追憶

오늘 아침 출근길이 도로공사로 유난히 막힌다.

 

새로 세팅해 아직은 낯선 카오디오의 音色에, 잘 듣지 않던 카드를 꽂고 볼륨을 높여본다.

제목도 가수이름도 모르는 처음 듣는 듯한 올드Jazz가 흘러나온다.

 

이유없이 초딩동창 여자아이의 얼굴이 오버랩된다.

착하고, 공부도 잘하고, 이쁘고 우리 반 반장이었던 내 첫 짝사랑이었던 아이…

내가 감히 넘보지도 못했던,

어쩌다 눈이라도 마주치면 심장이 멎을 것만 같았던 아이…


 

서울대음대에 진학했었다.

같은 학교에 다니던 동기들뿐 아니라, 초딩선배들 까지도 기웃거리게 만들었던 아이,

그리고 거의 모든 학생들의 ‘水仙花’ 같았던 아이.

가장 행복하게 살 것같았던…

  

몇 년 전 초딩동창 모임에 나와 수십 년 만에 만났던 적이 있다.

5학년 때 인가 생일날 초대받아 수줍게 선물을 건네주고, 같이 놀던 기억을 해줘 감격했었다.

그날 모인 남동창 아이들 거의 모두의 짝사랑 이었던 아이.

  



2번의 이혼과 젊은 날 남동생의 갑작스런 죽음에 세월보다 훨씬 늙어버린…

내동생과 그 아이의 동생도 친구였다.

 

지금은 미국의 어느 자그마한 시골병원에서

음악으로 하는 심리치료사를 하고 있단다.

 

혹시 그 아이도 내가 자길 안쓰럽게 보는 것처럼 날 안스럽게 보는 건 아닌지 모르것다.

-.-

 

이젠 추억’이 현재나 미래보다 점점 더 많이 생각나는 ‘탱’이 돼가나 보다.

 

 

-가을의 문턱에서 어린 옵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