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9-18, 토] R# MTB SCHOOL 첫주(라이딩 4번째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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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에 이민호님을 태릉쪽 육군사관학교입구에서 픽업하여 알샵에 도착하니 오후 10시반이었다.
알샵에는 이미 김관수님하고 홍창열님께서 도착해 있었다. 두분모두 서글서글한 인상이 좋아보인다. 이번 교육과정에 흥분과 즐거움에 대한 기대가 가득한 표정이다. 이사장님은 말그대로 알샵을 올수리 해 놓으시고 기다리고 계셨다. 바닥에 있던 잔차들이 천정에 웅장하게 주렁주렁 메달려 있었다. 고생스럽게도 혼자서 다 작업하셨단다. 입학때 약속하셨던 상하의하고 지도도 챙겨 주셨다. 돌려드리기로 한 트랙잔차의 120인치 스템을 반납하고 100인치 스템을 주셔서 즐거운 맘으로 달고서 이리저리 방향세팅을 해본다. 샵에서라 그런지 왠지 더 잘되는 느낌이다. 이사장님으로 부터 간단한 코스안내 및 내일일정 안내를 받고 이민호님과 같이 잠을 청하러 생모리츠 시즌방으로 올라갔다.

방에 이불을 깔고 있자니 김관수님하고 홍창열님이 잠이 오지 않는지 오셨다. 서로 처음 해보는 MTB이고 하니 정담이나 나눌 요량으로 간단하게 맥주타임을 가지면서 사는 얘기한두마디 하다보니 새벽 1시가 다된줄도 모른다. 얘기하자면 끝이 없을 알샵에서의 밤이  짧다는 것을 이미 예전(지난겨울)에 경험해본 나이기 때문에 아쉽지만 내일의 힘찬 라이딩을 위해 모두 잠자리로 향했다.

밤새 창문을 열어놓고 잤더니 비긋는 소리와 그 빗속을 뚫고 지나가는 차량의 굉음이 방안을 내내 울렸다. 졸려서인지 결국 새벽에서야 창문을 닫고서 아침 라이딩에 비가 많이 오지 않을까 걱정하면서 다시 잤다. 조금 잤을까? 금새 핸드폰 알람이 울린다. 6시반이었다. 자동으로 MTB복장으로 갈아입고 방문을 나서니 이미 김소장님 일행이 새벽을 달려 도착해 계셨다. 역시 부지런하신 분들이다. 다른방에도 다들 일어나는 인기척이 있다. 부지런히 옷들을 갈아입고 인근식당에서 맛이 걸작인 청국장과 김치찌게로 아침을 해결하고 다시 알샵으로 돌아오니 언제 왔는지 홍일점 강명성님도 보인다. 처음 뵙는지라 서먹하게 인사드리고 사모님이 정성스럽게 싸주신 점심도시락을 가방에 하나씩 챙겨 넣는다.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어제 셋팅해 놓은 잔차를 끌고 이리저리 다녀본다. 어쩐지 핸들방향이 비틀어져 보여 이리저리 맞춰봐도 썩 만족스럽지는 않다.

8시 10분, 이사장님이 먼저 길을 나선다. 그 뒤를 총총히 따라 떼라이딩행렬이 이어진다. 오늘은 자그마치 9명이다. R# 라이딩이래로 꽤 많지 않나 싶다. 보슬비가 내리는 아침 온로드를 내질러 도토리코스 쪽 업힐로 향한다. 일방통행 아스팔트 임도로를 계속 오르다 보면 오른쪽으로 도토리코스로 진입하는 비포장임도와 좌측 단월명성터널 정상으로 오르는 아스팔트 갈림길이 나온다. 오늘은 학생들의 업힐 훈련차 좌측 아스팔트로 오른다. 약 2Km정도 오르자 단월명성터널 정상에 오른다. 거기서 김소장님 일행은 좌측의 비포장임도로 가고 학생들과 강명성님은 아스팔트 다운힐로 내리쏜다. 점점 빗발이 굵어지고 있다. 채 십여분이 지나지 않아 명성터널 진입로가 보이는 끝까지 내려온다. 진출입로 제한하는 바리케이트틀 지나지 않고 그대로 유턴해서 다시 내려온길을 업힐한다. 말그대로 업다운 훈련이다. 허리가 아프진 않았지만 저단을 되도록 지양하며 타는지라 근육과 심장의 압박이 상당했다. 정상에 오른후 잠시 쉬었다. 이어서 도토리코스쪽의 송전탑을 올랐다. 도토리코스 비포장업힐중 삼거리에서 좌측콘크리트 포장로를 오르면 송전탑을 오르게 된다. 경사도가 있는 비포장로를 끊기있게 오르면 300여미터의 빡센 급경사 포장경사로를 만난다. 이전 며느리고개 마지막을 연상케하는 경사도였다. 오늘은 잔차에서 내리지 않고 끈기있게 올랐다. 이전처럼 허리가 아파 못오르지는 않기에 다리와 심장에 의지해 올랐다. 1:1기어비로도 겨우 올랐다. 허리가 아프지 않으니 이젠 가슴이 터질거 같았다. 숨이 컥컥거린다.

제법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본격적인 우중라이딩은 시작되었다. 강명성님은 서울에 오후 약속때문에 먼저 하산한다고 한다. 대단하다. 오전에 홍천에서 라이딩하고 오후에 친구분 결혼식참석이라니.. 강철낭자라 불러 손색없다. 기온이 많이 서늘해져 몇몇사람은 추위를 호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난 추위를 느낄 겨를이 없을 정도로 몸이 달아올라 있었다. 강철낭자를 보내고 체온관리에 신경쓸 겨를없이 다시 도토리코스를 오르기 시작하는데 그제야 몸이 풀렸는지 업힐이 수월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퍼붓는 빗속을 라이딩하는 느낌은 그동안 누적되었던 피로를 씻어내는 과정과도 같다. 비와 안개에 둘어싸인 산야를 몸으로 받아들이며 페달에 힘을 가할때 느껴지는 감동은 평시에는 찾기 어려운 것이다. 장막이 걷히듯이 안개낀 산야를 둘러싼 풍경이 점점 다가온다. 서늘하고 습한 임도의 패인 흙더미와 자갈들을 딛고 올라서면 어느새 도토리의 첫번째 업힐정상에 다가선다.

이민호님, 김관수님, 홍창열님은 예고된 가짜초보로서 대열에서 뒤처짐 없이 도토리코스를 오르고 있었다. 특히 이민호님은 이미 인라이너로 단련된 체력과 몸을 가졌고 초보라고 하기에는 과장스러운 MTB에 입문한지 1년여가 되어 가는 진정한 가짜초보였던 것이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홍창열님 또한 가짜초보학생 이었다. 고수님들과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는 모습은 흡사 이미 잔차와 한몸이 되어 익숙해 있는 모습 그대로였다. 나는 앞에서야 어떻게 가건 상관없이 낙오만 하지 않기위해 느긋하게 오늘도 오르고 있다보면 부지런히 오르는 김관수님을 만나게된다. 동병상련이라 아님 내가 힘들어서 그랬던가? 천천히 조심해서 가자고 뒤에서 자꾸 유혹해 본다. 그래서 한번 쉬어가 보기도 할 요량으로..

비내림이 들쭉날쭉이다. 어느순간에 그쳤다가 싶더니 업힐을 열심히 하고 있자면 시원하게 쏫아져 체온을 식혀준다. 비가 그친 수월한 딴힐에서는 바람과 함께 진흙들이 온몸과 잔차로 퍼부어진다. 눈과 입 어느하나 제대로 열어둘 수가 없을 정도로 퍼붇는다. 이리저리 흙탕물을 비껴서 내려가 보지만 도리가 없다. 그럴때마다 오히려 퍼붓는 비가 더 그립기도 하다. 박진감 넘친다고 나란히 달리는 이사장님께 말했다. 도토리코스의 수월한 업딴힐에서 빗길임도를 열심히 치고 나가면 도대체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해 분간할 수 없는 진흙탕 길이 그렇고, 입을 제대로 열어 숨쉴 수 없어 더욱 그렇다. 머리쏙을 내내 맴도는 자빠링에 대한 두려움, 미끌 미끌한 빗길임도에 대한 긴장감이 그렇게 박진감 넘친다. 비로소 내가 그 산속에 동화된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어서 더더욱 그렇다.

이민호님의 타이어가 터져 버렸다. 자갈길이 타이어 옆면을 찟어버렸다. 크게 찟어져 튜브는 갈고 타이어는 고수님들의 정성어린 작업으로 패치를 했다. 생생한 알샵 MTB 스쿨의 실험실습교육이 되어버렸다. 타이어 안쪽을 깨끗이 닦고 본드를 발랐다. 패치를 하고 준비된 튜브를 끼워넣은후 바람을 넣고 다시 장착하여 길을 나선다. 타이어가 크게 찟어져 찟어진 부위로 튜브가 터져나올까 모두 걱정한다. 패치를 나름대로 단단히 했어도 라이딩도중에 공기압은 사람의 예측을 넘어설 수도 있는 모양이다. 도토리코드 후반이 다되어 발생한 문제이라서 크게 걱정은 안했지만 그래도 알 수 없으니 일단 오늘의 라이딩을 짧게 마치기로 하고 하산을 서두른다. 그런데 예상대로 타이어가 찟어진 부위가 점점 크게 부풀어 오른다. 튜브가 삐집고 나오는 모양이다. 이민호님이 천천히 조심조심 잔차질을 한다. 다들 뒤에 따라오며 혹시나 터질지 모르는 타이어를 예의 주시하며 따라온다. 8명의 라이더가 타이어 하나에 집중하고 있었다. ㅎㅎ 다행히도 하느님이 보우하사 무사히 알샵에 도착했다. 12시 정도에 비교적 짧았던 32Km라이딩이 끝났다. 매주를 거듭할때마다 나의 가능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한다. 주중에 출퇴근 라이딩은 확실히 효과가 있는 듯 했다. 오늘 코스는 짧았지만 했지만 전주보다 체력의 부담은 오히려 덜한듯 하다.

한바탕 사람과 잔차가 알샵의 지하수 물세례를 받는다. 라이딩상태 그대로 호스에서 뿜어나오는 지하수로 세척식을 가졌다. 잔차도 사람도 흙덩어리가 되어 있던터라 씻어도 씻어도 흙탕물을 계속 나온다. R# MTB SCHOOL 1기생들의 팀복차림도 말그대 흙에 쩔었다. 다들 서로의 모습을 확인하며 마냥 즐겁게 웃어본다. 사진, 동영상도 찍고..

이어지는 장용순사장님의 맞춤 스페샬 메뉴와 알샵 사모님이 준비하신 점심과 맥주로 라이딩뒤에 남겨진 사내들의 허전한 배와 가슴을 달래본다. 밥으로 고팠던 배 다시 채워 넣고, 거기에 오징어와 삼겹살에 미역국까지 오늘은 어렵게 먹을 수 있는 고수김치도 한몫한다. 갈증은 딤채맥주로 풀고.. 매주 느끼는 점이지만 알샵 다이어트 체감지수는 + – 제로가 아니고 항상 +로 끝나고 있었다. 오늘도 한 1~2Kg쪄서 돌아가게 되었다. 살찌러 알샵오는 거 같다.

오늘에야 일지를 올리는데 일요일 스쿨팀은 성황리에 잘 끝나셨습니까? 청명한 가을하늘아래 스쿨팀을 인솔해 도토리 코스를 오르실 이사장님 내외분(사모님도 일요일에는 라이딩을 한다는 얘길 들어서)을 상상해 봅니다. 어제 비로 임도가 질척거리지는 않으셨는지요. 한주 잘보내시구요. 다음주를 다시 뵙길 기약해 봅니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