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이딩맵(여기를 클릭시 고해상도 이미지 볼 수 있음.빨간색라인이 라이딩한 코스. 금일의 라이딩순서는 SF-C1-C2-C3-C4-C5-C6-C7-C8-C9-C10-C11-C12-SF)

12월로 접어들면서 날씨는 매우 쌀쌀해진다.
특히 축령산을 가기로 한 토요일은 아침최저가 -5도로 예상된다고 한다.
방한준비를 단단히 하여 집을 나선다.
평상시 로드에서만 껴입고 나가는 귀마개며 마스크며 모두 동원한다.
근래 라이딩에 처음으로 방한용 신발도 준비하고..

어제 갑자기 회사에서 술약속이 생겨 뜻하지 않게 술을 먹어야 했다.
늦게까지 먹을 생각은 아니었는데.. 결국 늦어버리고 만다.

이박사님하고 만나기로 한시간은 새벽6시.. 아침 5시20분에 일어나는데 몸이 천근만근이다.
엇저녁 먹은 술의 숙취도 채 안가시고..

하지만 예전 정이석님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 준비하고 주차장으로 내려간다.
잔차를 차에 싣고 나니 이박사님이 도착하신다. 집근처 뼈다귀 해장국집에서 아침을 먹는다.

김밥한줄을 사서 축령산으로 향하는 길이 무겁다. 조금 피곤하긴 하지만 잔차에 올라서면 모든 것을 초기화 될 것이라 믿는다. 외곽순환도로를 벋어나 구리 시내로 들어서니 도로 사정이 좋지 않다.
간밤에 내린 비로 곳곳에 빙판이다.
스타힐리조트입구 삼거리를 지나자마자 삼거리에서 좌회전을 해야 한다. 축령산 자연휴양림으로 향하는 도로는 사정이 더욱 열악하다. 타이어가 얼음위를 위태하게 지나면서 천천히 진행해야 한다.
겨우 도착한 축령산휴양림입구는 눈까지 얇게 쌓여 있다. ㅎㅎ
휴양림입구 매표소 앞은 그늘진 곳에다 눈이 다져진 상태라 타이어를 조심해서 돌려야 한다.
천천히 스타트 하여 겨우 윗쪽 주차장에 차를 파킹한다.

출발장소는 SF이다. C3고개까지 오로지 업힐을 쉬지 않고 올라야 한다. 사진을 클릭하면 고해상도의 위성 3D사진을 확인할 수 있다.

서울에는 눈은 안왔건만.. 축령산임도 빨래판업힐은 눈밭이다. 경사가 만만치 않은 곳에다 눈까지.. 많이 닳아 맨질한 뒷타이어에다 바람까지 빵빵하게 채우고 온 나는 번번히 슬립을 내고.. 결국 타이어 바람을 어느정도 빼고서야 눈밭을 타고 오를 수 있다. 하지만 이모든 것 하고 상관없이 이박사님은 씽씽 잘만 오르신다. 힘이 주체 할 수 없는가 보다..

표지판에 나타난 억새밭사거리가 첫번째 고개 정상부이다. 직진해서 사거리를 지나가면 행현리로 내려갈 수 있다. 우회전하여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면 축령산 정상에 도달할 수도 있다. 전망대로 올라야 하는데 오르다 보면 삼거리가 곧잘 나온다. 첫번째 삼거리에서는 왼쪽으로 올라야 한다. 우측으로 오르면 막다른 길이다.

첫번째 삼거리에 이르기 임도 바리케이트가 보이고 주차장에 간밤에 쌓인 눈이 차를 덮고 있다. 아련히 보이는 건너편 산이 손에 잡힐 듯 들어온다.

박사님에게는 눈밭라이딩이 처음이 아닌가 싶다. 난 작년 몇번의 눈밭을 거닐어본 경험이 있지만 박사님에게 눈밭은 새로운 라이딩의 세상이었다. 아이처럼 즐거워하는 박사님의 표정이 정겹다.

첫번째 삼거리.. 박사님이 즐거운 표정을 지었던 눈밭근처에서 갑자기 혜성처럼 나타난 라이더 한분이 있다. 화곡동에서 오셨다는 홀로 라이더이다. 눈밭을 오르는 품세가 보통이 넘는다. 페달링도 가볍고.. 단점이라면.. 헬멧을 안쓰고 오셨다..^^ 졸지에 오를 같은 일행으로 라이딩에 참가하게 된다. 첫번째 삼거리에서는 왼쪽으로 올라야 한다. 아까 얘기했지만 오른쪽은 막다른 임도 되겠다.

초설위에 잔차자욱을 선명하게 그리며 진행한다. 우리보다 먼저 산을 오른 등산객의 발자욱뒤로 잔차의 타이어 자욱이 선명하다. 쌓인 눈이 깊지는 않지만 오르는 업힐길을 부담스럽게 하기에 충분하다.

첫번째 휴식.. 박사님이 포트에 담아온 생강이며 각종 보양 한약재가 들어간 따듯한 차를 먹는다. 사실 오늘 깜빡잊고 물통을 챙겨오질 못했다. 엊저녁 과음을 한데다 업힐 라이딩이 기다리고 있는지라 갈증에 대한 두려움이 컸었다. 하지만 추운 날씨 때문인지 목은 마르지 않았지만 박사님이 주는 차는 왜그리 달콤하고 따듯한지.. 기다렸다는 듯이 한컵을 쉬지 않고 마신다.

전망대에 도착하기전 삼거리가 또 나온다. 다행히 이곳은 산악잔차코스 이정표도 다정하게 같이 세워져 있다. 거기에는 분명히 오른쪽으로 진행하라고 친절하게 표시되어 있다. 지도상에는 표시하지 않았다. 이정표가 일러주는 데로 오른쪽으로 가면 된다. 왼쪽으로 진행하면 서리산을 오르는 길이다. 잔차가 가야할 길은 아니다.

전망대앞에 올랐다. 오늘 업힐의 끝인 줄 알았다. 고개마루여서 그런지 찬바람에 세차게 분다. 조금 오래 있으면 체온이 쉬이 떨어질 수 있는 나쁜조건..

그래도 전망대 구경은 해야 하기에.. 잔차를 아래에 놔두고 전망대로 올라간다. 전망대는 말그대로 조망하나는 탁월하다. 멀리 우리가 올라온 길과 건너편에 시원스레 펼쳐진 산야가 한눈에 들어온다. 천마산도 멀리 보인다. 우리가 원하는 업힐에 대한 성과를 여기에서 고스란히 베풀어 준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전경을 파노라마로 담아 보았다. 사진을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좀더 넓은 각도로 잡아본 전망대 파노라마.. 마찬가지로 사진을 클릭하면 높은 해상도의 파노라마를 즐길 수 있다.

역광으로 부서지는 햇살 자락아래 두분의 모습이 편안하기만 하다.

전망대에는 오래 있지 못했다. 너무 춥다. 바람이 세차게 불어 오래 있자니 추위를 이길 수가 없다. 총총걸음으로 다시 잔차로 내려와 다음 정상진입로 억새풀사거리로 부지런히 올라간다. 사거리는 자세히 보지 않고 지나가기에도 쉬웠다. 겨울이라 추워서 그런가 보다. 주위 풍광에 신경이 덜 가는 듯 싶다. 지나가다 다시 뒤로 돌아와 사진을 담고서 간다.

사거리에 접어들면서 북쪽에서 조망한 축령산 임도의 위성사진모습 되겠다. 사진을 클릭하면 고해상도로 볼 수 있다.

사거리 이후에는 딴힐이 많다. 다소 업힐 구간도 있지만 아까 오르던 길보다는 덜 부담스럽고.. 이곳은 숲도 거의 없이 눈 깊이가 더욱 깊다. 페달질로 이겨 나가기가 힘들다. 미끄러지는 뒷바퀴를 겨우 붙들어 가며 조심스레 가파른 눈밭을 오른다.

내려가는 길에 바퀴가 깊이 박혀 눈속에 숨어 보이지 않는 노면과 대화하여 가야 한다. 미끄러운 얼음도 있고 곳곳에 물웅덩이가 숨어 있다. 잠시 한눈을 팔면 노면의 충격이나 슬립에 중심을 잃어 버릴 것 같다. 적당히 긴장하며 저속으로 눈밭 딴힐을 한다. 브레이킹은 도무지 소용이 없다. 앞바퀴며 뒷바퀴는 여지없이 슬립이 나고.. 슬립와 논슬립의 한계점을 오가며 브레이킹을 한다. 어느새 삼거리3(C3)에 도착한다. 직진성 우회전을 하면 아침고요 수목원(C10)으로 바로 갈 수 있는 길이고 좌회전하면 서리산 잣나무 임도를 지나 행현리로 내려가 한바퀴 돌게 된다.

이박사님이 출발하면서 선글라스를 놓고 나오신지라.. 얼굴이 서늘해 보인다. 눈밭라이딩의 색다른 맛에 기분은 한껏 올라 있는데.. 날씨가 영 춥다. 발이 꽁꽁.. 손이 꽁꽁.. 두겹으로 끼고 있는 장갑임에도 매서운 겨울바람은 막아내지 못한다. 딴힐의 길이가 더해갈 수록 장갑속으로 찬기운은 끊임없이 파고든다.

약 1.5Km를 잣나무 임도를 내려서면 삼거리4(C4)가 나오는데 우측으로 가면 바로 행현리로 이를 수 있고.. 왼쪽으로 가면 잣나무 임도를 크게 한바퀴 돌아 다시 행현리 입구(C6)로 들어선다. 오늘 이왕 나온김에 크게 돌아볼 생각으로 눈밭이지만 왼쪽으로 기꺼이 향하려는데..

아까부터 뒷쪽 드레일러 쪽에서 드르륵.. 소리가 난다. 라쳇쪽 같기도 하고 소리의 원인을 찾던중.. 드레일러 풀리가 얼어서 돌아가지 않고 있었다..ㅎㅎ 잔차 2년째 타보지만 겨울에 풀리가 얼어 돌아가지 않는 문제는 첨 접해 본다. 아까 물웅덩이 몇군데를 지나면서 맺힌 물이 풀리를 그대로 얼려 버린 듯 싶다. 게다가 딴힐지역이라 페달링없이 지나오면서 고정이 쉬이 된 상태여서 그런것 같다.

역시 맥가이버 박사님이 열쇠를 제시해 준다. 같이 라이딩하는 차용석님에게 라이터를 빌려 풀리를 녹힌다. 라이더불이 약하지만 풀리에 맺혀 있는 얼음을 녹히기에는 충분한지라.. 이어 내가 가지고 있던 슬러쉬가 되어버린 체인오일을 부어본다.. 그리고 돌려보니 그제서야 풀리가 돌아간다..성공이다..ㅎㅎ

이런 박사님의 권능을 처음 접하는 차용석님은 그 기술에 감탄사를 연발하고.. 나보고 운좋다고 연신 박사님을 추켜 세운다.. 뭐.. 그런 박사님의 재능을 하루이틀 보고 지낸 내가 아닌지라.. 그래도 고마운건 어쩔 수 없다..^^

C4를 지나 잣나무 임도를 지나간다. 겨울이 아닌 계절에 이곳에 온다면 분명 많은 물을 접할 수 있을 것이다. 곳곳에 개울이며 물웅덩이의 흔적을 보아서는 이곳도 수량이 풍부한 지역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또한 잣나무 임도는 잘 관리되어 휴양림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어 보인다. 산림욕이나 휴양림으로서도 충분할 듯 싶은 곳이었다. 지도에는 표시하지 않았고 뚜렷하지는 않지만 왼쪽으로 축령산산으로 향하는 갈림길인 듯 싶은 삼거리에서 잠시 쉬어간다. 우리는 직진성 우회전 행현리로 향한다. 처음 가시는 분들이라도 왼쪽으로 진로를 결정할 일은 없을 듯 싶다.

C5까지 완만하게 오르내림을 반복하면서 잣나무 숲을 빠져 나오면 갑자기 왼쪽에 탁트인 시야를 접하게 된다. 잔차에서 내려 얼른 조망지역으로 이동..

박사님이 긴 딴힐에 손이 시려워 마비될 지경.. 결국 세겹으로 장갑을 껴입고야 만다..

멀리 현리지역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인근 산과 함께 시원스럽게 펼쳐져 있다. 확대파노라마는 그림을 클릭하면 된다.

C5위치까지 내려가면 더욱 탁트인 조망이 또다시 기다리고 있다. 이곳에서 현리의 정경을 제대로 좌우로 조망해 본다. 그림을 클릭하면 확대가 된다.

C5내려오다 보면 왼쪽으로 현리쪽으로 향하는 삼거리가 있는데 이곳은 사진에서 보는 보와 같이 그냥 직진성 우회전하여 통과하면 된다. 마찬가지로 이곳도 지도에는 별도 표시하지 않았다. 왼쪽으로 가는 임도는 최근 개통된 길인지 아직 지도에 표시되진 않은 길이었다.

약간 완만한 경사를 따라 가다보면 금새 C6에 도착할 수 있다. 직진성 우회전하여 700미터 가량 오르면 아까 우리가 내려왔던 C4와 만날 수 있다. 왼쪽으로 내려가 행현리로 향한다. 잠시 삼거리에서 차선생님을 기다리고 있자니 다시 뒷쪽 풀리가 드르륵 댄다. 잠시 쉬는 사이 다시 얼어버린 것이다.. 앗차 싶어서 다시 힘주어 페달을 돌리니 다시 풀리가 돌기 시작한다. 얼리지 않기 위해 주변을 빙글빙글 돌아본다. 다시 차선생님이 합류하고 좌회전 하여 행현리로 향한다.

앞에 짚차가 한대 내려가는데 길도 험하고 눈밭인지라 거의 기어서 내려간다. 비포장 딴힐에서는 잔차가 언제나 차보다 빠르다는 진리를 터득한지라.. 차를 추월하여 눈밭 딴힐을 한다. 비포장이 끝나고 다리를 건너려고 하는데 앞에 갤로퍼 한대가 도랑으로 쳐박혀 있다. 아마 다리를 건너면서 속도를 죽이지 못해 빙판에서 그대로 건너편 도랑으로 주저 앉은 듯 싶다. 다행히 운전사는 내려서 우리가 내려오는 모습을 보면서 겸연쩍어 한다. 잔차로 빙판길을 내려왔다니 도저히 못믿겠다는 표정이다.. 래커를 불렀다고 한다. 조심하라고 말씀드리고 우린 길을 재촉한다. 오늘 곳곳에 빙판이다..

콘크리트 포장로에 눈이 곳곳에 쌓이고 얼고 녹았다.. 약간 내리막진 경사길을 내려오는데 길이 반짝이는 듯 싶더니 살짝잡고 있는 브레이크임에도 뒷바퀴며 앞바퀴가 미끄러지기 시작하다. 아뿔싸 싶은 느낌이 일더니.. 간신히 미끄러지는 잔차위에서 위태하게 중심을 잡고 겨우 아래로 밀려서 내려온다.. 그런데.. 뒷쪽에서 박사님의 어엇!!하는 비명섞인 소리가 들려온다.. 깜짝놀라 잔차를 내팽개치고 뒤를 돌아보니 박사님이 도로에서 사라졌다.. 으앗..

옆의 나무 덤불부근에서 사람발이 보인다. 부리나케 뛰어가 보니 박사님이 도로에서 이탈하여 아래 낙옆이 수북히 쌓인 곳에 전복되어 있다. 박사님은 넘어진 충격에 잠시 정신이 없어 보였다. 바로 눞히고.. 헬멧을 벗겨 드린다. 헬멧 뒤가 부서져 있다.. 머리로 크게 땅바닥에 추돌한 듯 싶은데.. 다행히 목이나 머리부위에 상처는 없다. 잠시 쉬게 해 드리고 있자니.. 뒤따라오는 차용석님 생각이 번쩍난다..

도로위로 다시 뛰어올라 멀리 오고 있는 차용석님에게 소리쳐 걸어 오라고 말씀드린다. 영문도 모르고 잔차에서 내려 걸어오다 빙판길에 미끄러질뻔 하고서야 사태를 대략 파악 한다.. 게다가 차선생님은 헬멧도 없는데 그냥 내려왔으면 경을 치를 뻔했다..휴..

다시 박사님께 가서 안부를 여쭈니.. 오른쪽 대퇴부위에 타박상이 있는 듯 하다고 하고 다른 곳은 문제가 없다고 하신다.. 천만다행이다.. 헬멧이 부서지면서 머리 충격은 모두 흡수한 듯 싶다.. 툭툭 옷을 털며.. 아까 넘어진 곳을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사진에서 멀리 보이는 도로의 팻말부근에서 전복되어 풀숲으로 굴러버린 것이다..

행현리까지 내려오면 정성스럽게 만들어 놓은 마을 안내지도가 눈에 띈다. 제7경 축령백림이라고 해 놓았다. 잣나무 수림을 일컬어 얘기하는 듯 싶은데.. 충분히 그런 말을 들을 가치가 있는 아름다운 수림지대였다. 안내도가 있는 삼거리(C7)에서 직진성 좌회전을 하면 C8까지 로드가 이어진다.

C8근처에 와 우측으로 난 다리를 건너야 한다. 아침고요 수목원으로 표시되어 있는 이정표를 따라가야 하는데 무심코 다리를 지나쳐 직진성 좌회전을 하다보면 반대로 진행하는 경우가 있으니 꼬옥 이정표를 참고하셔야 한다. 우측다리를 건너 완만하게 로드 업힐이 시작된다.

로드부분부터 수래넘이고개 정상까지 3차원위성사진이다. 참조하시기 바란다. 그림을 클릭하면 고해상도로 볼 수 있다.

초반에는 완만하다.. 점점 경사가 더해간다. 아침고요수목원으로 오르는 로드는 올랐다가 다시한번 내려서고 다시 올라야 하는 굴곡있는 로드다. 두번째 업힐을 끝내면 수목원으로 내려가는 딴힐만 기다리고 있는 정상부에 도착한다.

여기서 점심을 먹고 가기로 한다. 오른쪽에 있는 시골밥상집을 찾았는데 손님이 하나도 없다. 예전부터 손님없는 집은 가지 말라고 일렀는데 불문율을 어기고 기꺼이 그집으로 향한다. 따듯한 방안에 잠시 앉아서 얼어 붙은 몸을 녹히고 있는데..

이박사님이 아까 전복되면서 충격받은 오른쪽 허벅지를 문지르다 피가 묻어 나오는 것을 발견한다. 놀라서 그 부위를 자세히 보니 피가 제법 흥건하게 배어나오고 있었다.. 일단 바지를 벋고서 상처를 확인하니 허벅지에 얕지만 깊이가 있는 볼펜몸체 굵기 정도의 구멍이 나있었다.. 상처를 누르면 고여 있는 피가 뿜어져 나온다. 차용석님이 상처부위를 짜서 피를 조금 흘려내고 박사님이 준비해오신 메디폼으로 덮어 지혈을 한다.

남은 라이딩을 어찌할지 고민하다 박사님과 일단 아침고요수목원을 지나 수래넘이 고개를 넘어 불당골로 향하기로 결정한다. 마음이 갑자기 바빠지고.. 점심도 먹는 둥 마는 둥.. 참고로 시골밥상은 어찌도 그리도 무성의하게 나오던지.. 투정을 부릴 새도 없이 길을 재촉한다.

식당에서 나와 조금 아스팔트로를 따라 내려가다 보면 C9갈림길을 바로 나타난다. 좋은사람들이라는 팬션간판을 보고 우회전을 해야 한다. 내리막이라고 신나게 쏘다가 자칫 진입로를 놓치면 다시 그길을 열심히 올라와야 함을 명심하기 바란다.

우측으로 진입해 다시 멀리보이는 임도길을 찾아 수목원 주차장을 가로질러 가야 한다.
사진에서 보이는 포장로를 오르다 오른쪽으로 가지말고 왼쪽으로 내려서 돌아가야 한다.

수목원 주차장 건너편에 다시 오르막 길이 있다.

콘크리트 포장로를 오르면 사진과 같은 사거리가 나오는데 여기서 직진하지 말고 우회전해야 한다.

아침고요 수목원길이 갈림길이 많다. 하지만 임도 방향만 어느정도 예측하고 가면 찾아 가는데 문제는 없을 것이다. 좀전 사거리에서 우회전해서 오르다보면 다시 삼거리에서 좌회전하면 된다.

임도 바리케이트가 보이는 삼거리에 도착하면 우측 임도바리케이트를 지나 오르면 남은 축령산 임도를 탈 수 있다. 우린 길을 잘못잡아 왼쪽으로 진행했다. 하지만 결국 우측 임도와 만나는 길이었다.

C10삼거리이다. 아까 C3삼거리(사진의 왼쪽 위방향)에서 3.5Km정도 진행하면 만나는 길이기도 하다. 우리가 진행하는 방향에서 좌회전 해야 한다. 우회전하면 아까 지나온 C3삼거리로 가게 된다. 왼쪽으로 진행해서 수래넘이고개를 올라야 한다.

수래넘이고개를 오르는 길은 콘크리트 빨래판이다.. 경사각이 만만치 않고 굽이굽이 길기도 하다..점심먹고 오르는 길치고는 험하다..ㅎㅎ 게다가 부상입으신 박사님이 왠지 한템포 기운이 빠지신 듯 하다. 강인한 체력의 박사님도 혹한기에 당한 부상인지라 다소 근심하고 계신 듯 하다. 웃고 계시지만 속이 어디 그렇겠는가? 게다가 내가 상처가 깊다는 둥.. 꿰메야 할 듯 싶다는 등의 속알머리 없는 얘기로 상태를 악화시켜 놓았던 터라 더 그런것 같다..힝.

그와중에 빨래판에 임하는 차용석님의 투지가 대단하다.. 초저가형 아팔란치아 모델을 가지고 그 급하고 힘든 길을 쉬지 않고 오른다. 박사님도 놀라고 나도 놀란다. 호리한 몸매에 체력이 막강하다. 잘만 트레이닝 하면 굉장한 짐승이 될 수 있을 거라는데 박사님과 같은 의견이 모아 졌다..^^

수래넘이고개부터 자연휴양림까지 이어지는 코스의 3차원 위성사진맵이다. 사진을 클릭하면 고해상도로 열람이 가능하다.

수래넘이고개를 넘어 결국 불당골로 갈라지는 C11에 도착하는데 박사님이 생각보다 컨디션이 좋은 듯 싶다. 앞으로 휴양림까지 6Km여가 남았다.. 불당골로 탈출하지 않고 우회전하여 남은 길도 그냥 진행키로 한다. 무리가 안될지 걱정은 되지만.. 워낙 추운날씨인지라 불당골로 내려가서 기다리는 것이나 넘어가는 거나 대충 시간이 비슷해 보인다.

물안골 산림욕장지대를 지나면 삼거리 C12를 지나게 된다. 물안골 산림욕장에는 3Km여의 MTB코스도 조성되어 있다. 시간상 타보지는 못했지만 관심있으신 분들은 나중에 한번 타봐도 좋으리라.. 로드로 탈출하지 않고 마지막 남은 고개3으로 바로 향한다.

고개3으로 향하는 본격적인 업힐이 시작되는데 이곳길은 남서쪽 사면이라 그런지 눈이 많이 녹아 그나마 라이딩하기가 수월하다. 오전의 전망대쪽 사면과 달리 아침고요 수목원부터 시작되는 남사면의 라이딩코스는 눈이 많이 녹아 진행속도도 빨리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추위는 남사면이나 북사면이나 비슷하다. 참으로 겨울바람 세찬 축령산이었다.

지난 호우로 패인 고랑을 메꾸고 있는지 공사차량이 부려놓은 흙이 도로 한가운데 가득이다. 이구비를 지나면 멀리 마지막 업힐코스가 한눈에 들어온다.

송전탑까지 오르는 빨래판 업힐만 끝나면 휴양림까지 바로 내려가는 길만 남게된다. 오늘 라이딩중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오를 수 있는 유일한 길인 듯 싶다.

다 올라오긴 했는데 내려가는 포장로에 눈이 가득쌓여 있다. 아까 오전의 박사님이 전복된 상황과 유사한 빙판길이 연상되었다. 정말이지 조심스럽게 내려가야 할 길이다. 천천히 길상태를 확인하며 마지막 눈길 급사면을 타고 내려간다.

임도 바리케이트가 쳐진 처음 출발장소로 거의 도달하는 곳이 우려했던 빙판이었다. 하지만 이미 한번 겪은 몸인지라.. 조심스레 겨우 내려온다.
오늘 라이딩은 이렇게 끝나게 된다. 이곳에서 차용석님과 작별을 하고 각자 차로 돌아가 잔차를 싣고 출발한다.

돌아오는 길에 마석근처에서 동네의원을 찾아 박사님 상처를 보여준다. 기본적인 소독에다 항생제 주사 처방을 하고 상처가 깊고 정밀검사가 필요하다는 소견서를 받아 부리나케 서울아산병원 응급실까지 가보는데.. 올림픽도로에서 차량정체가 극에 달한다. 아산병원으로 진입을 못해 결국 잠실운동장까지 가서 다시 아산병원으로 돌아서 온다.

응급실에서 치료받고 사진찍고 꿰메고 나서야 안도감이 든다.. 박사님도 한숨을 돌리신 듯 싶다. 그전까지 어찌할 바를 모르고 맘속으로 발만 동동거리고 있었는데.. 어찌되었든 큰 문제없이 라이딩도 잘 끝냈고.. 완전히 치료를 마치고 돌아가는 귀환길은 가볍기만 하다..

박사님의 상태는 많이 좋아진듯 싶습니다. 워낙 강골이시라 회복도 빠를꺼라 예상되구요.. 큰 사고 였음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집으로 향하는 이박사님을 생각하면 절로 마음이 후끈해 지더군요..

축령산.. 정말 추웠습니다. 가지고간 GPS가 꽁꽁얼어 트랙로그도 중간중간 이어붙이 부분도 많아 고도분석은 못했습니다. 서울에 눈이 안온다고 축령산도 그럴꺼라는 얄팍한 착각을 산은 용서하지 않았습니다. 금년 첫 눈밭라이딩이었고.. 빙판도 곳곳에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방한준비가 다소 소홀했다면 정말 힘들었을 겁니다.

이번주 토요일에 도토리코스는 비교적 덜 추울 거라는 예보가 있습니다. 기회가 되면 도토리를 한번 돌아보고 싶은데 지원자 있으시면 리플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다운로드 데이타 모음(버튼을 클릭하세요)