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R# MTB 자개골, 단임골 라이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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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개골, 단임골 코스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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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라이딩은 이틀간에 걸쳐서 진행된다. 중간에 비박을 하면서 첫째날은 자개골(62Km), 둘째날은 단임골(50Km)을 돌아보았다.

1. 첫째날 (자개골)

강원도 길로 아침 5시반에 동북고에서 출발한다. 이번에는 당일귀환팀(김소장님, 이건찬님, 김랑호, 공천규, 정이석님)과 비박팀(이박사님, 강명성님, 배준철) 두개조로 나뉘어 탄다. 왼쪽부터 이건찬님, 이종화박사님, 정이석님, 김랑호님, 김영무소장님, 강명성님, 공천규님

첫째날 코스는 자개골이다. 인터넷에 누군가 다녀온 여행후기를 보면 마지막남은 강원도의 오지라고 표현해 놓았다. 이끼 계곡이 환상적이라는 말과 함께 봉산천의 맑은 물에 대한 예찬이 넘쳐있다. 다녀오고 나서 생각해보니 오지는 전혀 아니었다.^^

지도를 사전에 분석했을때는 길이 아주 명확하게 표시되어 있다. 신기리에서 넘어가는 고갯마루에서 여러가지 갈래길이 보이지만 대부분 서로 만나는 형태로 되어 있어 혼동의 여지는 거의 없다. 진부에서 숙암리 방향으로 국도를 타고 가다 왼쪽으로 공사한지 얼마 되지 않은 다리를 만난다. 지도에는 무명교라고 써져 있는데 이름을 확인하지 못했다. 다리를 건너 약 1.5Km정도 진행하다 개울가에 차를 파킹하고 잔차를 부린다.

잔차량이 많다보니 이것 저것 챙기기도 부산하다. 길을 나선시간은 대략 오전 9시50분이 다 되어 간다. 강원도 깊은 산골을 찾아다닌것도 최근 두어달 사이의 일이다. 이전에는 주로 높지 않은 4~7백고지의 홍천인근의 산야를 주로 답습했었다. 최근들어 깊은 산중을 선호하는 탓에 이곳까지 이른다. 오늘 가는 자개골은 해발은 확인하지 못하고 가지만 대략 9~1,000M의 해발이지 않나 싶다. 태백준령의 시리즈물 답게 깊고 깊은 산야를 그려본다.

출발하고  나면 평탄한 오솔길이 계속 이어진다. 인적도 없는 울창하고 고즈넉한 골짜기길을 계속 가자니 오른쪽에는 개울물 쏫아지는 소리가 콸콸댄다. 태백 준령의 골짜기 답게 소리의 위용도 우렁차다. 서울은 한참 더울때 인데 이곳은 수풀곳곳이 서늘함마져 감도는 오전이다.

이국적으로 쭉쭉뻗은 수림사이에 넑직한 비포장로가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근심을 털어내고 가볍게 페달링을 흥겹게 하다보면 점점 길의 경사가 더해간다. 직선로를 달리다 큰 회전을 한번 하다 다시 쉬었다 간다. 이어서 조금 오르니 이정표가 보이고 삼거리가 보인다. 왼쪽으로 오르는 길이 있는데 이정표에는 명칭이 지워져 있다. 나중에 확인할 길이지만 왼쪽으로 가면 거문초교 봉산분교로 바로 내려가는 길이다. 이정표에 푸른색 페인트로 지워놓은 이유는 알 수 없으나 길상태가 안좋을 겉 같다는 느낌이 든다. 일행은 오른쪽으로 간다.

지금부터는 마사토 잘 다져진 부드러운 업힐길이 이어진다. 저번주의 구룡덕봉의 돌밭길과 대조적으로 타이어 그립이 좋고 그늘이 없는데도 덥지 않아 올라가는 길이 넉넉하다. 한참을 오르고도 금새 오른길 같이 부담없다. 동료들과 대화도 하고 여정을 즐기며 올라보니 모릿재 정상 삼거리에 다다른다. 신기리와 자개골의 경계에 도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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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트인 조망은 없으나 이미 이박사님의 독도에 의하면 오른쪽으로 구절리까지 가고 다시 왼쪽길로으로 이곳으로 순환하게 된다고 한다. 모릿재 정상부위는 그늘한점 없는 뙤약볕지역이라 옆에 산불감시탑 콘테이너 쪽그늘에서 뜨끈한 라이더들이 몸을 식힌다. 그늘에 부대끼어 햇빛을 피해보려는 모습이 애처롭기 그지 없다.

오른쪽으로 진행하면 보기에도 시원한 침엽수림이 울창하게 잘 조성된 길가를 지나게 된다.

계속 가다보면 최근에 조성된 듯한 삼거리가 하나더 나오는데 지도상의 표시가 없는 곳이다. 왼쪽 계곡을 타고 돌아야 하기에 왼쪽으로 간다. 오른쪽으로 가면 신기리쪽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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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는 정이석님의 표현대로 임도 아스팔트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질이 좋다. 돌도 거의 없고 풀도 잘 제초되어 드문드문 보이는 마치 홍천 인근의 도토리코스나 산음의 여느 임도를 연상케 하는 길이다. 나즈막한 업힐과 다운힐이 계속 이어져 지루하기 까지 하다. 한참을 어마어마하게 다운힐해도 끝나지 않는 곳을 가다 쉬며 점심까지 먹는다. 돌무더기 암반이 흐드러져 내린 곳에서 석간수가 넘쳐난다. 물도 듬뿍 담고 준비해온 식사를 먹는다.

다시 출발하려는데 단월낭자의 타이어가 바람이 빠져 있다. 출발전 세번이나 패치를 했는데 번번히 바람이 빠져 애먹었는데 결국 여기까지 와서 다시 펑크가 나버린다.^^ 한부위에 패치를 네번째 한다. 아마 기록일꺼다. 이박사님이 패치하고 있는 사이에 나는 슬며시 땅바닥에 누워본다. 밤새 잠을 두시간 밖에 못잔지라 휴식만 하면 눈이 자꾸 감긴다. 하지만 잘 수는 없다..아이구 졸려…

다시 내리막을 따라 조금 진행하다 보니 냉기 머금은 계곡물이 넘치는 임도 입구에 도착한다.

다리를 건너 개울물에서 발을 담궈본다. 계곡물이 역동적으로 쏫아지는 윗쪽에서 서리가 안개처럼 번져 나온다. 참으로 신기한 광경이다. 냉기가 안개처럼.. 여기에 더 오래 있다가는 감기들기 쉽상일 것 같아 세수만 하고 계곡을 따라 부지런히 내려선다.

조금 진행하니 철문이 굳게 일행을 가로 막는다. 무슨 문구가 쓰여진 간판이 성의 없어 보이게 덕지덕지 붙어 있다.

철문은 다행히 잠겨있지 않아 열 수가 있었는데 반대편에서 보니 거기에는 안식년제를 알리는 경고문구가 쓰여져 있었다. 어지간히 사람들에게 시달렸나 보다. 좀전 지나온 계곡의 이름이 산지골 계곡이었다. 자개골과 이어지는 계곡이다. 인적을 제한해 놓아서 그런지 차디찬 개울과 더불어 서늘한 숲길이 매우 인상적이다.

봉산천을 가로지르는 큰 다리(봉산교, 대광사쪽으로 오르면 거기에도 봉산교가 있다.)를 건너면 삼거리가 나오고 오른쪽 구절리 쪽으로 일행은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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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가 가고 있는 계곡이 자개골의 연장인듯 싶다. 오른쪽 맑은 봉산천을 따라 길을 가다 보면 금새 작은거문골과 재피골을 지나 불당골로 갈라지는 삼거리를 만날 수 있다. 구절리에서 올라오면 봉산천이 두갈래로 갈라지는데 하나는 불당골로 하나는 재피골쪽으로 갈라진다. 이모든 것을 통틀어 자개골이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재피골 쪽에서 온 우리는 계속 구절리쪽으로 직진한다. 지명상으로는 구절리 근처가 자개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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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소개시 언급했던 마지막 오지같지 않게 인간의 흔적이 상당히 많다.^^ 지금의 자개골은 민박집에다 야영장에다 사람의 발길이 계속이어지고 있었다. 콘크리트 포장로를 따라 차량의 통행이 잦은 비포장길을 겹쳐서 지나다 보면 자개골 입구에 해당하는 구절리에 도착한다. 정선 아우라지 가는 국도와 만나는 길에 철길도 보인다. 지금은 관광상품이 된 레일바이크가 지나가는 철길이다. 국도변의 침엽수림이 울창하게 뻗은 언덕에서 쉬고 있자니 기차한대가 수많은 레일바이크를 회수해 가고 있는 정경이 이국적이다. 구절리역까지 가지는 않고 이즈음에서 일행은 회귀하기로 한다. 벌써 오후 3시가 다 되어 간다. 5시간을 쉬엄쉬엄 온지라 앞으로 해있을때 출발지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길을 서둘러야 한다.

모리재부터 거의 딴힐만 했던 기억이 있어 돌아갈길이 부담스럽다. 구절리부터 모리재 정상까지는 예상거리 18Km정도 이다. 올때의 길은 능선을 타고 구불구불 무한정 길을 구부려 놓았다면 돌아가는 길은 비록 오르막이지만 거의 직선길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다. 상대적으로 길이가 짧다.

내가 먼저 앞장서서 포장로와 비포장로를 리듬타듯이 페달질하다 보니 어느새 5Km를 거슬러 올라와 버린다. 포장로는 재미 없지만 가기에 수월한 것 만큼을 사실이다. ^^ 앞에 가던 이박사님이 갑자기 파킹해 놓은 봉고차에 부딛혀 심하게 넘어지신다. 김소장님과 바싹 붙어 가다 미쳐 봉고차를 보지 못했나 보다. 팔에 상처가 심하다. 넘어지지 않으려 했던 각오가 무너져 내심 안타까우신 듯 하다. 라이딩할때 몸의 부하가 강도를 더해져 갈때 리듬이 깨어질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부상의 위험이 크다. 마치 마라톤시 관중의 훼방이나 걸림돌에 걸려 넘어졌을 경우 완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 같은 것이다. 이박사님 또한 그런 맥락이다. 좀전까지 펄펄넘치던 기운이 한번의 자빠링으로 인해 크게 상쇄 되었을 것이다.  나도 겪어보니 그렇더라..^^

가다가 개울가에서 이박사님 상채기를 씻고 정이석 의무소대장님께서 붕대 칭칭감아 주신다. 전투에서 부상은 있을 수 있는법, 거기에 완벽한 구급조치가 라이더의 안전을 지켜준다. 그 한가운데 정이석님이 계신다.^^ 다치거나 아프면 정선생님을 불러야 한다는 무언의 약속이 언젠가부터 이루어 지고 있다.

아까 지나왔던 봉산교를 다시 만난다. 우리는 직진하여 대광사쪽으로 진행한다. 아까 구불구불 지나왔던 임도가 아닌 계곡을 따라 모릿재 삼거리까지 올라야 한다.

그늘진 숲길이라 그런지 길 곳곳에 물이 한창이다. 철버덕 거리며 더위를 달래가며 페달질 열심히 하다 보면 대광사가 금새 눈에 들어온다. 나한테는 금새인 길이지만 다른 일행한테도 그런지는 모르겠다. 어림잡아 첫번째 삼거리다리에서 약 5Km는 올라야 대광사인 걸로 알고 있는데 그 거리가 넘 짧게 느껴진다.  인심사납게 대광사에서 풀어놓은 개 한마리 매섭게 일행을 따라 올 태세다. 지난 자개골 후기를 쓰신 어떤 라이더분이 다리를 물렸다는 그 개일 듯 싶다. 힘겹게 가던 일행은 갑자기 다리에 힘들이 펄펄난다. 살기위해 페달질들을 열심히 하신다. 모두 아드레날린수치가 다소 올라갔을 듯 싶다.^^

오늘은 뒷샥을 살려놓고 바위며 웨이브길을 오르는데 퉁퉁튀겨지며 페달링을 이어가니 쉽고 재미가 있다. 대광사에서 모리재삼거리까지는 8Km이다. 대광사를 지나 마치 트라이얼을 하듯이 바위에다 물이 많은 축축한 험로를 퉁퉁거리며 치고 올라가는데 수월하기만 하다. 바빙이 심해서 딱딱한 길은 뒷샥을 거의 죽여놓고 타는데 험한 바윗길은 오히려 울컹거림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교훈을 오늘 얻을 수 있었다. 습한 숲길을 지나고 다리에서 잠시 쉬어간다.

특별히 급한 업힐이 없이 계속가다 거문초교 봉산분교앞에서 물을 보충한다. 봉산분교는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다리건너에 자리잡고 있다. 일행은  지금은 폐교되어 개인소유가 된 봉산분교를 보지 못하고 왼쪽길로 모릿재를 향해 올라가 버린다.

삼거리에서 좌회전업힐을 해도 오를 수 있고 오른쪽 봉산분교쪽 도로를 올라도 된다. 하지만 봉산분교쪽 도로의 안전성은 장담할 수 없다. 아까 신기리쪽에서 봉산분교쪽으로 진행하는 이정표글씨를 일부러 페인트로 뭉게어 놓은 것을 봐서는 뭔가 문제가 있는 길일 듯 싶다.

이제부터 업힐이 시작된다. 하지만 업힐길의 상태는 좋다. 가끔 수로가 깊이 패여 넘어다니는 수고로움을 빼면 평이한 업힐구간이다. 다리를 빡빡하게 굴려 숨을 가쁘게 하며 한번쉬고 조금 올랐나 싶을때 어느새 모릿재삼거리 정상이다. 다들 의아해 하며 너무 쉽게 오른길에 대해 말이 많다. 아까 자개골 구불길과 달리 너무쉽게 오른 대광사길이 친근한 까닭이다. 모두들 자만(?)감을 한껏 드러내며 안도한다.. 가라방팀과 비박팀 모두다 어두워지기 전에 오늘 라이딩이 끝났다는 것에도 안도하고.. 남은 딴힐길을 쉬지도 않고 부지런히 내려온다.

출발지로 돌아와보니 개울가에는 천렵을 즐기러 나오신 인근지역 한량분들이 한바탕 즐겁게 끓여먹고 마시고 계신다. 우리가 타고온 잔차에 관심이 많으신 듯 하다. 특히 가격에^^ 우리가 개울가에서 씻고 있자니 민물고기 매운탕을 내 허울없이 놓으신다. 정성에 감복해 밥 말아서 준 매운탕이 왜 그리도 꿀맛이던지.. 일행은 한그릇씩을 뚝딱 비우고 가라방팀과 아쉬운 작별은 한다. 예고대로 비박팀은 그대로 숙암리 방향으로 이동하여 단임골로 향한다.

단임골 방향으로 접어들때 즈음에는 어둠이 내리고 있었다. 오대천을 건너는 벗밭골다리를 건너 왼쪽으로 간다. 왼쪽 오대천을 끼고 콘크리트 포장로를 한참 진행하다 보면 단임골 입구에 즈음에서  비포장길로 바뀐다. 단임 계곡물이 시작되는 근처에 차를 파킹하고 오늘 비박을 하기로 한다. 대충 씻고 비박맴버들이 각자 준비해온(난 라면하나 들고왔다.^^) 부식을 정성스럽게 조리해서 꿀맛의 야전식사를 하고 준비해온 텐트에서 비박을 감행한다. 개울물이 부서지며 흘러가는 소리를 자장가 삼아 단임골계곡에서 이른잠을 청한다. 침낭을 베고 자다 새벽에 추워 결국 덮고 잔다.^^ 계곡의 새벽은 생각보다 더욱 서늘했다.

2. 둘째날 (단임골)

간밤에 잘 주무셨느냐는 문안인사와 함께 아직 해가 들지 않은 새벽에 일어난다. 텐트를 개고 다시 아침밥 준비에 바쁘다. 박사님과 나는 이부자리와 텐트를 열심히 정리하고 단월낭자는 아침준비에 여념이 없다.

엇저녁 내가 씻어둔 쌀로 밥을 한다. 물이 맞을까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밥이 잘되었다. 즉석 육개장에 밑반찬으로 밥 두공기 뚝딱해치우니 배가 든든하다. 숭늉까지 구수하게 끓여 먹고 나는 설겆이를 이박사님과 단월낭자는 점심먹을 주먹밥을 만든다.

잔차를 꺼내어 정비하고 기름칠하여 오늘 단임골 가는 준비를 마친다.

바로 이곳이 출발지인지라 이동거리도 없고 추가시간도 필요없이 바로 라이딩이 시작되었다. 단임골 초입은 큰 업힐이 없다. 완만하게 골짜기를 따라서 이동하면 그만이다. 개울을 오른쪽에 끼고 가다 다리건너 다시 왼쪽에 두고간다. 물의 맑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엄청난 수량도 역시 한몫을 한다. 개울폭도 여느 골짜기와 달리 넓기까지 하다. 강원도 고산에서 뿜어져 나오는 계곡의 지류가 이곳에 와서 그 역동적인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새벽나절이라 서늘한 도로를 오르다 보면 단임골도 사람의 손길은 피해갈 수 없음을 알게 된다.

곳곳에 팬션이 조성되고 현재도 짓고 있는 집들이 눈에 띈다. 호젓한 잔디마당이 깔려 있는 작은 오두막도 보인다. 바로 개울물가에 단아하게 놓여 있는 모습이 매력적인 곳도 있다. 계곡을 계속 따라 가다 보면 예전 이곳에서 화전을 하던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떡갈나무로 지붕을 올린 폐가에 잡초속에 외로이 집문앞을 지키고 있는 화장실도 이채롭다.

오른쪽으로 다리가 이어진 삼거리에 도착한다.

왼쪽으로 진행해야 단임골로 진행이 가능하다. 지도를 동판에 새기어 임도의 모양을 명확하게 새겨 놓았다. 오늘 우리가 가야 할 길이다.

조금 가다보니 뒷쪽에서 한때의 산림청 차량이 몰려온다. 임도정비차 올라오는 차량인듯 싶다. 정비차량치고는 많다. 왜 많은지 조금후에 우리는 알게 된다.

나, 이박사님, 단월낭자 이렇게 셋이다. 뭔가 조합이 독특하지 않은가? 그렇다.. 자칭 짐승을 자처하는 사람들이다. 나야 짐승이라기 보다는 짐승무리에 섞여서 어쩔 수 없이 묻혀가는 스타일이지만 이박사님과 단월낭자야 모든 분들이 아시는 바 대로 짐승이라는 호칭이 낯설지 않다. 그러니 오늘 라이딩이 어떠하겠는가? 단연선두는 이박사님 되겠다. 여전히 앞서가시는 습관은 오늘도 여전하시다. 그것도 평지보다는 업힐구간에서 특히 더욱 그렇다. 뒤에 따라가는 나와 단월낭자는 진작에 기운이 빠져가는 느낌이다. 나는 다리힘을 아낄 요량으로 스탠딩도 조합해 보지만 그것도 긴 업힐에는 한계가 있는법..

겨우 이박사님을 따라갔을 즈음에 뒤를 돌아보니 단월낭자가 보이지 않는다. 걱정되어 다시 내려가다 보니 천천히 올라오고 있다. 앞서간 두 짐승에 대한 원망섞인 표정이 역력하다. 아무래도 이박사님의 페이스에 다시 말려들면 오늘 라이딩은 힘들어 질 것 같다. 단월낭자와 페이스를 맞춰 천천히 느긋하게 가야 할 듯 싶다.

많이 온듯 싶은데도 업힐 초입부근에 겨우 도달한다. 삼거리 였는데 왼쪽길은 파란대문이 달려 있다.

대문길은 콘크르트 포장이 되어 있는 빡센 업힐길이다. 어떤길일까 궁금하여 박사님이 걸어 오르지만 금새 내려온다. 오래전부터 박사님의 인텐스 스파이더를 업힐에서 한번 타보고 싶었던지라 잔차를 빌려타고 왼쪽 콘크리트를 오른다. 1:2로 놓고 오르는 급한 업힐이 편안하기 까지 하다. 내 잔차라면 다리에 어느정도 부하도 느껴지고 바빙을 피해갈 수 없었을텐데 박사님의 스파이더는 이끼끼고 굴곡진 콘크리트 업힐이 너무 수월하다. 음.. 장비에 대한 압박이 점점더해온다. 이박사님 잔차의 풍족함을 즐기면서 한참을 오르고 있자니 오른쪽 계곡에 이끼가 지천이다. 굉장히 서늘한데다 습한 업힐길이다. 콘크리트 곳곳은 이끼에다 물이 흐르고 있다. 어제 김랑호가 단임골에는 이끼계곡이 있다고 했다. 그렇다.. 여기가 바로 이끼계곡이다. 시간상 더 오를 수는 없었지만 많은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아오는 이끼계곡을 내가 오르고 있었다. 뭔가 보물을 찾아낸 기분으로 다시 내려와 박사님께 잔차의 성능과 비밀 이끼계곡에 대해 찬사를 하려 했다. 하지만 단월낭자는 컨디션 조절을 위해 이미 오늘쪽 업힐길로 가버리고 없었다.ㅠㅠ

이끼계곡을 뒤로 하고 오른쪽으로 향한 길에 여느길과 달리 풀과 물이 많다. 여기만 그런가? 길이 명확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잡초가 무성한 길을 업힐한다. 바닥에는 흙보다 물과 풀이 더 많다. 다행히 그립을 읽고 미끄러지지 않아 오를 수는 있지만 왠지 재미가 없다. 한구비를 올라서니 박사님과 단월낭자가 있다. 박사님과 나는 저번 병지방임도를 경험한지라 이정도 수풀쯤은 애교로 넘어갈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단월낭자는 처음 접하는 잡초숲이 반갑지는 않은 표정이었다. 드디어 예고편은 이렇게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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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길을 올라 모퉁이를 돌아서니 아까 먼저 올라간 산림청 임도관리 차량이 도로를 막고 주욱 늘어서 있다. 수고 하시라는 말과 함께 잔차를 끌고 차량을 피해 오르려는데 관리하시는 분중에 한분이 앞으로 가야할길이 상태가 좋지 않다고 살며시 경고를 해준다.. 흠흠.. 나는 거만하게 그정도 쯤이야라는 맘으로 “길만 있으면 어디든지 갈 수 있습니다.. 허허..”라고 거드름을 핀다. 최근에 거의 임도관리가 하지 않아 우리의 앞길을 성의껏 걱정해 주고 계신듯 한데 나는 가볍게 그말을 무시해 버린 것이다.ㅠㅠ

나와 박사님, 단월낭자도 많은 임도를 겪어봤지만 설마 못가기야 하겠냐는 심정으로 대답한 것인데 이게 얼마나 큰 착오였는지 앞으로 알게 된다.

잡초가 키보다 무성하게 자라있다. 아예 도로를 막고 우리를 못지나가게 한다. 수풀에 조금 긁히는 것은 이미 각오한지라 그대로 돌진해서 넘어가고 뚫고 가고 한다. 어떤곳은 길이 아예보이지 않기도 한다. 개울물 소리가 들리면 계곡으로 떨어지진 않을까 걱정도 해야하고..^^ 해를 맞으며 8부능선을 돌아가는 길은 잡초가 덜하다가 이내 반대편 그늘에 들어서면 엄청난 수림이 기다린다. 언젠가부터 팔이며 다리에 날카로운 가시가 걸린다. “악!!” 소리를 지르며 길을 지나고 난후 다리며  팔에는 핏자욱이 선명하다. 가시풀이 긁어대는 고통이 생각보다 상당하다. 길을 진행할 수록 가시풀이 점점더 많아지고 생각지도 않던곳에서 우리는 비명을 지른다.. 반팔에 반바지에 살은 완전히 무방비 상태다.. 임도를 올라야 하는 업힐에 대한 부담보다 잡초며 가시풀에 대한 부담이 일행을 더욱 압박한다. 하루빨리 이 잡초숲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으로 점점 머리속은 채워져 간다.

그늘이 있는 곳은 어김없이 잡초더미 밭이고  해가 내리쬐고 바람이 부는 곳에 이르면 그나마 흙을 밟아 볼 수 있다. 한 10Km를 고통스럽게 진행한 일행은 땡볕아래서 휴식을 취해보지만 서로 말을 아낀다. 단월낭자는 결국 비옷을 꺼내어 든다. 가시풀로 부터 팔만이라도 어떻게 보호 해보려 하는 것이다. 나또한 이미 다리와 팔은 피투성이다. 긁혀서 피가 흘러내리고 다시 풀에 그 피가 씻겨 다시 긁히고..

지도며 GPS를 꺼내어 들고 위치를 확인해 보니 조금만 지나면 잘 정비된 길을 만날 수 있으리라 확신하며 다시 잡초길로 접어든다. 하지만 모든 것은 희망사항일 뿐이었다. 사전 단임골 임도에대한 정보가 워낙 부족했던 탓이다. 가시풀이며 잡초의 크기며 밀집도는 더해갈 뿐이었다. 일행은 처음겪는 이런길에 점점더 당황해 하기 시작한다. 온길이며 앞으로 갈길이며 거리가 비슷하다. 괜찮아 질 것이라는 희망도 더이상 없다. 이박사님도 결국 우비를 꺼내어 든다. 나만 맨몸이다. 어흑..ㅠㅠ 주저앉을 수는 없기에 그대로 진행하긴 하지만 마음은 비참하다… 수풀이 무수히 날리는 꽃가루 탓인지 재채기에 콧물까지 나온다.

앞서가는 사람이 먼저 가시풀을 피하거나 긁히고 나서 비명( 악!, 왼쪽!, 오른쪽!, 가운데! 등등)으로 풀의 위치를 알려준다.  뒤따르던 사람은 최대한 앞사람과 거리를 유지하며 앞선사람의 비명에 몸을 사리며 따라간다.

거의 30Km여길을 이렇게 간다.  결국 가시풀에 종아리를 심하게 긁힌 단월낭자가 외마디 비명을 지르다 결국 울고야 만다. 뭐 남자들도 울고 싶기는 마찬가진데.. 심약해 질까봐 위로의 말도 차마 못하고 간다. 이박사님이 앞장서다 다시 내가 앞장서 악악대며 남은길을 빠져 나온다. 길이 조금 낳아지는 듯 싶다가도 이내 풀이 앞을 가로막고 이런식이다. 그래서인지 도로사정이 낳아져도 일행의 표정을 밝지 않다. 길모퉁이를 돌아가면 또 가시풀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니 속도도 날리가 없다. 잡초밭에 이르면 평균시속 5Km이상 내기 어렵다.

그나마 풀이 적은 땡볕 업힐지역을 오른다. 잡초보다 잡초 없는 땡볕 업힐이 오히려 반갑다. 오르다 오른쪽 아래로 숙암분교가 눈에 들어온다. 오늘따라 그 숙암분교의 정경이 왜그리 반가운지..^^

이제 내리막만 남은 것인가? 마치 다 온것 같은 착각에 사로잡히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건너편 산에 8부능선을 휘감아 도는 업힐코스가 눈에 들어온다. 설마 다시 업힐이? 이박사님과 함께 지도를 확인하고 있자니 멀리 업힐코스는 우리가 가야할 코스였다.. 정말이지 지루하고 기나긴 여정이다. 임도 바리케이트가 2개 보이는 곳까지 가서야 우리의 정글탐험은 끝이 났다.

단월낭자와 박사님의 팔다리는 말그대로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다. 거의 4시간여를 정글속에서 채찍질을 당한 모습이다. 뭐 나도 예외일 수는 없지만..ㅠㅠ

내려가는 길의 경사가 만만치 않다. 속도를 냈다간 돌이며 패인 구덩이에 앞바퀴가 빠지기 쉽상이다. 작년 280때 숙암분교를 출발한 랠리전사들이 새벽에 이길을 올라왔다는게 안스럽기까지 느껴진다. 급한경사의 자갈밭 딴힐을 한참하고 나면 콘크리트 포장로 딴힐이 기다리고 있다. 최대한 속도를 내어 딴힐을 시도해 본다. 멀리까지 쭉 뻗은 직선 포장로를 한껏 달려본다. 몇구비를 지나고 줄기차게 내려오다 보면 어느새 원점회귀 벗밭골 다리를 지날 수 있다.  그대로 다리를 지나 단임골로 다시 열심히 포장로를 달린다. 왼쪽에 오대천 탁트인 물에 캠핑을 즐기는 사람이며 골짜기 물이 햇볕아래 넘실거린다.

거친 임도에 대한 보상심리때문일까? 포장로에다 한을 풀고 나니 금새 출발지가 눈에 들어온다. 잔차를 차에 집어넣고 바로 계곡물로 뛰어든다. 이어서 단월낭자와 이박사님도 퐁당하신다. 이박사님은 오는길에 옥수수 120개를 예약해 놓은 여유까지 보여주신다. 얼음장같이 차가운 계곡물에 퐁당하고 나니 세상이 내것 같다. 가시풀에 긁힌 몸에 물이 닿으니 따끔하고 매우 가렵다. 점점 가려운 강도가 더해가더니 물에서 나온후에 옷을 갈아입어도 가려움증이 가라앉지 않는다. 옻이었다. 초딩때 걸렸을때 가려웠던 기억밖에 없었는데 그 악몽이 되살아 난다. 수많은 수풀사이에 옻나무 같은 것을 몇개 헤치고 나온 기억이 있었는데 거기서 옮은 것 같다.

가려움에 혼미한 상태에서 짐을 챙기고 운전하고 옥수수 차에다 싣고, 오는길에 박사님이 봐둔 정자에서 점심도 먹는다. 하지만 음식이 맛이 있겠는가? 일행의 눈을 피해 여기저기 긁어본다. 가려움이 도를 더하면 긁어도 소용없다. 그 상태로 두눈 부릅뜨고 운전하면서 진부읍까지 나온다. 약국에 제일먼저 달려가 약을 사서 먹고 다시 서울로 향하려는데 다행히 옻 기미가 가라앉기 시작한다. 약효가 굉장히 빠르다는 약사의 얘기가 사실이었다. 시간이 갈수록 가려움은 없어지고 이내 정상으로 돌아온다. ^^

그 여세를 몰아 평창휴게소에서 박사님한테 팥빙수도 얻어먹었다. 돌아오는 길은 고속도로에 국도를 거쳐 시간이 오래걸렸지만 차가 밀리지 않아 지루함을 덜 수 있었다. 무사히 동북고 정문으로 돌아와 옥수수 나누고 각자 집으로 향했다.

가장 암울했던 라이딩의 끝나는 순간이었다. 단임골은 앞으로 교훈으로 삼아 기억해야 할 길이다. 패기나 용기만으로 라이딩이 순조로울 수는 없음을 보여주는 코스였다. 상황에 대한 대처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음을 알려준다. 참고로 가시풀은 옷도 뚫고 들어왔다. 아직도 내 쿨맥스티며 쫄바지에 가시풀의 흔적이 남아 있다. 아예 보호대를 대고 가야할 듯 싶다.^^

이박사님 단월낭자님 고생 많았습니다. 단월님은 집에서 혼나진 않으셨는지..^^ 저도 집에와서 확인해보니 몸으로 그린 GPS궤적 데이타가 홀라당 날라가고 없더군요. 충격이 이만저만 아니었지요. GPS회사 홈피에다 투정도 많이 부렸습니다. 결국 새로운 GPS를 구입하라는 하늘의 계시로 알고 지금 알아보고 있습니다.

이러저러한 핑계로 후기가 늦어진점 미안하네요..^^ 모두 즐라하시길 바랍니다.

– 2005.08.13~14 맵매칭 데이타 200508_jagae_danim_gol.zip (Ozi Explorer용)

3 thoughts on “[후기] R# MTB 자개골, 단임골 라이딩

  1. 라이딩에 함께 희노애락을 함께 하지못해 무척 안타깝습니다. 단월낭자님과 이박사님은 지금쯤 상처가 다 나으셨는지 궁금하네요. 다음엔 저도 꼭 함께 하겠습니다. 그리고 참고로 제가 음식 좀 하거든요.^^ 직접 보고 만지고 느끼지 못했지만 항상 후기를 보면 저도 그 자리에 있던 것같으 착각이 드네요. 그리고 담에 사진 찍어 주실때 자전거 타고 있는 사진 한장만 찍어주세요..제 아내가 맨 날 끌고만 다니고 도대체 언제 타냐고해서….^^

  2. 쓰라렸던 기억은 희미해지고 생생한 후기를 통해 다시 가고픈 그리움이 밀려옵니다.
    가시 덤불이 살에 밖혔다가 앞으로 나아가는 자전거와 같이 당겨진 후 한꺼번에 “툭” 하고 풀려 나가던 느낌이 압권이었습니다.
    담에 다시 갑시다. 2주만에 다짐을 뒤집습니다. ^^

  3. 단임골에서 가시고문을 받으셨습니다. 어흑~
    가보진 못했지만 현장감이 물씬 풍겨옵니다.
    후기 자알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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