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6일의 280랠리 하프코스 답사 라이딩에서 알게 된 새로운 사실이다.
1. 앞서가는 잘난 토끼만 졸린 게 아니다.
꼴찌로 뒤쫓아 가는 느림보 거북이도 잠을 잔다.
비룡산싱글에서 업힐 끌바하다 나무에 기대어 한잠.
양동임도 다운힐에서 뒤에 쳐저 두 번 잤다.
신나는 다운힐인데 어찌 그리 눈은 감겨 오는지.
옆으로 튀어나가 골로 갈까봐 임도가운데에서 한 숨 잤다.
우화가 아닌 실화다.
2. 자전거는 좋은 등받이가 될 수 있다.
임도에서 첫잠은 배낭을 멘 채로 앉아서 꾸벅꾸벅 졸았다.
자고나니 목이 아팠다.
두 번째는 등받이할 나무를 찾으니 임도에 있을 리 없다.
바다 가운데에서 먹을 물 한방울 없는 격이다.
잔차를 눕히고 핸들바의 위치를 잘 맞추니 비즈니스석 정도는 편안하더라
3. 내 잔차는 지능형자전거(Intelligent Bike System)이다.
(1)고래산임도의 껄떡 업힐 직전에 타이어 펑크가 났다.
선두는 앞서 올라갔다 안 따라오니 뭔 일인가 하고 되 돌아왔다.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선두를 적시에 되돌려 세운 것이다.
라이더의 심중을 헤아리는 지능형이 틀림없다.
업힐 경사와 페달에 전해지는 나의 힘, 선두와의 거리를 자전거가 자동으로 판단하여 바로 그 때 그 장소에서 펑크를 냈다는 것을 믿어주기 바란다.
바늘구멍은 찾아냈는데 찌른 물체는 끝내 찾을 수 없었다.
(2) 비룡산임도에서 체인이 끊어졌다.
점심을 먹고 새 힘을 얻어 다들 씽씽 올라간다.
나는 속이 거북해지며 배가 살살 아파온다.
쉬었다 가고 싶은 찰라에 체인이 스프라켓에 씹혀서 끊어졌다.
전에는 한번도 체인이 튄 적이 없다.
4. 나는 진정한 산악잔차맨이다.
임도를 다 내려 와 매곡역에 당도하니 이제부터 포장도 라이딩만 남았다.
뜨거운 태양아래 달궈진 아스팔트 라이딩은 정말 싫다.
양동농협에 먼저 간 김샘이 이 구간을 자동차로 픽업해 주었다.
그 구간이 비포장도였다면 기어서라도 내 힘으로 갔을 것이다.
믿어주기 바란다.
나는 정말 임도나 싱글을 좋아하는 산악잔차맨이라는 것을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