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6 인제 MTB바이애슬론 참가후기
금년의 가을은 반쪽짜리 가을이다.가을을 기운을 느끼기에 너무 덥다..
서늘한 가을이 너무 늦게 다가온다.
그런 탓인지.. 온통 붉게 물든 강원도 산을 기대하며 최근 라이딩을 했지만 늦더위가 기승을 부린탓인지 그다지 단풍의 자태가 곱지 못하다. 그러다가 결국 10월말을 맞이 한다.
10월 29일 인제에서 열리는 MTB바이애슬론에 참가한다.
작년에 이어 2번째 대회이자 총을 쏘며 잔차를 타는 아주 흥미로운 경기다. 잔차실력보다는 오히려 사격에서 승부가 나기도 한다. 사격이 경기의 큰 변수중에 하나다. 산좋고 물맑은 인제 원대리 수변공원근처에서 대회가 열린다.
알샵맴버분들도 대회에 빠질 수 없는 지라 나와 아들딸, 이박사님, 3기반장, 유선생님내외분과 유성현, 김수환님, 교장님 내외분이 참여한다.
1. 경기전일(2006.10.28 토)
대회는 일요일에 열린다. 하지만 우리는 토요일아침에 출발하여 미리 여장을 풀고 코스 사전답사를 하기로 한다.
내차로 가족과 이박사님을 인덕원에서 카풀하여 출발.. 아침 8시가 조금 넘었다.
강원도로 가는 길이 의외로 수월하다.
조금 늦은 시간이라 도로 정체가 심할 줄 알았지만 양평근처외에는 차량이 밀리지 않는다. 며칠전 동해안 수해로 인해 서울사람들의 단풍놀이에 대한 기대가 한층 가라앉은 탓도 있으리라.
콩나물 해장국집에서 집에서 밥먹고 오신 이박사님이 구경하는 가운데 우리식구(?)만 간단히 해장을 하고..
열심히 운전을 해서 홍천을 지나고 나니 뇌리에 무언가 아차 싶은 것이 스친다.
카메라와 가방을 해장국집에 놔두고 온것..
이박사님께 부탁하여 해장국집에 전화하니 주인장께서 잘 보관하고 있으니 안심하란다.
휴..
애지중지 하던 장비 고스란히 날릴뻔하고..
다행히 똑딱이를 보조카메라로 준비하고 있었던 덕택에 사진은 찍을 수 있었다.
신남을 지날때 새롭게 공사하는 도로로 접어들면서 차량이 밀린다. 속초로 가는길을 4차선으로 확장공사가 한창이다. 금년말이면 개통이 된다고 하니 속초가는 길이 더욱 수월해 졌다. 스키를 좋아 하는지라.. 생뚱맞게 진부령 알프스스키장이 호황을 누릴 것같은 예감이 든다.^^
길을 직선으로 뚫어 놓다보니 자연히 산의 굴곡이 깎이고 베이고 한다. 강원도 산의 훼손이 심하다. 부디 한번의 공사로 오랫동안 쓸 수 있는 도로를 만들었으면 하는 심정이다. 여기저기 도로가 폐허처럼 널부러져 있는 속초가는 길이다.
인제 근방에 도달하면 남전리로 넘어갈 수 있는 갈림길 표지가 나타난다. 갈림길로 가면 원대리로 갈 수 있다. 남전교 다리를 건너 우측으로 내려가는 길이 보이고.. 구불렁대는 아스팔트 포장로를 따라 오르다 보면 깊은 계곡이 좌우로 펼쳐저 있다. 저번주에 내린 영동지방 호우의 영향인지 금년 여름 수재의 영향인지 알 수는 없었으나 좁은 계곡물이 흘러간 구비마다 산사태에 도로가 유실되어 있다. 다행히 차가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복구는 해 놓은 상태이지만 완전하게 복구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듯 싶다. 자연의 힘앞에 마음이 엄숙해 지기까지 한다. 나도 금년 호우때 재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몸소 겪었던 터라 주위에 펼쳐진 광경이 낯설지 않다.
원대리 근처에 다가갈 수록 길은 더욱 나빠진다. 겨우 차한대 지나갈 정도의 임시도로가 나있고.. 작년 경기를 했던 원대리 내리막길은 아래로 내려서니 완전히 아수라장이었다. 금년에 코스를 변경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동네주민들의 피해도 상당했을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차량이 소통될 정도로 복구는 되었지만 여전히 모든 것이 불완전해보인다.
일단 원대리에는 민박이 이미 가득찼다. 작년에 인심좋았던 민박집도 이미 만원.. 결국 인제로 향하는 고사리로 가는 길에 있는 팬션하나를 겨우 7만원에 예약한다. 방두개에 거실이 딸려 10명이 충분히 잘 수 있는 규모였다. 마찬가지로 주인장의 두둑한 인심에 마음이 푸근하다.
다시 원대리로 돌아와 막국수로 점심식사를 하고 잔차를 부린다. 나와 이박사님, 아들녀석을 데리고 코스를 한번 돌아볼 작정이다. 그런데 갑자기 식당앞길에서 소렌토한대가 급정거를 하고 사람들이 우르르 모인다. 아이가 길을 건너다 과속하는 차에 치인것이다. 가보니 아이를 차에 싣고 병원으로 부리나케 출발하고 있었다. 황당한 사건이다. 함께 식사를 하려고 했던 가족들인지 모두 어이가 없는 사고에 어쩔 줄 모르고 있다.휴.. 가슴을 쓸어내리며 사고는 정말 순간이구나 하고 중얼거려 본다. 아이에게 아무일도 없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사고가 있고 난 직후 우리 아이들에게 지나가는 차조심하라고 몇번이나 재촉한다. 괜실히 우리 애들에게 부담이 전가된 듯 싶다. 잔차를 챙기고 출발하니 1시가 넘는다.
박사님이 앞장서고 다음은 큰녀석(성훈)이 출발한다. 제일 뒤에서 사진을 찍으며 따라간다.
박사님답게 앞에서 멀찍이 올라가시고.. 성훈은 흙길에서 결국 내려서 걷는다. 연습을 한번도 안하고 시합에 데리고온지라 뭐라 할 수도 없는 노릇.. 쉬엄쉬엄 가라고 일러준다. 박사님이 멀리서 기다리고 계신다.
아무래도 나와 성훈의 템포를 맞추기 위해 매번 박사님이 기다려야 하는지라 먼저 한바퀴 돌고 계시라고 부탁드린다. 결국 박사님은 먼저 업힐을 재촉하고.. 나와 성훈은 길고긴 업힐을 천천히 임한다. 아이속도에 맞춰서 도저히 오를 수가 없어 결국 훈련모드로 진입하여 한 삼백미터 오르다 다시 내려가고 다시 오르고.. 이짓을 하며 계속 오른다.
업힐거리며 경사가 갈수록 만만치 않다. 시합모드로 임해서 그런지 더욱 숨은 가쁘고 다리힘은 점점 빠져 간다. 높은 기어비 탓인지 허리도 찌끈거리고.. 나는 타고 오르지만 그나마도 어려운 성훈은 끌고 올라야 한다. 민가가 있는 사거리에 이르러 4거리 갈림길이 나온다. 동네 주민분한테 여쭈니 직진해도 되고 우측으로 넘어가도 된단다. 코스는 우측인것 같아 우측으로 오른다. 멀리 고개마루가 보이는데 그곳까지 오르막 경사가 쉽지 않다. 이젠 뭘해도 힘든 탓이다.
고개마루까지 올라서야 내리막이 나오고 조금 내려갈만 해서는 다시 급한 비포장 흙길이 나온다. 나이가 지긋해 보이시는 초로의 라이더분이 앞에서 기다리고 계신다. 인제에 여장을 풀고 이곳까지 잔차로 오셨다고 하는데.. 잔차를 13년전에 장만하셨다고 한다. GT에서 나온 잔차인데 샥이 들어가야 할 부위에 고무가 대어져 있는 독특한 소프트 테일구조를 가졌다. 모든 부품에서 연륜이 느껴진다. 연세가 64세라고 하는데 아마 이번대회 최고령자이신듯 싶다.
나도 아이와 같이 길을 가는 터라 같이 라이딩을 하자고 말씀드리고.. 천천히 오르막을 올랐다 쉬었다 한다.
드디어 능선지대.. 오르막이 끝나지는 않았지만 덜 부담스러운 흙길이다. 콘크리트 포장로만 올라온터라 흙길이 너무 반갑다. 내리막길 비중이 점점커지다.. 능선 중반쯤에 이르러 완전한 내리막이 시작된다. 내리막이지만 아이와 함께 가는 지라 속도를 내지 못한다. 녀석도 재미가 붙었는지 점점 딴힐 속도가 빨라진다
하늘내린 농원 근처를 지나면 질퍽거리는 임도와 만난다. 이곳이 완만한 업힐인데 바퀴가 땅에 붙어 굴러갈 생각을 안한다. 진흙수렁에서는 낮은기어에 탈출이 우선이다. 아까 업힐에서 너무 진을 뺀 탓인지 기운이 없다. 그건 성훈도 마찬가지 일텐데.. 표정의 변화없이 따라오는 녀석이 대견하다. 나중에 한 생각이지만 능선을 벗어날때까지 변변히 휴식을 가지지 않았다. 날이 쉬이 어두워지는 지라 일단 밝을때 최대한 순환을 하기 위한 생각이었는데.. 이게 아이에게는 무리였던 모양이다. 하늘내린 농원을 지나 계속 직진을 하는데 콘크리트 포장된 임도가 중간에 길이 끊겨 뚝 떨어지게 생겨있다. 딴힐에서 무리하게 속도를 내다 사고나기 딱 좋은 길이다. 잘보이지 않는 왼쪽 귀퉁이 도로로 내려서야 진행이 가능하다.
그러고 내리막 중간즈음에서 이박사님이 기다리고 계신다. 한바퀴 돌고 나와 아이가 궁금하여 길으 거꾸로 올라 오셨다고 한다. 멀리서 교장선생님도 올라오신다.^^ 반가운 마음에 인사드리고 나니 하늘내린 농원 사장님이 차를 끌고 올라 오셨다. 내일 경기당일에 아까 우리가 지나온 길중 콘크리트 절단난 곳은 통행을 제한한다고 한다. 대안으로 하늘농원을 통해 내려가는 길을 경기당일 제공해 주신다고 한다. 농원사장님께서 차한잔 하자고 하시는 터에.. 농원까지 올라가는데 경사가 만만치 않다. 차한잔 마시려다 퍼지게 생겼다..^^ 숨을 헐떡이며 농원에 올라보니 여기저기 조성해 놓은 정성이 대단하다. 야영장에 운동장에.. 산중에 펼쳐진 농원의 규모가 엄청나다. 6년전 부터 손수 만드셨다니 그 작업이 만만치 않았을텐데.. 인간의 힘은 참으로 위대하다.. MTB, 모터바이크코스와 더불어 누구나 쉬어 갈 수 있는 종합야영단지로 꾸미고 싶다는 포부를 늘어 놓으신다. 금번여름에 수재를 입으셨지만 전화위복이 되어 인제군의 복구지원이 한창 이루어 지고 있었다. 손으로 일궈야 했던 곳을 수재덕분에 중장비지원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담소를 나누고 있는 사이 알샵사모님이 교장님을 찾아 올라오신다. ㅎㅎ 사모님 업힐 실력이 정말 많이 좋아지신 듯 싶다. 대회에 참가 하셔도 될 듯 싶은데 아쉽게 이번대회 신청 안하셨단다..
우리는 경기 당일에 농원 한가운데를 통과해서 내려가게 된다. 가파르고 물길이 깊은 구간이라 속도를 늦추어 통과해야 한다.
따듯한 커피한잔과 음료수를 먹고 내일 경기때 인사드리기로 하고 하산을 한다.
내려가는 길에 반가운 얼굴이 또 올라 오신다. 김수환님이다.. 김치MTB후배분들과 같이 대회참관차 오셨다. 코스를 거꾸로 거슬러 우리와 합류하게 되었는데.. 프리잔차 끌고 올라오신 분 답지않게 표정이 밝다. 덕분에 모두 코스 정상근처에서 우르르 딴힐을 하게 된다. 성훈이도 딴힐은 재미있는지 속도를 제법 낸다. 뒤에 따라가면서 이래라 저래라 아비가 되어 말도 많다. 내리막 도로가 정비가 끝난지 얼마 되지 않아 굵은 돌이 많고 흙이 다져져 있지 않다. 하텔잔차에 오는 충격이 만만치 않은데 경기 당일에 걱정된다.
한참을 덜컥 거리며 로드까지 나온다. 사전에 잔차도 거의 못태우고 이렇게 잘따라 와준 아들녀석이 것에 대견스럽기만 하다. 무뚝뚝한 성격에 별로 힘들다는 내색도 하지않고..
수변공원으로 일찍 돌아와 사격연습을 하려 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늦었다. 이미 사격연습은 종료되었고.. 우리는 예약해 놓은 팬션으로 간다. 알샵사모님이 준비해 오신 저녁을 먹으면서 이번 대회 자원봉사차 오신 의사분들과 인사하고 한담을 나눈다. 잔차도 안타시는 젊으신 분들이 이렇게 대회에 자청해서 의료지원을 나온다는 것이 보통 정성이 아니고는 힘들다. 모습이 보기에 좋다.
11시가 넘어 유진복선생가족이 온다. 오늘 외부행사때문에 늦게 출발하셨다. 오자마자.. 피곤한지 모두들 잠자리에 든다.
2. 경기당일(2006.10.29 일)
새벽 6시반에 기상한다. 기상나팔소리가 내 맘속에서 뚜뚜하고 울린다. 그만큼 비장하다는 얘기다. 정성스레 차려준 따듯한 밥을 먹고 어젯밤에 이교장님에게 받은 새신발을 신고 시합장으로 향하는 걸음은 가볍다. 우선 잔차를 부리고 사격연습을 한다. 5발을 쏘게 되는데.. 엎드려쏴가 의외로 잘 맞지 않는다. 오히려 서서쏴가 연달아 잘 맞는다. 뭔가 거꾸로 된 느낌이다. 일단 사격감만 잡고 몸을 푼다. 준비운동을 충분히 한다. 이번 대회도 작년대회 수준의 인원이 참가했다. 하지만 왠지 작년보다는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은 느낌이다. 아마 저번주에 인제가 수재 피해를 입었던 탓에 사람들의 우려가 반영된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정작에 참가한 선수분들 명단이 유난히 눈에 띈다. 작년 참가자는 물론이고 내노라 하는 대회의 상급 선수들이 대거 참가했다. 경쟁을 오히려 더 빡빡해 진듯 싶다.
잔차를 마지막으로 점검하고 번호표와 측정용 칩을 잔차에 단다. 측정용 칩은 일반 QR기준으로 만들어져 있다. 헌데, 김수환님 잔차에는 더블크라운용 특수한 QR인지라 맥가이버 이박사님이 재치를 발휘하여 칩을 어찌어찌 달아드린다. 드디어 시합장으로 진출한다. 펌프는 프레임에 장착하고 간단한 예비튜브, 체인링크는 안장가방에 넣는다. 물통하나 달고.. 가방은 벗어버렸다. 대회측에서 나눠준 로시뇰 저지 질이 나쁘지 않다. 작년 져지보다는 낳아 보인다.
파워젤 세개를 뒷주머니에 넣고.. 모두 출발대에서 대기한다.
상급이 먼저 출발하고 시니어, 마스터, 그랜드마스터, 여성부, 주니어순이다. 나는 시니어II에 들어가므로 금방 배번호출이 된다. 작년만큼 출발에 따른 긴장감은 없다. 작년은 처음 출전하는 대회인지라 다소 긴장도 했었는데.. 올해는 사전답사때 충분히 코스에 대해 파악해 놓은지라 맘에 다소 여유가 있다.
드디어 출발.. 로드를 따라 오르는 길이 가볍다. 오늘 초반은 군데군데 도로 유실된 부분을 제외하면 포장로이다. 경사는 전반부보다 후반부로 갈수록 급해진다. 안그래도 힘든데.. 업힐 마지막은 아예 진을 뽑아 버린다.^^
기어비는 계속 앞기어 2단을 유지하고 초반 콘크리트를 타고 가다 갑자기 급해지는 곳에서 뒷기어만으로 조정해 나간다. 새로산 디아도라 클릿신발이 발에 완전히 감긴 느낌으로 힘전달이 원할하다. 그동안 2년여를 신어왔던 클릿신발이며 클릿은 닳을데로 닳아 새클릿신발이 이렇게 좋을 수 있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며 오른다. 진작에 새거하나 장만할 걸 하는 아쉬움이 이제서야 밀려온다. 새신발이 어색하긴 하지만 라이딩을 튼실하게 도와준다.
하지만 어디 장비만으로 업힐이 가능한가? 점점 속도를 떨어지고 다리힘도 빠져간다. 숨은 이미 절정까지 차오르고..
그래도 미들링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오르는데 옆에 추월해 가는 분이 두분이 눈에 띈다. 고수다.. 무거운 기어비 임에도 페달링이 무거워 보이지 않는다. 힘이 없이는 불가능한 경사인데.. 나도 한힘한다고 생각했지만 그분들은 호리한 몸매임에도 폭발적인 힘으로 급한 사면을 오른다. 왠지 그 수준까지 따라가면 내가 못견디지 싶다. 천천히 간다. 그 와중에도 나도 몇명을 추월하긴 하는데.. 작년보다 수월치 않다.
거의 정상근처에 가면 민가 사거리가 나온다. 여기서부터 멀리 보이는 고개마루까지 2백여터가 급한 경사다. 결국 제일작은 체인링을 쓴다. 숨을 헐떡이며 오르는데 또 한분이 햄머링을 치고 그 길을 오른다. 앉아 오르나 서서오르나 속도는 비슷한데. 그분은 햄머링을 선택하셨다. 어쩌면 근육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쪽을 선택하신 듯 싶다. 난 햄머링을 상상할수도 없을 정도로 이미 숨이 끝까지 오른상태..
내가 승부를 걸어야 할 곳은 딴힐인 것을 잘 알고 있다. 보이는 내리막에서 그대로 거침없이 내려간다. 작년의 불완전했던 컨트롤에서 어느정도 벋어난 탓에 딴힐에서 최대한 속도를 내본다. 능선으로 갈라지는 길에 접어들기전 급하고 상하굴곡이 심한 길을 지나야 한다. 여기서 거의 다리힘은 바닥나고 겨우 1:2로 페달을 저을 정도로 유지하고 오른다.
능선에 접어들면서 완만해진 업힐에 스퍼트를 보태어 스피드를 내본다. 어제 답사때 아이로 인해 충분한 스퍼트를 해보진 못했지만 막상 속도를 내고 보니 반대편 업힐까지 한번의 스퍼트로 치고 오를 수 있었다. 몇번을 오르고 내리면 그때부터 하늘내린농원을 통과하는 완전한 내리막이다. 거친 노면을 제어가능한 수준까지 속도를 내본다. 앞팔에서 전해오는 노면의 깊은 충격이 그대로 팔과 다리를 두들긴다. 몸통과 충격을 분리하기 위한 눈물나는 제어가 시작되고 업힐보다 더한 근육의 긴장감으로 눈을 부릅뜨며 딴힐을 내려간다.
잔차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텔에다 90키로에 육박하는 나의 하중을 돌덩어리로 넘치는 노면사이에서 연약한 프레임과 휠이 지탱하고 있다는 사실때문이다. 나중에 로드로 나와서 몸이 부들거릴 정도로 진동의 여운이 남는다. 속도는 가히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 정말 열심히 딴힐을 했다는 느낌이다.
수변공원까지 로드를 힘차게 질주한다. 첫번째 사격장에 들어서기전 300여미터 전방에서 숨을 고른다. 잔차를 거치대에 걸어놓고 사격장으로 달려가 총을 들고 장전.. 첫발을 쏜다. 실패.. 이래서는 안된다. 다시 크게 호흡을 하고 쏜다. 4발을 연달아 명중. 기분좋은 맘으로 패널티 한바퀴를 돌고 두번째 바퀴에 임한다.
시합전에는 두바퀴를 돌아야 된다는 것이 엄청난 부담감으로 다가왔는데 막상 시합때는 그런 생각을 할 겨를조차 없다. 4발을 명중시켰다는 기쁜맘으로 다시 로드로 나선다. 업힐 중반까지는 그럭저럭 오르는데.. 중간쯤에서 파워젤에서 하나 깨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