라 땀은 좀 났지만
시간은 별로 걸리지 않았습니다. 대략 10분 정도 안된거 같아요.
이렇게 자전거를 싣고 버스타기 완전 성공입니다. ^^v
내릴땐 역시 칼을 준비하길 잘했습니다.
꽁꽁 묶어둔 끈을 한방에 끊어내고 자전거를 금방 꺼낼 수 있었거든요.

서울에서 돌아올 때는 반포터미널에서 좀 걱정스럽긴 했는데
많은 물건들이 실림에도 불구하고
제 자전거 실을 자리는 나더라구요. (차 들어오자마자 자리잡았죠. 일찌감치^^)
상가 매점에서 빈박스 하나 다시 얻어서 똑같이 자전거 싣고
버스 출발할라 하는데 직원이 차에 올라와서 “자전거 실으신 분이요”하고 묻습니다.
순간 무슨 일이 있나 싶어 가슴이 철렁하는데
저요, 하고 손드니까 확인만 하고 내려갑니다.
아마 승객이 아닌 사람이 실었나 싶어 확인하나 봅니다. 휴우~~~^^;;
이렇게 부산까지 다시 잘 싣고 내려와 귀환에 성공했습니다.
다음부터는 버스에 잔차 태우기 걱정은 안해도 되겠습니다.
한번 해본 도둑질이 쉽다잖아요 ㅋㅋㅋ

6 thoughts on “자전거 버스에 싣기. 그까이꺼 뭐 대~~~~~~충 ^^;;

  1. 강철낭자의 깡에 온천하가 굴복하고야 말았군요.. 버스기사며 공익이며 운 좋은 날이었습니다.. 괜실히 여자라고 얕봤다가 그분들 후회했을겁니다.^^ 써 놓으신 글 보니 남자가 썼다면 믿을 정도의 기개가 느껴집니다. 역시 대단하심다. 고생스럽고 먼걸음이었지만 와주셔서 고마웠습니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 잘하시길 빕니다..^^

  2. 먼 길을 싣고 내리고 넘어서까지 오느라 마음 졸인 만큼 즐겁고 반가운 만남이었습니다.
    그래도 자주 오십시오.
    혹 오는 길에 문제가 생기거든 알샵에서 강철낭자를 기다리는 많은 펜들의 응원을 무기로 이겨 내십시오.^^

  3. 저도 가끔 수리산가기위해 전철을 이용합니다. 아직까지 별다른 제지는 받지 않았습니다만 사람이 많을 경우 눈치가 좀 보이더군요. 다행히 4호선은 유모차, 휠체어를 위한 공간이 있지만 주말 나들이 인파와 마추치면 서있기 조차 힘들때가 있죠. 그래도 꿋꿋이 버티는 것은 헬멧과 고글 덕분인가??? … 대단하십니다. 감기는 좀 어떠신지? 명성씨.

  4. 강철낭자님!!!!! 문화유산 답사기 라이딩이 더 구미가 땡기는대요 ㅋ,
    다녀와서 후기좀 상세히 알려주세요. 한번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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