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뎌 인터스키 첫날 강습이 시작됐다.
근데 하늘이 나의 스키 업그레이드를 시샘하는 듯 정말 뭐(?)나게 추웠다.-18세 미만 읽기 금지.ㅋㅋ
스타킹 신고 속에 반팔입고 목을 완벽하게 덮는 스웨터를 입었음에도 무전치는 이빨은 막을 수가 없었다. 안기부 직원 있었음 잡혀갔으리라.ㅜ.ㅜ
부츠에 구멍이 났는지 발가락은 왜 그리 시려운지… 남편에게 춥냐구 물어보니까 새로산 스키복 내피를 뽐내며 몸은 하나도 안 춥단다.ㅜ.ㅜ
역시 의리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 볼래도 엄다.
추위에 떠는 건지 첫강습에 떠는 건지 분간할 수 없이 떨며 인터스키 강습생들과 모여 이번 시즌 강습일정 설명과 반을 나누기 위한 비디오 촬영에 대해 듣고 초급자 슬로프로 올라가는 리프트에 몸을 실었다.
참! 그 전에 강습기간동안 착용할 조끼를 받았다.
“29번”
갠 적으로 2자와 9자를 좋아하기 때문에 출발은 상큼하다는 생각. 애같다.ㅜ.ㅜ
모두 도착하자 순서대로 한사람씩 본인이 타던대로 신호에 맞춰 내려오란다.
다른 사람들이 내려가는 동안 엄청 고민했다.
‘이거 A자로 내려가야되, 아님 엉성한 11자로 가야되?’
그래도 쫌 높은 반으로 가고 싶은 욕심에 11자로 가야쥐, 하고 마음을 먹고 딴 사람들 내려가는 걸 보는데 아~~ 다 고급이다.
어쨌든 스키메고 내려갈 수 없어서 남편의 가르침(?)을 상기하며 최대한 업,다운에 신경쓰며 11자로 내려갔다.
드디어 운명의 시간!!!
해리포터가 마법의 모자를 쓰는 순간의 심정으로 반배정을 기다리는데 반배정을 하는 언니가 “거기 밑에 두분하고 위에 A자로 내려 오신분 이리오세요.”하며 나를 가리키는 것이 아닌가.ㅜ.ㅜ
망신스러워서리……
내 11자가 사다리꼴이었나부다.ㅜ.ㅜ
그래도 같이 간 일행 중 한사람이 나와 합류한 덕에 외롭지도 않고 강사님도 좋아 훨씬 기분도 좋아졌는데 같이 강습받게된 남자분이 초급 슬로프에서 한번 강습을 받고 내려와 다시 리프트를 타려고 줄 서 있는데 강사한테 불만을 토로하는 소리가 들렸다. 아, 이놈의 소머즈 귀는 지칠줄 모른다니까.ㅋㅋ
“한번 초급이면 계속 초급타야합니까?”
“아니죠, 지금은 반도 유동적이고 잘 하심 금방 월반하실 수 있어요.”강사님이 친절하게 대답하셨다.
“내가 적어도 스키를 70번은 타서 중급은 되는데 왜 초급에 넣었는지…”
“중급 스키어도 기본을 잘 다지시는게 중요한데 봐서 반을 옮겨 드리겠습니다.”
강사님 성격도 좋으시지.
못타는 내가 보기에도 엉성한 폼에 잘 따라하지도 못하는게 우리반 중에 젤 못탔다.
초급에서 프루그 보겐, 산돌기, 사활강, 화렌, 한쪽으로만 회전해서 건너가기(이건 뭐라고 용어를 가르쳐 주셨는데 네자이상 되는 외래어는 몬 외운다.ㅜ.ㅜ)등의 강습이 끝나고 점심시간이 다가올 무렵 선생님이 정상을 가잖다.
속으로 ‘차라리 나를 죽여라’ 생각했지만 딴 사람들 다 조용한데 뭐 팔려서 혼자 궁시렁 거리며 올라갔다.
정상으로 가는 리프트는 진짜 무서웠다.
산등성이를 따라 올라가지 않고 계곡을 가로질러 가는데 롤러코스터도 못타는 나는 정상 가까이에 가자 거의 눈을 감아 버렸다.ㅜ.ㅜ
정상에 내려서 보니 그래도 완만해 보였는데 조금 밑으로 가니 아찔했다.
선생님이 날도 춥고 재미도 느껴보라고 일정한 거리동안은 그동안 본인이 타던대로 타보라고 하신다.
남편의 지속적인 훈련과 잔소리로 갈고 닦은 스피드 스키를 유감없이 즐기며 내려왔다.
선생님은 다들 잘 타시네요(지금 생각하니 빈말이 틀림없다.ㅜ.ㅜ)하시며 우리에게 프루그 보겐으로 좀더 내려가게 하셨다.
그런데, 뜨악!!!
폭포수같은 언덕이 나타났다. 이걸 어떻게 돌아 내려가나 열심히 궁리하고 있을 때 선생님 입에서 나온 한마디.
“여기 경사가 심하니 화렌으로 가겠습니다.”
뜨아, 화렌이라고라고라.
그 A자를 크게 해서 직선으로 내려가는 화렌이라고라고라.
내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황당함에 서로 쳐다보는 강습생들을 보니 잘 들은게 확실했다.
ㅜ.ㅜ
그 때 내머리에 떠오른 드라마에서 본 한자구!!
“생즉사, 사즉생”-오래되서 순서는 기억몬하다.
죽기야하겠느냐 하는 각오로 허벅지가 찢어지는 고통을 느끼며 선생님의 신호에 따라 출발했다.
결과는?
이런 후기를 올리고 있는 걸 보면 당연히 허벅지는 안 찢어지구 살아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ㅋㅋㅋ
여러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며 그래두 한번도 안 넘어지구 오전 강습을 끝냈다.
다리가 후들거리구 온 몸에 뻣뻣했지만 그래두 추위만 없다면 할만 한 강습이었다.
12/17 오후 강습은 다음편을 기대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