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R# MTB 08년 280랠리 완주기

비가 온다고 한다. 작년에도 비가 왔었다.
보온 준비를 하지 못해서 작년 피재고개에 도착 후 내려선 민박집에서 포기했다.

금년의 일기예보는 토요일과 일요일에 거쳐서 장맛비가 온다고 한다. 아예 푹 젖을 것을 각오하고 랠리에 임한다. 작년처럼 추워서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한달여전 부터 팀원들과 홍천알샵근처 160키로임도, 가리산 100키로임도, 양동 90여키로 임도 등 장거리만 골라서 매주말마다 연습을 하였다. 그사이 팀라이딩요령과 랠리 진행에 대한 예행연습을 충분히 했다. 물론 체력훈련은 더할나위 없을 것이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지 않는가?
작년의 실패를 교훈삼아.. 부족한 체력과 우천, 라이딩 템포등에 대해 무수히 고민하면서 인도어상의 훈련도 같이 진행하였다.

라이딩 2주전에는 제천 첩첩산중에서 일면식도 없는 제천MTB유관우님과 김현님의 친절한 전화도움을 받으며 랠리 답사까지 다녀온다. 주로 싱글코스위주로 다녀왔는데 그 난이도가 상당하였다. 일반적인 싱글라이딩에서도 이정도 난이도면 거의 혀를 내두를 정도라고 해도 될지..^^ 산 등산로를 미니포크레인으로 넓히고 낫과 톱등으로 길을 개척해 놓은 제천분들의 눈물겨운 흔적들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그 분들이 우리가 라이딩할 모습을 상상하면서 만들었을테니 그 정신의 교감이 끝에 닿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 매일 백운산 싱글과 클라이막스의 요부골 싱글을 떠올리면서 잠을 청했다. 분명 그곳이 이번 랠리의 가장 힘든 고비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원조는 지원조대로 김수환님과 김소장님을 중심으로 전략을 짜고 지원포인트와 물자를 구상하고.. 챙기고 또 챙겼다. 3반장이 내 처자인지라 지원조의 감동지원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

랠리 전날에 운학리(차도리)에 베이스캠프 팬션을 정하고 랠리에 참가할 전투조와 지원조 일부가 먼저 도착하여 잠을 청한다. 난 3반장과 아이들을 데리고 오다가 이박사님 전투조 일행과 합류하여 차도리에 8시경에 도착하여 씻고 바로 들어 누웠다. 랠리 준비를 위한 잔차 정비며 배낭셋팅은 이미 목요일저녁에 모두 완료해 놓은지라 별도로 추가로 준비할 필요가 없었다.

랠리당일 새벽2시에 3반장이 잠을 깨운다. 드디어 출발시간..팬션 사장님이 정성스레 차려주신 아침백반으로 식사를 하고 전투조와 지원조 일부분들과 제천 모산비행장으로 향한다. 새벽 3시반경에 도착한 모산비행장은 차량들과 대회 진행관련 캠프들로 북적거린다. 280에 매년 빠지지 않고 4년째 참가하고 있지만.. 랠리 출발지의 새벽풍경은 항상 긴장되고 엄숙하기만 하다. 이순간 느끼는 비장함은 전쟁터로 나가는 장수의 그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번에는 반드시 완주하리라는 굳은 각오.. 몇번이고 되네여 본다. 알샵에서는 총 11명이 참가했다. 몇번의 랠리연습을 통해 2개조로 진행하기로 약속된 상태.. 빡조와 널조로 나누어 초반 라이딩후 팀별로 진행키로 한다. 출발 스타트라인 아치옆에서 출발기념촬영후 명암저수지 고가도로 밑에서 뵙기를 약속드리고 드디어 출발한다.

출발직후 예상대로 도로에는 온통잔차의 뒷 테일라이트 행렬이 가득.. 좌측으로 추월하는 사람.. 초반부터 그룹으로 다니는 분들.. 진행속도로 봐서는 이대로 강천사 업힐 입구로 몰리면 아수라장이 될 터였다. 이박사님과 송상준님께 일단 앞으로 빠지자고 말씀드리고 최대한 왼쪽으로 라이딩 흐름을 깨지 않고 진행한다. 그래도 아직도 선두열은 길다..

금새 10키로여를 라이딩하여 강천사입구에 도착.. 왠 10키로가 이다지도 짧은지 대회 분위기에 휩쓸려 거리감각을 상실했나 보다. 강천사 업힐은 예상대로 좁은길에 잔차들이 우글거린다. 타고 가시는 분들보다 끌고 가시는 분들이 많다. 나는 타고가는 것이 덜 힘들다는 것을 알기에 낮은 체인링에 걸고 꾸역꾸역 오른다. 하지만 실제는 많은 분들사이에서 천천히 타고 간다는 것이 더 어려웠다. 뒤에서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분들이 느리게 간다고 소리치고.. 양길옆에는 끌바하시는 분들이 가득하고.. 더불어 급한맘에 속도를 내보지만 강천사구간이 어디 속도를 낼만한 구간이던가.. 결국 옆에 끌바하시는 분과 같은 속도로 길옆으로 타고 오른다. 오히려 그게 편하게 느껴진다. 맘을 즐겁게 가지려 노력해 보기도 하고.. 거의 강천사 근처까지 도착하니 앞선 이박사님과 송상준님도 보인다. 더 타고가다가는 제명에 못살 것 같아 결국 끈다. 끌어보니 그것도 제법괜찮다. 몸이 풀리려 하나 보다.

주위는 꽤 밝아있는 상태..
강천사에 도착하여 들바를 한채 대웅전으로 오르는 계단을 넘어 능선까지 끌바를 한다. 뒤따라 오시는 분이 구수한 농담에다 씩씩하게 오르는 지라 거의 쫓기듯 능선을 올랐는데 아주 숨이 턱에 걸린다. 싱글딴힐에는 이골이 난지라.. 능선부터 이어지는 신나는 딴힐을 시작한다. 뒤에 계시는 팀원들은 싱글이 끝나는 지점에서 뵙기로 한다. 싱글구간을 스키타듯이 정신없이 내려온다. 답사때는 몇번 쉬면서 내려갔는데 이번에는 쉬지 않고 내려간 탓인지 나중에는 브레이크가 과열되어 제동이 되지 않는다. 그사이 등짐에 들었던 물통이 떨어지고 더 심해 지기 전에 얼른 내려서 브레이크 열도 식힐겸 잠시 쉬었다 간다. 근사한 싱글 딴힐길에서 브레이크 안잡혀서 서있자니 그도 안타까운 일.. 과열을 의식하며 오히려 제동을 아끼면서 겨우 싱글을 탈출..

첫번째 체크포인트에 도착한다. 아직 많은 분들이 도착하진 않아서 한산한 상태.. 송상준님과 이박사님이 도착하신다.. 이어서 정원식님도 도착.. 빡조는 4명으로 단촐하게 남은길을 떠난다.

도로를 신나게 내려와 오미리 방향으로 가야하는데 우측으로 직진해 버린다. 대회 관계자 차량인 듯 한 봉고가 한대 오더니 우리에게 그쪽이 아니라고 소리친다.. 내가 착각을 한것.. 길을 잘못들 뻔했다.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다시 오미리방향으로 진행하다 송한에 도착하여 임도방향으로 좌회전..

완만하게 오르는 송한임도에 들어서면서 몸이 무겁다는 생각이 자꾸든다. 아직 몸이 안풀린 모양이다. 송한임도의 완만한 업힐구간에 페달링이 무겁기만하다. 그와중에 송상준님과 이박사님은 멀찍이 앞으로 빠진다. 두분은 힘도 좋다..ㅋ

원식님과 함께 천천히 송한임도를 오른다. 뒤에서 힘찬 기세로 우리를 지나쳐 오르는 분도 있다. 그 놀라운 체력에 경탄하며 송한임도 정상인 감악산능선마루에 도착한다. 진행요원께 인사드리고.. 먼저간 이박사님과 상준님은 벌써 내려가고 없다.

물한리로 내려가는 싱글은 초반에는 탈만하다가 이내 나무계단으로 변해버린다. 저번 답사때 김수환님이 내려오다 공중3단회전 낙법을 하신 그 싱글길.. 제천분들이 정성스레 닦아놓은 길이 제법 다져져 단단해 있었다. 계단에서는 그냥 들바해서 내려간다. 나무계단을 내려설때마다 무릎에 충격이 느껴진다..으휴.. 계단이 끝나면 타고 내려올 수 있는 곳이 더 많은 곳.. 근사한 통나무 다리도 하나 건너고.. 돌텡이며 쿵쾅거리며 내려가다 보면 어느새 피재로 오르는 도로와 만난다. 열화와 같은 갤러리분들의 함성에 힘을 얻어 피재도로를 오른다.

광주굴렁쇠분들이 팀이 똘똘뭉쳐 다니신다. 파란져지에 통일된 복장으로 씩씩하시다. 피재를 힘겹게 오르는데 이분들이 휭허니 올라가 버린다. 너무 힘을 빼기 싫어서이다. 멀리 이박사님이 보인다. 따라서 올라가 보는데 피재정상에서 쉬지도 않고 그냥 씽.. 가버리신다. 한참 몸이 좋으신 모양이다. 피재정상에서 체크하고.. 스티커 한장 받아서 기남이길 싱글로 들어선다. 초반부터 부지런히 끌고 오르는데 이박사님과 송상준님이 기다리고 계신다. 합류해서 오르는데 박사님과 원식님 허벅지에 쥐가 난다. 첫번째 휴식.. 출발지부터 거의 쉬지 않고 달려온지라. 몸도 축나고.. 파워젤도 하나 물어본다. 상준님이 박사님 다리를 풀어주는데 박사님의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비명소리가 들린다. “아이고.. 아이고” 옆에서 보는 난 이상하게도 왜이리도 즐거운지.. 내가 성격이 모난 탓이다..ㅋㅋ

다리를 풀고 다시 끌바.. 산중턱에 오르니 역시나 잘 정비해 놓은 싱글길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신나게 딴힐에 다시 업힐에.. 아까부터 배가 아프기 시작하더니 결국에는 참지 못하고 잔차 내팽개치고 숲으로 뛰어들어가 일을 치른다. 그 시원함에 전율이 느껴진다..ㅋㅋ

매골로 내려가는 싱글은 일부는 넓히고 다듬어 놨지만 작년 비가와 많은 분들이 고생한 그 껄떡 싱글은 예전 그대로 였다. 하지만 타고 내려가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신나게 내려가는데 역시나 브레이크 과열.. 나중에는 속도가 제어 안될 정도로 패드가 줄줄 밀린다. 다운하다 말고 그대로 끌바해서 내려간다. 안전이 최고다.. 다시 타고를 반복하다 보니 매골 임도에 도착.. 좌회전 해서 오르는데 오른쪽에서 트럭한대가 오면서 우회전이라고 한다.. 분명 좌회전인데.. 얼씨구나 신난다고 하면서 우회전 하려는 찰라.. 이분께서 말을 번복하여 좌회전이 맞다는 것.. 좋다 말았지만 어쨋든 상관없다. 좌회전하여 업힐을 시작.. 초반 부담스런 싱글을 모두 지났다는 홀가분함으로 임도를 오른다. 자갈밭이라도 어딘가.. 타고 오를 수 있음에 감사한다. 임도 정상부를 찍고 내려가는데 파쇄석이 임도구간에 제법 뭉쳐있다. 앞타이어를 들이대면서 과도하게 브레이킹하면 그대로 전복될 수 있는 구간.. 딴힐하다 일행을 잠시 기다리는데 다른 선수분들이 내려오면서 아니나 다를까 눈앞에서 전복된다. 크게 다치진 않으신것 같은데 쉬이 일어나지 않는다. 털고 다시 출발하시는 모습을 보니 안도감이 든다. 조심해야 한다..

매골임도를 지나 포장로를 따라 시원하게 1차지원포인트인 명암저수지 중앙고속도로 굴다리밑에 도착한다. 열화(?)와 같은 지원조분들의 융숭한 대접을 받는다. 뜨듯한 설렁탕국물이 몸을 타고 돈다. 박사님과 원식님 다리쥐가 영풀리지 않는다. 준비해온 만병통치약 파스를 두툼하게 바르고 물보충후 다시 출발.. 다음 지원포인트인 동량역에서 뵙기로 한다.

베론성지로 향하는 길은 도로.. 초반외에는 도로도 그다지 속도내기가 여의치 않다. 완만하게 오르는 길.. 베론성지 입구에 들어서면서 조금씩 업힐이 많이 나오고.. 절간같이 엄숙한 성지를 지나면 점점 골짜기 분위기가 난다. 지그재그 빨래판도 오르고 호젓한 임도를 따라 한참을 올라야 고개마루에 도착한다. 박달재 정상부근인 듯..

정상마루에서 잠시 쉬면서 목을 축인다. 밥먹고 업힐인지라  쉽지는 않다. 백운면을 향해 임도를 내려간다. 짧을 줄 알았던 임도가 제법 구불구불하다. 새로난 길인지 차량두대가 지나가도 될 정도의 신작로 수준.. 역시나 파쇄석을 잔뜩 깔아 놔서 위태하게 내려간다. 도로로 나와 로드길을 달리는 느낌이 마치 작년 천등산출구로 나와 내려가는 길과 느낌이 흡사하다. 백운면까지 순식간에 내려오고 나니 농협마트가 보인다. 여기서 운학으로 향하는 반가운 서울장모님과 형님도 뵙는다. 이런 우연의 일치가 있다니 놀랍기만 하다. 짧게 인사드리고 백운면에 들어서기전 좌회전 표시가 있는데 일단 백운면으로 들어가 설레임하나 먹기로 한다. 나는 물보충도 하고.. 마트에서 커피맛 설레임 하나씩 깨물고 나니 천국이 따로없다. 이런 맛에 라이딩하는 거다..ㅋ 이박사님은 여전히 만병통치약 파스를 허벅지에 잔뜩 바르신다. 조금만 강하게 힘을 써도 쥐가 난다고 하신다.

도로로 나와서 아스팔트에 난 표식만 보고 따라간다. 작년에 이미 경험한바가 있어.. 표식기에 의존해서 갈 수 있다는 교훈을 이미 얻은바 있다. 친절한 표식기를 따라서 강가를 지난다. 강가에 접한 애련리를 순식간에 통과하고.. 정암으로 넘어가기전 가파른 지그재그 빨래판 업힐도 오른다. 한번 오르고 나서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고개마루에서 다른팀 지원차량분들이 제공해 주시는 시원한 수박한조각먹고 점퍼를 꺼내고 배낭을 방수포로 싸고 우천준비를 해서 출발한다. 이때까지도 거의 휴식은 10분이내로 하고 진행했다. 오늘 우리의 라이딩원칙은 “거의 쉬지않고 천천히 간다” 그래서 인지 왠만한 업힐정상에 도착해도.. 갈림길에서도 표식기가 완전하여 쉬지않고 진행할 수 있었다. 그 흔한 펑크한번도 나지 않고..ㅎㅎ

비가 오면서 걸쳐입은 고어텍스점퍼가 점점 덥게 느껴진다. 싱글레이어지만.. 이미 몸은 땀으로 범벅되어 있는 상태인지라 무겁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점점 비의 양이 많아지자 체온은 점점 떨어지는 느낌.. 정암임도를 한번에 돌아서 충주호 리조트로 빠져 나온다. 빗길의 임도는 숲의 기운과 더불어 생동감이 넘친다. 먼길을 달려온 우리에게도 그것을 느낄 여유는 있었다.

충주호리조트에서 동량역까지 도로를 달린다. 꽤 길었던 같지만 동량역에서 기다리고 있을 지원조를 생각하니 비가 와도 로드길은 반갑고 유쾌하기만 하다. 동량역근처 굴다리옆 원두막에서 근사하게 지원조는 자리는 잡고 있었다. 금방 볶아낸 돼지불고기를 차려놓으니 왕후의 밥과 찬이다. 그 사이 습식오일을 체인에 그득히 뿌려주시고.. 이온음료 리필.. 차디찬 수건.. 이런 황송한 대접을 받아도 되는지 몸둘바를 모를 정도.. 맘속으로 고맙고도 고맙다는 말을 되네이면서 다시 출발을 한다. 다음 지원포인트는 다릿재터널을 내려와서 5시경으로 잡는다. 이번에는 새로운 제안을 해본다. 아까 팀라이딩하시는 분들을 벤치마킹하여 가방을 지원조에게 잠깐맡겨놓는다. 꼭필요한 음료랑 정비도구를 4명이도 분담해서 가지고 져지며 우의 뒷주머니에 넣고 출발한다. 가벼우면 라이딩에 이득이 있으리라는 기대때문이다.

인등산 입구를 찾아서 빗길 도로를 거슬러 올라간다. 갈림길에는 어김없이 주최측분들과 안내표지가 선명하다. 스티커를 붙여주시는데 아까 붙이 스티커가 빗물에 씻겨 떨어지기 직전이다. 다행히 스티커는 없어도 완주를 인정해주신단다..ㅋㅋ 그래도 하나 붙여주시긴 하는데.. 인등산임도로 들어선다..

인등산고개마루까지 오르는 길은 잘 다듬어진 숲길이다. 마치 고즈넉한 휴양림의 산책로 같은길.. 하지만 끝없이 이어지는 막강한 업힐이 만만치 않다. 굽이를 돌아도 또 나타나고 비오고 안개자욱한 업힐이 끝날 기세를 보이지 않는다. 경사도도 만만치 않고.. 타고 오르던 일행은 이내 끌기 시작하고 결국 나도 끌어본다. 3년전 랠리때 똥꼬의 압박으로 인해 끌기 시작했을때 그 나른한 느낌.. 장거리 라이딩후 끌바는 새로운 휴식의 느낌을 준다. 터벅거리며 인등산 임도 껄떡업힐을 오른다. 인등산 임도는 SK의 사유지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길은 잘 다듬어지고 수림도 거침없이 위세가 등등하게 웅장하다. 하지만 파쇄석 뭉치들은 어김없이 잔차라이더의 기운을 빼놓는다. 옥의 티다.. 업힐이 끝나고도 딴힐만 기다리지는 않았다. 오르락 내리락 끝날 줄 모르는 업딴힐후에 느릅재 정상에 도착한다. 좌회전하여 로드를 잠깐타고 내려오면 바로 천등산임도로 들어서는 입구.. 여기도 체크포인트가 있다. 앞에 21명이 지나갔다고 한다.. 우린 깜짝놀라 그게 사실인지 물어본다. 생각보다 엄청나게 빨리온 우리자신에게 놀란것이다. ㅎㅎ 기분좋게 천등산을 시작한다. 우리의 속도에 놀란지라 여유를 가지자고 박사님께 말씀드리고 라이딩템포를 늦춘다. 박사님도 다리에 계속 쥐가 나는지라 과도한 토크페달링을 지양하고 회전으로 진행해 볼것을 권했다. 효과가 있는지 천등산으로 오르면서 모두 기분이 좋아진다. 큰고개를 두어개 넘고 작고 완만한 업다운을 계속 반복하다보니 천등산을 중심으로 시계반대방향으로 한바퀴 돌았다. 작년에 반대로 돌때와 다른 느낌.. 이미 랠리는 중반에 가까워 지고 있지만 몸은 가벼운 상태다.. 내리는 비가 오히려 작열하는 태양보다 라이딩에는 적당한 체온 유지에 도움이 된 것 같다. 게다가 비의 양도 장대비가 아닌 부슬비인지라 라이딩의 열기를 식혀주기에는 부족하지 않다.

천등산을 타고 돌아 다릿재로 내려온다. 하프 종점에서 간단히 체크하고 로드로 들어선다. 다릿재를 내려오는 젖어있는 로드길도 즐겁기만 하다. 미끄러워 속도는 내기 어렵지만 진캘리의 빗속찬가가 절로 연상되는 내리막.. 랠리의 또다른 황홀한 정경을 맞이하는 순간이다. 증촌임도로 들어서기전 도로 오르막 굴다리앞에서 텐트를 친 지원조분들이 보인다. 3반장이 소리를 지르며 우리에게 달려와 하이파이브를 청한다. 반갑고 고맙다..^^

이번에는 육계장.. 이창선님 내외분이 차려오셨다는데 우중라이딩후 먹는 따듯한 국물은 맛은 무엇과도 비할것이 없이 최고다. 무박무지원으로 가려했는데 굳이 지원해주시겠다는 지원대장 김소장님의 말씀에 밥만 얻어 먹고 가겠다고 했는데 막상 이렇게 넘치는 환대수준의 지원을 받고보니 지원없이 어찌 갈까 몸서리가 쳐진다. 저녁을 먹고 오르는 증촌임도는 페달링이 가볍다. 여전히 자갈이 깔린 길이지만 우리가 가야할 길에 대한 두려움은 이미 없다. 비는 내리고 있고 그 비를 오히려 위안삼아 진행하고 있다. 증촌임도는 짧은 오르막후에 조금씩 스퍼트를 할 수 있는 완만한 내리막이 길게 이어진 곳.. 몇번의 탄력있는 페달링으로 딴힐을 즐기다 보면 어느새 출구로 나온다.

도로를 따라 엄정면을 지나 녹재까지는 로드업힐구간이다. 해는 점점 저물어가고 길고긴 로드길은 아득하기만 하다. 페달링을 하는데 머리가 띵하다. 비로 차가워진 머리가 두통을 동반한다. 페달링에 대한 감각이 무뎌지고.. 엄정면 근처 큰 느티나무와 정자가 있는 곳에서 쉬어간다. 좀전에 밥을 먹고 출발한 것 같은데 벌써 허기가 진다. 준비해온 압축비스켓 두개를 꺼내서 먹고 파워젤도 하나 물고.. 다시 나서는 길은 무겁고 힘들다. 어느덧 랠리의 후반은 한참 진행되고 있었다. 녹재를 오르는 로드 업힐은 멀리 정상이 아득하게 보이는 코스.. 힘껏 페달링을 해보지만 기운이 점점 소진되는 느낌.. 다리가 뻣뻣해 질 정도로 오르다 결국 1단으로 체인링을 내린다. 로드 바닥만 보면서 묵묵히 오른다. 앞에서 이박사님과 상준님의 페달링이 가벼워 보인다. 녹재 정상에 겨우 올라 뱃재 입구까지는 도로 내리막.. 입구까지 쏜살같이 내려와 쉬고 있으니 멀리 원식님이 녹재 정상에서 내려오는 모습이 보인다. 멀리서 보는 녹재 정상의 도로는 마치 스키 슬로프를 보는 느낌.. 꽤 가파른 곳을 우린 내려온 것이다. 뱃재입구에서 쉬고 있는데 입구를 놓치신 분인듯 길을 지나친 분이 다시 거슬러 올라오고 계신다. 말씀을 여쭈니 멀리 가지 않아 뒤돌아 오셨다고 하니 다행이다.

조금 있으니 대전에서 오신 4명의 라이더분이 씩씩하게 배재로 오른다. 연신 화이팅을 외치며 온산을 쩌렁하게 울리며 뱃재를 올라간다. 뱃재로 오르는 길은 한참 공사중이다. 길은 파헤쳐 놓고 빗물로 진흙밭이 되어 있다. 미끄러워 잔차를 탈 수가 없다. 끌고서 하염없이 어둠속에서 올라간다. 몇몇군데는 이전의 임도길이어서 다져진 곳으로 타보기도 하는데 쉽지는 않다. 그 와중에도 대전에서 오신 열혈팀원 분들의 함성은 골짜기를 울린다. 따라가는 나도 절로 흥이 난다..^^ 뱃재 정상이 어둠속에 실루엣으로 나타난다. 이미 비와 안개가 자욱한 뱃재 정상에는 비닐천막으로 체크포인트가 마련되어 있고.. 대전분들의 지원팀이 기다리고 있었다. 지원조와 감동적으로 해우하는 대전라이더분들을 뒤로 하고 우리 팀원은 묵묵히 화당임도로 들어선다.

화당임도로 들어서면서 본격적인 야간라이딩을 시작된다. 완전한 어둠속에서 4명의 라이더가 유일한 불빛이다. 빗줄기는 거세어 졌다가 이내 가라 앉기도 하고.. 이미 낮에 흠뻑젖은 우리는 별다른 감흥이 없다. 묵묵히 앞만 바라보고 달린다. 점점 지쳐가는 것.. 화당임도를 어떻게 지나왔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임도 내리막에서 원식님이 선두에서 일행을 리드하게 한다. 천천히 화당임도를 내려와 도로로 나온다. 덕동계곡 입구까지는 로드길.. 입구삼거리에서 지원조가 기다리고 했다. 화당을 지나 덕동으로 향하는데 힘들지 않지만 몸에 기운이 없다. 춥고 배고픈 탓인가.. 머리가 띵하고 페달링을 하는 것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 연신 하품이 나온다.. 앞서가는 원식님와 2분은 잘도 달리는데 별로 따라가고픈 생각이 들지 않는다. 세사람을 보내고 천천히 가야지 하는 느낌도 들고.. 남은 힘을 짜내어 삼거리에 도착.. 지원조의 여전한 환대를 받는다. 삼거리 식당에서 추어탕을 시켜놓고 기다리고 계신다. 3반장이 괜찮냐고 물어보는데 별로 말할 기운이 없다. 나에게 고비가 온것 같다. 그래도 오늘 백운산을 넘어가야 하는지라.. 추어탕을 먹고 다시 물보충을 하고나니 이젠 졸리기까지 하다. 휴.. 김소장님이 우황청심환같은 뽕약을 하나 주신다 그냥 넙죽 받아먹고.. 기운이 안되면 약발로라도 가야 한다는 의무감에 물을 마시며 소화시킨다.

드디어 덕동계곡으로 향한다. 세분을 앞으로 보내고 난 컨디션 유지를 위해 뒤에서 천천히 따라간다. 어짜피 길은 내가 모두 아는 길.. 표식기도 훌륭한 랠리코스인지라 나 없이도 잘 찾아 가실거라 믿고 느긋하게 가는데 앞서간 분들이 내가 보이지 않자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기다리지 말고 그냥 가시라고 하고 진행하라고 해도 듣지도 않으시고.. 이게 팀웍인가 보다.. 용두재로 올라가는 길은 골짜기에서 내려오는 빗물로 시냇물가 처럼 변해 있다. 물길을 따라 거슬러 오르는 느낌.. 철퍽거리며 타이어를 굴리는데 그립이 영 좋지 않다. 그래도 꾸역꾸역 끝날 것 같지 않던 용두재를 오르고.. 앞서가는 일행이 템포가 빠르게 느껴진다. 이대로 계속 따라가다가는 내가 죽을 판이다. 그래도 나의 상태에만 집중하여 진행한다. 그러니 자연 일행과 간격이 점점 길어지다 다시 따라잡고 이런식.. 난 랠리중 가장 힘들었던 구간을 지나고 있었다.

코란도 한대가 임도를 타고 내려온다. 랠리 끝나고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제천의 무대뽀님이라고 하신다. 랠리 지도작업에 많은 공을 들이신분이신데.. 백운산싱글을 포기하지 말고 잘 통과하라고 격려해 주시고 우리에게 라이트며 식수가 부족하지 않는지 물어보고 보충해 주시겠다는 것을 만류하고 그대로 간다. 그 험난한 상황에 베풀어진 따듯한 정성에 다시한번 감사드린다. 박사님과 원식님께 라이딩템포가 빠른게 아니냐고 푸념도 늘어놔 보고.. 천천히 조절하자고 건의한다. 그때부터 일행을 따라갈만한 속도가 되었는데 오히려 너무 느리게 간다.. 에궁.. 이제 맘의 여유도 생기고.. 결국 백운산싱글 입구에 도착한다.

이런 최악의 상황을 제발로 자청해서 온 내가 이상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순간.. 백운산 싱글을 오른다. 질퍽거리는 진흙과의 싸움이 시작되고 제발 두 다리와 신발이 미끄러운 경사를 버틸 수 있기를 기도하는 맘으로 6키로의 싱글길을 끌바했다. 예상대로 중간에 만나는 벌떡 절벽구간에서는 머리에 잔차를 이고 거의 사투를 벌이며 오르기도 하고..  고난의 끝은 항상 있다. 내가 움직인 만큼 보답을 해주는 것.. 포기하지 않고 4명의 팀원은 3시간만에 백운산 진흙싱글길을 걸어서 나올 수 있었다. 단 1초도 잔차를 타지 못했다.. 제천분들이 애써 가꾼 환상의 싱글길이 비로 인해 애물단지가 된 듯하여 안타깝다. 하지만 랠리를 통틀어 가장 기억에 남는 구간을 꼽으라면 이곳을 주저하지 않을 것..

드디어 우리의 베이스캠프 차도리 팬션으로 내려선다. 싱글탈출 후 차도리로 내려가는 딴힐은 지독한 싱글 끌바로 인해 다리에 힘이 없어 노면의 충격을 지탱하기도 버거웠다. 조심스레 팬션에 도착하여 수돗가에서 잔차며 진흙으로 얼룩진 몸을 닦아낸다. 새벽 4시30분.. 덕동임도와 백운산을 6시간만에 넘어선 것이다. 팬션에서 간단히 씻고 거의 기절하다시피 바로 1시간을 잔다. 3반장이 잠을 깨우는데 마치 몇시간을 잔듯한 느낌.. 여전히 기운은 없지만 가야 한다는 맘속의 의지는 불타고 있다.

지원조가 차려주는 마지막 육계장식사를 점심도시락을 배낭에 받아 들고 남은 랠리를 향해 출발한다. 역시 체인에는 습식오일이 듬뿍 발라져 있다. 체인 트러블한번 없이 랠리를 치를 수 있었던 것이 지원조분들의 정성탓이리라.. 고마운 지원조의 정성을 뒤로하고 동이터 이미 밝아져 있는 차도리를 빠져나가 거문골 임도로 향한다. 비릿한 내음의 송어양식장을 지나고 거문골 임도입구에서 체크를 한다. 앞에 4명의 라이더분만 통과하셨단다.. 허허.. 어제 21명 통과 소식에 이어 더 충격적인 소식.. 랠리가 순위싸움이 아니지만 우리가 최선을 다해서 왔다는 느낌에 왠지 기분이 좋아진다. 운영진께 인사드리고 거문골임도를 오르는데 초반부터 빨래판 업힐이 장난이 아니다. 남은 후반코스도 체력을 안배해야 한다. 일행에게 내린다고 얘기한뒤 그대로 끌바로 오른다. 오르던중 아직 비는 오지만 몸이 더워져 점퍼도 모두 벗어 던지고.. 조금 완만해 지면 다시 타고 끌고.. 하지만 타고 오를 구간이 거의 없는 정도 거문골 징한 콘크리트 빨래판을 끌바로 돌파하고 나니 모두 컨디션들이 오히려 좋아졌다. 그 사이 그런 구간을 쌩하니 타고 오르는 진정한 짐승분이 한분 지나가신다. 놀랍다..ㅎㅎ끌바로 인해 굳은 몸이 풀린것.. 능선을 따라서 시원 오르락 내리락 하는데 기분이 제법 좋다. 멀리 출구 바리케이트입구가 보인다. 도로로 나와서 좌회전하여 구령재로 오르고.. 구령재 정상에서 체크하는 줄 알았는데 아무도 없다.

그대로 신림면쪽으로 도로를 타고 신나게 내리쏜다. 도로 바닥을 보면서 내려가고 있는데 역시 남은 구미동으로 향하는 표식이 뚜렸하게 보인다. 계곡쪽으로 도로를 타고 가다 오른쪽으로 갈라지는 임도 진입로를 들어서니 바닥에 보도블럭 예쁘게 깔린 업힐구간이 나온다. 콘크리트 빨래판도 몇개지나고 파쇄석이 없이 잘 단장된 남은 임도를 오른다. 힘든 업힐에도 모두 표정은 점점 밝아진다. 최악의 백운산싱글로 인해 우린모두 큰 힘을 얻은 듯 싶다. 그보다 더한것이 없다는 위안.. 약간의 경사가 있는 구간은 모두 끈다. 몇시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우린 모두 끌바에 익숙해져 있었던것.. 임도끝자락에 도달하자 예찬의 집 표식이 보인다. 이곳부터는 길고긴 딴힐이 기다리고 있었다. 임도들이 식수구하기가 어려웠는데 내리막 중간에 시원한 석간수도 구할 수 있었다. 목을 축이고.. 임도 내리막 후에 포장로로 쭉 뻗은 시원한 내려오니 체크포인트.. 밤새 잠도 못주무시고 기다린 운영진분들이 반갑게 우리는 맞아 주신다. 우리앞에 5명이 가셨단다. ㅎㅎ

신림IC근처를 지나는데 길가에 파는 참외가 탐스럽다. 이박사님이 하나 깍아 먹고 가자고 하신다. 주인장에게 4개 사겠다고 하니 잘라놓은 참외 공짜로 그냥 먹고 가라신다. 어휴 이게 왠 떡.. 꿀참외로 목마름과 허기를 잠시 달래고 넉넉하고 후한 인심에 고맙다는 인사드리고 다시 길을 나선다. 신림면을 지나고 왼쪽에 중앙고속도로 고가를 보고 간다. 비끼재 방향으로 고속도로 고가를 끼고 올라간다. 길게 일직선으로 뻗은 비깨재 로드길을 오르는데 절로 힘이 난다. 쉬지않고 한번에 올라서 바로 백련사입구에서 체크하고 요부골로 내달린다. 상준님이 배고프다고 한다. 나도 배가 고프다. 요부골 입구에서 지원조가 정성스레 준비한 백반도시락을 까먹으면서 앞으로 남은 요부골싱글과 피재업힐을 얘기한다. 더이상 우리에겐 고비란 없어 보였다. 밥을 다 먹을동안에도 우리를 지나쳐 가는 랠리선수분들이 없다. 지원조의 알흠다운 점심도시락에 감사하고 생각보다 놀라운 랠리성적에 기쁜맘으로 요부골로 들어간다. 끌바의 연속.. 이미 백운산에서 겪은 것에 한참못미치는 난이도.. 그래서 요부골을 오르면서 길은 젖지 않아 뽀송거리는데다  아침의 상쾌함마져 느끼면서 올랐다. 능선마루에 도착할때 숨이가쁘지만 기분좋은 부하였다. 잠시 쉬면서 목도 축이고 남은 석기암봉 능선까지 한번에 오른다. 다른 구간과 달리 친절한 표식기가 이곳에는 없는지라 석기암봉능선의 폐쇄된 헬기장 딴힐입구에서 제천MTB 류관우님께 전화를 드려서 길이 맞는지 물어본다. 맞다고 확인한 후 내려가려는데 능선쪽에서 브레이크 소리가 들린다. 우리를 뒤따르는 분이 있었던것.. ㅎㅎ

석기암봉  딴힐도 당초 예상에는 비에 젖으면 타고 내려오기 힘든 곳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충분히 타고 내려갈 수 있었다. 오히려 적당한 미끄러움이 지그재그 헤어핀에서 기쁨을 가중시켜 주었다. 주최측에서 마련해준 알뜰한 싱글 딴힐 밥상을 맛나게 먹은 느낌.. 마지막 큰돌텡이들을 하텔로 한개씩 넘어설때는 짜릿한 기쁨마져 느껴졌다.

드디어 출구에는 마지막 체크포인트가 기다리고 있었다. 환대를 받고 막걸리를 주시는데 차마 먹지를 못했다..^^ 이어 원식님과 이박사님, 상준님이 내려온다. 그대로 도로로 나서는데 앞에 김소장님이 기다리고 계신다. 보급을 해주러 오셨는데 인사만 드리고 죄송하게도 그대로 피재로 향한다. 아까 뒤따라 오던 한분은 기운이 펄펄 넘치는지 피재를 향하 쏜살같이 올라가 버리고.. 우리는 그 와중에도 느긋하게 김소장님 콘보이도 받으면서 피재를 오른다. 송상준님은 뭘 먹었는지 피재 마지막 구간에서 환상의 댄싱으로 휘리릭 먼저 올라가 버리고 이박사님도 갑자기 속도를 올린다. 아이고.. 마지막이라 모두 힘을 짜내는 모양이다. 나도 자포자기 하는 심정으로 남은힘을 짜내서 피재를 용을 쓰면서 오른다. 휴.. 쉬지 않고 그대로 모산비행장으로 내달린다.

도로 내리막이 클라이막스라서 그 성취감이 대단하지 않았나 싶다. 모든 고통을 한번에 떨치는 피니쉬.. 모산 비행장으로 좌회전해서 들어가는데 눈물이 핑돈다. 비행장가의 노란꽃들이 만발해 있었다는 것을 이제야 확인이 가능했다.

지원조들의 환호가 멀리 시작되고 빵빠레가 울리는 너머로 3반장이 어제와 같이 달려나오면서 깡총거린다. 역시나 하이파이브를 하고 피니시라인으로 네명이 나란히 골인..

7번째로 들어온 4명의 랠리 완주자가 되었다. 순위는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면서 달렸지만 랠리 체크포인트가 더해갈수록 우리의 관심사가 순위가 되어 버렸다.. 뜻하지 않은 큰 성과에 모두 만족하고.. 지원조 한분한분께 무한한 감사를 드리며 마지막 완주기념사진 촬영을 한다.

너무나 빨리 끝난 지라 이어지는 라이더분들의 면면도 못보고 부지런히 서울로 올라와 버렸습니다. 차량정체도 없이 고속도로는 한산했구요.. 돌아오는 길에 저는 차에서 기절하고.. 3반장이 운전했습니다. 고생하신 이박사님이나 상준님도 운전하시는데 괜찮으셨는지요? 양희님이 오셔서 입이 귀에 걸린 원식님도 잘 들어가셨는지..ㅋㅋ

싫은 내색없이 막강의 체력으로 묵묵히 랠리를 완주하신 이박사님, 송상준님, 정원식님이 있어서 완주가 가능했습니다. 집으로 향해 헤어질때 악수하면서 손과 눈에 느껴지는 힘있는 묵직함에서 32시간의 고통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가는 듯 했습니다. 동고동락하면서 느낄 수 있는 랠리의 끈끈한 유대가 이런건가 싶습니다.

지원조가 없는 완주는 아직도 상상이 안됩니다. 랠리전 무박무지원이라고 공언을 했지만 무박은 비슷하게 맞았는데 무지원은 앞으로도 어렵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가능한한 쭈욱 지원을 앞으로도 받고 싶고 지원해 드리고도 싶습니다. 너무나 고생하신 지원조 분들께 이 놀라운 성과를 바칩니다.

적시적소에 칼같이 지원포인트와 일정을 종합 체크해 주신 지원대장 김소장님,
헌신적인 지원으로 감동의 쓰나미를 전해주신 이동희님, 신정건님 내외분,
따듯한 말과 아낌없는 격려를 환한미소와 함께 전해주신 한갑진님, 김형섭님,
정성들인 따끈한 육계장국물과 홍삼폭탄을 베풀어주시러 손수 달려와 사랑을 주고가신 이창선님 내외분,
굳은일도 마다하지 않은 또다른 헌신적인 지원의 표본 정용채님, 지현정님 내외분과 아기들,
먼길 마다하지 않고 찾아서 겪려해주신 전준열님, 오경옥님 내외분,
모든분들의 피로회복제이자 만병통치약인 멘트쟁이 3반장,

랠리전날 병환으로 못나오셔서 피를 토하신 지원조 김수환님,
어쩔 수 없이 옥죄인 몸으로 인해 가장 맘이 많이 상하셨을 교장님 내외분,
맘속의 든든한 후원자 단월님 등등 알샵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중간에 포기하신 분들.. 절대 실망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각자가 능력밖이라고 생각하시지만 모두들 충분히 완주하실 수 있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단지 경험하지 못한 상황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을 뿐입니다.
내년에도 모두 포기하지말고 도전하시어 완주하시기를 빕니다.
장인상님, 권미래님, 이승상님, 정운양님, 장은영님, 신응섭님, 성록님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매년 랠리를 준비하느라 고생하셨을 주최측 운영위원분들과 손과 발로 누비면서 코스개척에 땀과 열정을 쏫아주신 제천MTB관계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표식이 완벽해서 지도가 필요없을 정도였습니다.. 어떻게 코스들도 무지막지한 것만으로 절묘하게 조합을 해 놓으셨는지 대회 내내 욕많이 먹어서 오래 사실분들 많으시겠습니다..ㅋㅋ 280랠리를 사랑하는 분들께 두고두고 인구에 회자되며 뚜렷하게 기억에 남을 전설적인 대회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정말이지 고맙습니다.

*** 대회 준비관련 정보(유지원라이딩시 준비물) : 불필요한 준비물은 무게만 가중합니다. 라이딩내내 왜 이런걸 지고 다녀야 하는지 반문하곤 했었습니다. 꼭 필요한 물건만 적어봅니다.***

    – 정비도구 : 펑크패치, 체인툴, 튜브여분1개, 멀티툴, 브레이크패드여분2개(이것도 미리 새걸로 갈고 나오면 필요없음, 단 림브레이크의 경우에는 여분필수), 휴대용펌프(인플레이터로 대치가능)
    – 행동식 : 압축비스킷(2일분), 엔듀어런스 6포(3스푼씩), 물통2개(또는 물백), 파워젤 7개
    – 의류 : 팔다리토시 각1개, 고어텍스점퍼, 비닐우의(보온용), 샤워캡(헬멧덮개), 상하의 져지2벌(1벌은 지원조에 맡김)
    – 의료품 : 메디폼, 소독약, 소독용솜, 후시딘, 3M붕대
    – 기타 : 라이트(버닝타임 8시간 이상, P5라이트 1개에 배터리 3개면 충분했음), 핸드폰, 지갑, 지도, 나침반(또는 GPS), 사진기 등

18 thoughts on “[후기] R# MTB 08년 280랠리 완주기

  1. 아… 정말로 대단 하십니다.
    랠리의 고통, 그리고 완주의 기쁨이 그대로 묻어나는 멋진 후기 입니다.
    지원조 하신 분들도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2. 역시 배싸부님이십니다. 그와중에도 자세한 후기까지 쓰시다니!!! 웬만한 사람들은 다들 죽어있을텐데 ㅎㅎㅎ행운의 7위 모두 너무 자랑스럽고 짧은시간의 지원이었지만 보람이 큽니다. 완주 못하신 분들도 너무 수고많으셨습니다. 열정에 찬사를 보냅니다.

  3. 분명 그 6킬로 절벽 싱글에서는 내가 왜 이짓을 할까 싶었을 거예요….
    허나 그만큼 성취의 기쁨도 크셨겠지요. 우린 다 미친게 틀림없습니다. ㅎㅎ
    대단하십니다. 네분. 그리고 우리의 지원조 정말 사랑합니다.^^

  4. 배사부님의 글을 하나하나 빠짐없이 읽어 내려가면서 나도 모르게 다리에 힘이 들어갑니다.
    추웠다가 더웠다를 반복하는 듯 하기도 합니다.
    팀… 이것은 너와 내가 하나가 되는 아니 한 몸이 되는 것인가 봅니다.
    정말 감동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5. 배사부님의 현장감 살아있는 생생한 후기에
    내가 마치 280랠리를 완주한 것 같은 감동을 느끼게 되는군요.
    이 후기 영향으로 내년에는 지원자가 배로 늘것 같은데요.
    지원조로나마 현장의 열기를 함께 해보고 싶네요.
    .

  6. 컴퓨터 앞에 앉아서 나도 모르게 심장이 벌렁거리고 다리가 후들거립니다.
    마지막, 헤어지며 악수하는 손과 눈의 묵직한 기운……. 울컥하는 감동입니다.
    모두들 고생하셨고, 정말 부럽습니다.

    이틀 동안 애꿎은 지도만 알록달록, 너덜~너덜~^^

  7. 정말 정말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정말 대단들 하시네요.
    근데 랠리중 가장 기억에 남는 구간이 잔차를 1초도 타지 못한 구간이었다는 점이 상당히 아이러니하게 들리네요.^^
    다음엔 지원조라도 함께하고 싶네요.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8. 어제는 비몽사몽간에 출근을 해서 업무를 봤습니다.
    댓글 쓸 기운도 없었습니다^^

    꿈같이 지나간 이틀이었습니다.
    준철형님 후기 읽으니 이틀동안 누볐던 제천의 280Km가 생생히 기억납니다.
    32시간동안 절 이끌어주셨던 이박사님,준철형님,송상준님 감사합니다.
    말로 표현 못 할 만큼 헌신적으로 지원해주신 김소장님,신정건님,이동희님,3반장님,한갑진님,김형섭님,정용채님,지현정님,이창선님부부, 전준열님,오경옥님 감사드립니다.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280 함께 준비해주신 김수환님, 교장선생님 부부, 맘속으로 응원해주신 R# 분들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비록 완주엔 성공 못하셨지만 같이 투지를 불살르신 장인상님,이승상님,권미래님,정운양님,장은영님,신응섭님,성록님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9. KBS 화면보니 초반 출발 할 때 R#팀 모습이 보이는군요.
    권미래님 인터뷰도 나오고 화면발 잘 받네요.말도 또박또박 잘 허고…
    실물보다 훨 나아요.ㅋㅋㅋㅋ

  10. 도전은 순수합니다.
    지원은 아름답습니다.

    R# 여러분은
    순수하고 아름다운 분들입니다.

  11. 완주하신 분들께 깊은 경의와 함께 다시 한번 축하 인사 드립니다. 애석하게도 중간에 접어야 했던 분들은 빛나는 블굴의 도전정신에 무한한 존경을 보냅니다.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주신 교장 선생님, 사모님, 수환님, 단월님, 지원팀 총대장 김소장님 그리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우리 모두의 ‘R# 팀’ – 정말로 인간적이고 멋있습니다.

  12.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전투조, 지원조 구분없이 한 마음으로 280을 성취한 후기를 읽으면서 큰 감동을 받아 가슴이 찡 합니다.
    R#의 끈끈한 우애가 한없이 부럽고, 항상 건강한 라이딩이 지속되시길 빕니다.

  13. R#의전사들이 처음 참가한 280 가리왕산코스에 지원조로 참가한 이후부터 280 소리만 들으믄
    가슴이 두근거리고 근육에 힘이 들어갑니다.
    모들들 수고 하셨습니다.
    R#멤버인게 자랑스럽습니다. ㅎ

  14. 이번 280랠리 저에게는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아주 소중한 추억이었습니다.

    32시간이라는 시간과의 싸움에서, 항상 제 옆에는 든든한 이박사님,배사부님,정원식님이
    계셨고, 페달 한바퀴 두바퀴 돌릴때마다 지원조에게 빨리 달려가고 싶은 마음뿐 아무런 생각도 없었습니다.
    오로지 달리고 달릴뿐이었습니다.

    매일 같이 체계적인 훈련으로 자신감은 있었지만, 지원장소에 도착할때마다 반겨주신
    분들이 계셨기에 성공할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홍천알샵 사랑합니다. 파이팅.

  15. 나이들면 여성호르몬이 많아진다고하더니…
    4분의 전사들이 완주선을 통과할땐……괜시리 코가 찡~~하더군요

    모든분들 수고 하셨습니다..
    개인적으로 벅착 감동을 만들어주신…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소장님………정녕 어른이십니다…배운게 너무 많은 이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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