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계산 라이딩 동영상
파 일 명 : 20060212_chungae.wmv (다운로드는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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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에 모처럼만에 밀린 잔차 정비를 마무리 했다. 두대 잔차가 한동안 돌보지 않아 여기저기 브레이크며 흙투성이에 삐걱거리기 까지한다. 하루를 꼬박 방에 틀어박혀 이리 만지고 저리 만지며 전열을 다시 가다듬었다.
최근에 워낙 겨울의 한가운데에다 눈까지 내리는지라 다른분들에게 잔차타러 가자고 말씀드리기 어색하다. 그나마 올리던 공지도 올리지 않고 잔차와 함께 금요일 저녁부터 동침에 들어간다. 토요일 저녁이 다되어 온전한 상태로 다시 돌아온 나의 애마들과 함께 내일 일정의 상의해 본다.
밤새 잔차들과 내일의 라이딩을 논의하다 지쳐 잠든다. 아침에 일어나 꾸물꾸물 대며 밖에 날씨를 탐색한다. 이래저래 잔차질로 혼자놀기의 방법론을 이미 마스터 한지라 집에서 어디든지 나서면 갈곳이 천지다. 혼자가기 적당한 길이 워낙 이기적인 길이라 지인들과 같이 다니기에는 너무 부담스러운지라 그냥 조용히 나선다. 오늘은 청계산을 완전정복해 보려고 한다. 이전에 반토막만 오르다 시간관계상 돌아온 길을 기억하고 있다.
청계사쪽 업힐로 우선 몸을 풀 궁리를 한다. 청계사 업힐 직전까지는 어떻게 갈 수 있었으나 거기서 부터 완전히 주차장이다. 등산하러 온 차량들인지 절에온 차량들인지 입구부터 딱 막혀 있다. 나의 특기인 이리저리 사이로 돌파하기를 거듭하다 보니 어느새 청계사까지 올라온다. 차들과 실랑이 하다 보니 힘든지도 모르고 오른다.
이전에 봐두었던 청계사앞 청계산 조감도간판을 사진에 담는다. 오늘 갈길의 지도는 이것으로 확보되었다. 청계산 전체의 구간별 거리며 등산로 내역이 상세하게 나와 있다. 매표소까지 다시 딴힐을 내려가자니 올라올때 보다는 덜하지만 그래도 차가 계속 걸리적 거린다. 평상시 평일밤에 오면 차한대 없는 적막한 길인데 토요일 정오의 청계사 입구는 차와 등산객들로 북적인다.
매표소에서 청계산 헬기장 능선까지 오르는 완만해 보이는 1.6Km의 싱글길을 찾아 나선다. 입구를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는다. 지도상에는 매표소에서 출발하는 걸로 되어 있고 계곡방향이 뚜렷이 보이지만 앞에는 식당만 가로막혀 있어 한참을 찾다가 매표원한테 물으니 길은 있는데 험하다고 한다. 일단 내가 가보고 확인해야 하는 지라 두리번 거리니 사랑채라는 식당입구간판 아래를 지나 사잇길이 보인다. 숨어 있는 길이었다. 초반부는 그럭저럭 타고 오르지만 점점 눈이 쌓여 있고 얼어 있다. 날씨까지 푸근하여 거의 슬러쉬가 되려 한다. 타이어가 박히고 얼음에 미끄러져 오를 수가 없다. 능선을 약 1Km여 앞두고 끌어야 했다. 드디어 지루한 끌바와 멜바의 하루가 시작된다.

지금부터는 거의 탈 수 없는 구간들이다. 능선까지 오르는 길은 아예 잔차를 탈 수 없었다. 눈이 쌓이고 얼어 올라가는데 애먹었다. 그냥 등산으로 올라도 미끄러운 눈밭길을 잔차를 끌고 꺼이꺼이 오른다. 가다 쉬다를 반복하며 능선부까지 오른다. 마음이 느긋해서 인지 잠깐의 고통은 능선에 이르러 사그러 든다.
능선에 이르러 부드러운 싱글길을 상상했건만 전혀 아니었다. 조금 가다 보면 어느새 절벽에 바위에 기어 오르고 끌고 오르게 미끄러져 올라야 했다. 등산객분들도 상당히 많았는데 대부분 아이젠을 장착하고 오르는 분들이었다. 내 여름용(날씨가 푸근하여 여름클릿신발을 신고 나왔다.)신발에도 앞에 징이 두개나 밖혀 있어 그나마 다행이었다. 오른때는 이놈이 얼음이며 눈을 찍어주며 제역할을 해준다. 하지만 내려갈때는 속수무책이다. 특히 곳곳에 눈이 얼어 빙판인 급사면에서는 거의 엉금거리며 기어다녀야 했다. 헬기장까지 겨우 올라 잠시 쉬어본다.
오늘 고난의 청계산을 오른 목적은 사전답사를 위해서 였다. 내가 먼저 올라보고 다른분들과 같이 오를 생각이었다. 하지만 다른분들께 이곳을 소개했다간 몰매맞지 싶다. 지금 내가 가고 있는 이곳은 그냥 배낭매고 등산하는 곳으로 족하다. 괜히 혼자 잔차 끌고 왔다가는 수많은 등산객들의 기이해 하는 눈초리와 싸워야 할 것이다. 불완전함과의 전쟁은 나하나로 족하다.
하지만 선배라이더분들이 한결같이 대청봉이며 천왕봉을 올랐다는 전설을 접할때마다 왜 올라갔는지 궁금했었다. 거의 질곡의 길이었을 것으로 상상이 되는데 왜 올랐을까? 잔차를 타기 위해서라기 보다 메고 오르기 위해서 일 것으로 생각된다. 난 잔차맨이다. 그러니 어떤 산에도 잔차를 가지고 올라야 한다는 단순한 발상때문이 아닐까 싶다. 아마 청계산을 오르고 있는 나에게 누군가 이유를 묻는다면 잔차 없이 그냥 오르면 심심할 것 같아서라고 말했을 것 같다. 성취감때문이라고 말하시는 분들도 있으실거고 불가능에 도전, 과시욕, 인생에 한획 등 다양한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된다. 사연이 많으면 더욱 도전은 많아지게 되어 있다. 하지만 난 오르는 동안 많은 생각을 할 수 없었다.
청계사에서 바로 올라오는 삼거리다. 청계사부터 거의 수직으로 올라야 한다.나는 부담스러워 매표소를 거쳐 헬기장쪽으로 돌아온 것이다.
석기봉과 이수봉으로 갈라지는 삼거리에는 많은 인파가 모여 있다. 예전에 등산할때 청계산을 오르는 도중 동동주로 갈증을 달래보는 곳이기도 했다. 아직도 여전히 동동주를 팔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먹을 호기가 생기지 않는다. 앞으로 가야할 이수봉, 국사봉에 대한 정보가 없는지라 몸사려야 하기 때문이다.
조금 쉬었다 등산객들의 눈길이 따가워 이수봉쪽으로 잔차를 끌고 간다. 조금 타고 가다 다시 끌어야 된다. 이수봉길도 호락하진 않다. 겨울만 아니라면 타고 갈만한 길도 많아 보이지만 빙판이나 눈길이 워낙 어렵다. 업힐도 딴힐도 수월치 않다. 하지만 아까 삼거리 직전의 길보다는 그나마 사정이 낳아져 금새 이수봉에 이른다.
이수봉에서 국사봉이 저너머 보인다. 멀리 백운산, 광교산도 눈에 들어온다. 오늘 국사봉을 돌아 하오고개나 하우현 성당(원터골)로 내려설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생각보다 험하긴 해도 예정대로 잘 진행하긴 했다. 국사봉으로 가는길이 이수봉에서 빤히 내려다 보이고 길도 고만고만해 보인다. 국사봉방향으로 접어드니 등산객수가 현저히 줄어든다. 등산로에도 눈이 수북하고 인적이 많아 보이지 않는다. 왠지 길을 잘못들었나 하는 우려마져 든다. 하지만 간간히는 보이는 지라 지도와 육감을 믿고 그대로 가본다. 이길도 만만치 않다. 길의 상하 표고차가 들쭉 날쭉이다. 한참 올랐는가 싶으면 금새 절벽처럼 내려서야 한다. 사람의 발길으 드문지라 눈이 녹지않고 얼음과 함께 바위위에 그대로 다져져 있다. 갈수록 태산이라는 맘만 가득하다. 하지만 이젠 몇시간 동안 걸어온 길에 몸이 적응되어 간다. 메고 끌고가 자연스레 라이딩의 일부가 되어 가고 있었다. 이래서 이런곳도 가나보다 하는 심정이 되어 간다. 벌떡선 바위덩어리 오르막도 눈과 얼음이 수북한 미끄러운 절벽같은 돌덩어리 내리막도 숨과 근육이 팽팽히 끊어질 듯 이어졌다 다시 이어지며 하나둘 넘어서다 보니 금새 국사봉이다. 좁은 국사봉 정상에 많은 사람들이 빽빽히 들어서 있다. 과천에다 의왕쪽이 빤히 보인다. 멀리 관악산도 가까이 눈에 들어온다. 인근에서 높은 곳에 오른 감흥에 잠시 젖다가 다시 하산길로 나선다.
국사봉에서 청계사, 하오고개 방향으로 나선길 초입부터 완만한 빙판길이 쭈욱 늘어서 있다. 멋모르고 자신있게 내려가다 절벽까지 미끄러지면 그대로 낙하다. 지금까지 왠만하면 무시하고 다녔던 등산로에 늘어선 보조 밧줄에 간신히 의지해 빙판슬로프를 겨우겨우 내려온다. 한손에 잔차 한손에 밧줄을 잡고 내려가는 모습이 내가 생각해도 우스광 스러웠으리라. 지금도 그 자세를 상상하면 어떻게 내려왔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온 신경을 미끄러지지 않는데 집중한지라..^^ 지나가는 등산객분이 왜 아이젠을 안하고 산에 올랐느냐 라고 나무라신다. 내 신발바닥을 치켜들어 보여드렸다. 클릿의 금속성분과 앞에 달린 스파이크 두개를 보시더니 신기한 듯 쳐다본다. 허.. 그 신발에도 징이 박혔네.. 라고 웃으신다.
하지만 박혀도 내리막에서는 뒷굼치로 내려서야 하는지라 영 소용이 없다. 좌충우돌하면서 가파른 내리막을 내려서고 또 내려서니 드디어 청계사와 정신문화연구원 방향 사거리 갈림길에서 직진하여 하오고개와 원터골로 갈라지는 삼거리에 도착한다. 
하오고개까지는 800미터 원터골까지는 1.9키로이다. 표고차를 고려하면 두곳도 얼추 비슷한 경사도라는 생각이 들지만 하오고개 방향은 인적이 거의 없어 보인다. 오늘 몸 사리기로 하고 원터골 방향으로 내려선다. 여전히 빙판길이긴 해도 타고 내려갈만한 곳이 많다. 완만한 능선길로 가다 몇군데 가파르고 다시 탈 수 있는 곳이 점점 빈번해지다 능선을 벗어나 원터골로 내려서는 길은 점점 뻘밭의 형태를 띄긴 해도 타고 내려 갈 수 있는 곳이 대부분이다. 눈녹은 물에 잘 반죽된 뻘들이 잔차며 온 다리에 넘쳐난다. 타이어 두께가 두배가 되었다. 거의다 내려와선 이젠 뻘에다 굵은 바위돌텡이가 길에 주르륵 깔려 있다. 정신없이 덜컹, 삐뚤거리며 내려가지만 이 잠깐의 딴힐라이딩이 앞전의 고난의 길에 대한 보상이 되는 것 같이 기쁜맘으로 내려간다. 끌고나온 하텔 잔차가 이렇게 험한 돌길에도 잘 내려갈 수 있음을 다시금 확인하게 되었다. 웨이트백 확실히 마스터하기에 좋은 코스다..^^
진흙 투성이가 된 잔차를 끌고 집으로 들어갈 수가 없는지라 일부러 안양시내까지 나와서 한참 헤메다가 셀프세차장을 겨우 하나 찾는다. 겨울이지만 날씨가 푸근해 차량오너분들이 세차하려고 줄서서 기다리고 계신다. 멋쩍긴 해도 승용차들 틈사이에서 떳떳하게 줄서서 30분을 기다려 동전 천원 넣고 자랑스럽게 고압세차 한번 하니 잔차가 깨끗해 진다. 오늘하루의 여정이 맘속에 고스란히 기쁨으로 녹아내린다. 앞으로 자주 고압세차장 이용해야 할 듯 싶다.^^
날씨가 푸근해서 좋았습니다. 푸근한 날씨에 며칠전 내린 눈이 녹아 일부는 진흙길, 그늘진 곳은 여전히 빙판길이었지만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잔차도 자주 등짝에 메어 보아야 그 애정이 돈독해 집니다. 부담을 습관으로 만들어 가는 좋은 날이었습니다. 삶이 찌부등할때 한번쯤 시도해 보시면 활력소가 됩니다. 날 더욱 좋은날에 가벼운 잔차메고 한번 청계산에 올라보시길 바랍니다.
– 2006.2.12 트랙로그 : 20060212_chungae.zip (Ozi Explorer, Google Earth용)
청계산은 집근처라 자주 가죠. MTB는 거의 못 봤는 데, 고정관념을 깨주시는 군요. 청계산은 흙산이라 봄에는 진흙길을 각오 해야 합니다. 주말에는 등반객도 많고, 쉽지 않은 도전인 듯 합니다. 하지만 다음 기회에 꼭 불러 주세요. 018-357-3816
진흙길이 진짜 많은가봐요. 귀가 후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라이딩도중 만난 여자 등산객은 저희 신랑보고 무섭다며 저리가라고까지 했다네요.ㅎㅎ 봄되면 우리모두 함께 가 보아여~~
후기가 고난의 연속입니다.^^ ㅋ~
청계산은 배낭메고 자주 올라 봤던 곳이라 그 어려움이 상상이 갑니다.
저라면 잔차끌고 안 갑니다.^^
그나저나 메인바이크 코나를 너무 홀대 하시는 것 같습니다.흐흐~
정말로 동계훈련 열심히 하고 계시네요. 존경스럽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