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빠 최성락입니다.
오늘도 느긋하게 우면산 풀코스를 돌아볼까 해서 아침 일찍 나섰습니다.
R#분들 중 우면산을 와보신 분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올때마다 만만치 않은 싱글길에 늘 도전을
받고 있지요.
8시30분쯤 공군부대 초입에 도착해서 2km정도의 빨래판 업힐을 올랐지요.
한 30%정도의 경사가 있는 업힐인데 보수공사를 했는지 옛날보다 길이 많이 깨끗해 졌더군요.
공군부대 입구까지 올라와서 다시 뒤로 돌아 오른쪽으로 진행하면 헬기장(아주 작은)으로
향하는데, 나뭇잎들이 많이 떨어져 있더군요. 태풍으로 많은 나뭇잎들이 길에 수북히 쌓여있었
습니다. 업힐에 자꾸 슬립이 나네요.
헬기장까지 와서는 오른쪽으로 다운힐을 시작합니다. 경사가 심해 보통 끌바로 내려가는데,
어, 오늘은 어째 이상합니다. 나뭇잎이 너무 많이 떨어져있습니다. 게다가 훤하게 내려가는 길이
보여야 하는데 길이 잘 안보입니다. 나무들이 다 뿌리채 뽑혀있거나 꺾여져 길을 막고 있네요.
그럭저럭 끌바가 끝나는 삼거리에서 사진을 찍어봤습니다.
큰 나무들이 중간이 부러져 있거나 아예 땅에 드러누워 있습니다.
이때 눈치를 채고 내려왔던길로 다시 올라가 집으로 갔어야 했습니다.
등산객들에게 물어보니 가는길 계속 길이 이렇답니다.
으…그래도 그냥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점점 길이 없어지네요. 어떻게 나무들이 쓰러지면 무조건 길쪽으로 드러누워 있네요.
처음엔 넘고, 살짝 돌아가곤 해서 큰 무리없이 진행하고 있는데, 중반쯤 가니 길이 점점 좁아지면서
길을 완전히 막아 돌아갈 길도 별로 보이지 않는 길이 많아지더군요.
아예 크게 돌자, 해서 크게 돌다가 너무 길이 없고 경사도 심해 미끄러지기도 여러번…
자전거가 없다면 그럭저럭 나무들을 헤치고 지나가겠건만, 자전거 때문에 그래도 나무들이
덜 누워있는 곳을 찾다보니 낭떠러지 쪽으로 가기도 하고, 점점 지쳐가네요.
가시도 많고 헬멧도 부딪히고, 배낭도 나무에 걸려 넘어지기도 하고, 자전거도 스포크 사이로
나무 가지가 끼기도 해서 점점 힘들어지던 찰나, 갑자기 왼 발목이 엄청 아프네요.
처음엔 뱀에 물렸는 줄 알았습니다. 너무 아파서요. 그런데 가만히 보니 좀 큰 (2cm정도) 녹색 벌이
제 발목을 물고 있더군요. 순간적으로 겁이 나는게 빨리 하산해야겠다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혼자여서 좀 더 불안했던것 같습니다.
어째든 길을 찾아 좀 진행하려면 나무들이 계속 누워있어 자전거를 탈 환경이 아니었습니다.
나중엔 돌아가기가 힘들어 그냥 타고 넘다가 자전거를 나무 너머로 던지기도 했습니다.
그럭저럭 길을 찾아 선바위역으로 나가는 쪽으로 향했는데 마지막까지 나무가 누워있네요.
선바위역에서 공군부대 초입까지 로드로 복귀했습니다.
차에 도착하니 총 6km. 빨래판 업힐 2km, 로드 약 1km, 나머지 3km는 산에서 이리저리 헤집고
다녔습니다. 근데 힘은 40km 임도를 다녀온 것보다 더 힘이 드네요.
벌에 물린 곳도 슬슬 신경쓰이고요.
어째던 회사로 복귀했는데 앞타이어가 펑크가 나있네요. 애휴.
여러분들도 당분간 싱글길은 잘 알아보시고 가시기 바랍니다. 고생만 하고 벌에 물리고…
태풍이 정말 무섭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